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9조 껑충’...환율 요동에 달러예금 확 늘었다

환율 오르자 개인 등 투자성 자금 몰린 듯
美금리인상 예상...강달러 지속 가능성 ↑
  • 등록 2022-10-04 오전 8:38:59

    수정 2022-10-04 오전 8:52:05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외화예금에 달러를 넣어두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9월 한달만에 9조원이 들어왔다. 8월 말까지만 해도 달러 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커 달러를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13년만에 달러값이 1440원을 넘기는 등 상승세를 보이자 다시 ‘달러 사재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이 9월29일까지 집계한 달러예금 잔액은 63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572억달러)과 비교해 66억달러, 한화로 무려 9조원이 늘어난 수치다. 연초(1월말)와 비교하면 14.7%(82억달러, 11조원)가 증가했다.

달러예금은 원화예금과 비슷하지만, 원화가 아닌 달러로 예금을 넣는 상품이다. 이자수익은 기본이고 환율이 오르는 시기에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보통 달러예금은 환차익을 누리기 위한 투자자들이 많이 가입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라 잔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 6월 23일 달러 값이 1300원을 넘어선 뒤 달러예금 잔액은 6월말 566억 달러에서 7월 말 584억 달러까지 늘었다. 이후 달러값이 계속 1300원 대를 유지하자 8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572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고점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하지만 9월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40원을 찍는 등 급등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수출입 기업들이 환차익 등을 이유로 수입대금 결제 시기를 늦추면서 달러예금 잔액은 더욱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달러예금은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강달러 현상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달러값은 조만간 1500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쟁 리스크가 계속 남아있는데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돼 격차가 벌어지면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 상승을 야기시키는 요인이 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25%다. 한국은 2.5%다. 0.75%포인트 차이가 난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두차례 남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총 1.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말에는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에 이르게 된다. 한국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으나 미국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10월중에는 1450원으로 위쪽으로 터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현재 1%포인트 인상을 넘어 1.25%포인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도면 전세계적으로 초강달러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기에 달러투자에 달려드는 것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개인들이 환율만 보고 통화 자체에 투자하는 것은 불리한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본다”며 “달러화에 투자할 시기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안을 때며, 지금은 환율만 보고 달러화 자체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외화표시 자산에 관심을 돌리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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