양향자 “조카뻘 이준석, 한때는 든든했지만…”

  • 등록 2022-08-19 오전 7:34:09

    수정 2022-08-19 오전 7:34:0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팀킬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칠 작정이냐”라며 “도를 넘었다”라고 일침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가 공론의 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신이 속한 집권세력에 대한 ‘팀킬’로 미디어의 중심에 섰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새 정부의 핵심 메시지인 광복절 축사와 출범 100일 담화도 그에게 묻혔다”라며 “국민들이 대통령의 입에서 미래 어젠다가 아닌 ‘이준석 얘기’를 듣고 싶게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경제·산업·대북·외교 등 주요 국정 방향에 대한 평가와 토론도 실종됐다”라며 “국회에서도 ‘이준석 때문에 아무 일도 안된다’는 말이 나온다. K-칩스 법안 등 미래 입법이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 전 대표도) 억울했을 것이다. 반격하고 싶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다”라면서도 “그러나 도를 넘었다. 정당한 분노를 넘어 경멸과 조롱의 언어로 폭주하고 있다. 양 머리, 개고기와 같은 유치한 언어로 정치를 소비되게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자신이 주도해서 만든 여당과 정권을 파괴하고 있다. 정치를 파괴하고, 국정을 파괴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다. 입으로는 ‘새 정부의 성공’을 말하지만, 실상은 새 정부의 실패를 이끌고 있다”라며 “국정에 ‘총질’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총질’을 하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온 세상이 자기편을 들어주는 것뿐인가?”라고 반문했다.

양 의원은 “정치인은 개인의 일이 아닌, 공적인 일에 분노하라는 말이 있다. 집권여당의 대표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라며 “온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루키였지만 그는 지금까지 ‘정책적 전문성’도 ‘미래적 통찰력’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준석은 싸가지가 없다’는 말은 용기와 독창성을 칭찬하는 말이기도 했다”라며 “지금 그 말은 애민, 공감, 품위가 없다는 말 그대로 욕이다. 그에게 정치는 국민 행복을 위한 여정이 아닌 그저 ‘게임’처럼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명문 하버드를 나온 공학도인 그는 미래 과학기술로 무장된 공학도가 아니라 선거공학, 정치공학에만 밝은 ‘꾼’처럼 느껴진다”라며 “승부사일지는 몰라도 정치인처럼 보이지 않는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와 함께 정상까지 동행할 수는 있어도 정상에 오르는 순간 조용히 대통령의 뒤로 물러나야 맞다”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제 조용히 한발 뒤로 물러나 때를 기다리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준석에게는 여전히 시간도 많고, 기회도 많다”며 “‘선당후사’는 안되어도 ‘선국후사’는 할 수 있지 않은가. 한때 조카뻘인 그를 바라보며 한없이 든든했던 팬으로서 다시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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