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영웅’이 첫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영웅’은 뮤지컬 무대의 감동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오면서 무대에서 미처 담지 못한 웅장하고 압도적인 스케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윤제균 감독은 “절반의 익숙함과 절반의 새로움을 주려고 했다”며 “뮤지컬의 유명한 넘버 등 많은 부분을 차용했고, 안중근 의사 등 인물의 전사와 개연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윤제균 감독이 차기작으로 ‘영웅’을 선택한 건, 2012년 정성화의 제안으로 ‘영웅’을 직접 본 것이 계기가 됐다. 뮤지컬을 보며 오열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정성화가 뮤지컬에 이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이유기도 하다.
정성화는 이토 히로부미 사살 뒤 사형을 선고받고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신념의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다. 그러면서도 독립군 동지들의 죽음을 슬퍼하고 남겨질 가족을 걱정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김고은 박진주는 뮤지컬 배우 못지않은 노래 실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정성화가 무대(뮤지컬)로 데려오고 싶다고 탐낼 만큼 발군의 실력을 뽐낸다.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역을 맡은 김고은은 “감정도 잘 표현하고 노래도 잘 해보고 싶어서 현장에서 감독님을 조르고 졸라서 계속해서 테이크를 가려고 했었다”고 의욕적으로 연기했음을 밝혔다. 독립군을 보살피는 마진주 역의 박진주는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하는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이 ‘하늘이 준 선물’ 같았다”고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로 나오는 나문희는 영화에서 비장의 무기다. 일본에게 죽음을 구걸하지 말라며 아들의 항소를 말리는 애끊는 모정을 노래한 나문희의 독창은 눈물을 참기가 어렵다. 나문희는 “아들을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까 감정이 차올라 노래를 못 하겠더라”며 “모처럼 느끼는 감정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영웅’은 뮤지컬 영화로서 전체 노래의 70%를 라이브로 소화했다. 그 덕에 뮤지컬 무대와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떼창인 ‘그날을 기약하며’ ‘누가 죄인인가’는 특히 가슴이 웅장해지는 감동을 선사한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을 담은 이야기로 오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