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은 미국에 첫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 선정을 곧 마무리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CATL이 BMW, 포드 등과 함께 공급 계약을 진행 중으로, 공장 부지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짓는다면 2026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CATL은 이보다 앞서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궈쉬안도 미국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수주하고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는 계획을 알렸고, 엔비전 AESC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제휴해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미국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2025년 가동할 예정이다.
그간 ‘내수용’ 취급을 받았던 중국의 배터리사들이 본격적으로 중국 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사들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리튬과 니켈 등 원자잿값이 급등하며 가격이 곧 배터리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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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은 국내 배터리사가 채택한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배터리를 채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들의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중국 배터리사들의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1분기에도 CATL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 수출 물량)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EQA’, BMW ‘iX3’ 등 전기차 판매 급증에 힘입어 성장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신왕다 역시 유럽에서 르노그룹의 다키아 ‘스프링 일렉트릭’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다.
이에 국내 배터리사들은 초격차 기술 공정 혁신 등을 내세워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산 LFP 배터리가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에너지 밀도 향상, 초급속 충전 등 초격차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는 효율성이 높아지고 주행거리가 길어져 장거리 주행에 적합해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SNE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가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며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공급 이슈 등이 도사리고 있어 국내 업계의 적극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소재 확보 대책이 시급한 때”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