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염에 못믿을 통계…힘 잃은 中 경제 낙관론[중국은 지금]

코로나 단기간 확산에 ‘의도적 감염’ 주장도
정확한 집계도 어려워 '일일 공식 통계 발표 중단
中 경제 낙관론 보다 불확실성 …WB 내년 전망 하향
  • 등록 2022-12-25 오후 5:30:57

    수정 2022-12-25 오후 7:57:47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빨리 코로나19 양성이 되는 것이 좋다.(早陽早好)”

연말 콘서트를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혀 구설에 오른 중국 유명 가수 장량잉.(사진=웨이보)
최근 중국 언론이나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현재 우세종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 치명률이 낮아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가 아니라면 되도록 빨리 코로나19에 감염돼야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양성(陽性)과 발음이 같아 ‘양 양’(羊)으로 바꿔 쓴 신조어 ‘양궈’(羊過, 양성으로 판정받았다 완치됐다는 의미)도 SNS에서 흔한 단어가 됐다.

중국 유명 가수 장량잉은 새해 전야 콘서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자 감염자 지인을 일부러 만나 의도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글을 웨이보에 올려 구설에 올랐다.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사라진 데다 단기간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일부는 “적극적으로 감염되자”로 코로나19에 대한 이해가 극단에 이르렀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는 우려했다.

공식 발표도 중단…하루 1200만명 감염 추정

급기야 2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이하 위건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일 이뤄지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및 사망자 등 일일 공식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지난 14일 무증상자를 집계에서 제외한 것에 이은 조치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통계에 대한 신뢰성 논란 탓으로 풀이된다. 상시적인 핵산(PCR) 의무 검사가 사라지고 감염병 예방과 치료가 개인의 몫이 되면서 종전과 같은 정확한 집계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일 위건위는 지난 23일 하루 중국 본토 전역에서 무증상자를 제외한 신규 감염자 4103명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같은 날 산둥성 칭다오 방역 당국자는 칭다오에서만 하루 50만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은 온라인에 유출된 위건위 회의 문건을 인용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본토에서 전체 인구 18%에 달하는 2억4800만명이 감염됐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 중국 전역에서 하루 1200만명씩 걸리는 셈이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이달 들어 베이징과 쓰촨성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해 전체 주민 50% 이상이 감염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를 두고 방역 당국의 공식 발표와 실제 수치의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다. 사망자가 폭증해 베이징시 화장장이 24시간 가동돼도 밀려드는 시신을 처리하기에 부족하다는 보도가 줄을 잇지만 중국 방역 당국이 발표한 이달 코로나19 신규 사망자 수는 7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인한 폐렴과 호흡부전으로 숨졌을 때만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한다는 것이 중국 방역 당국의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처럼 중국의 ‘엄격한 기준’은 실제 사망자 수를 축소해 정확한 발병 규모 파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 확대” 커지는 우려

문제는 중국 경제 낙관론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중국 국무원의 방역 정책 완화 발표를 전후로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투자은행(IB)은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으나 대규모 감염에 불확실성이 부각되자 오히려 하향 조정하는 기관도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5%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내년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지방까지 대규모 감염이 확산되면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 설·春節)와 맞물려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늘어난 의료 지출이 가뜩이나 재정 적자에 빠진 지방 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 중국 낙관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 외에도 글로벌 성장 전망이 어두워 전반적으로 수요가 위축된 데다 지장학적 긴장이 고조된 점도 중국의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충칭시 한 병원 로비에 마련된 병상에 누워 있는 코로나19 중증환자들.(사진=AFP)
중국 국무원 산하 최대 싱크탱크이자 정책자문 기구인 중국사회과학원(CASS) 경제연구소의 탕둬둬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저력과 잠재력이 크고 활력이 충분하나 소비 위축과 부동산 시장 부진 등 코로나19가 미치는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도 나타난 것이 사실”이라면서 “방역 정책이 완화됐으나 짧은 시간 내 소비가 회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인프라 중심 부동산 정책도 한계가 있어 내년 상반기 경제 성장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23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위드 코로나’에 따른 불확실성과 별개로 극심한 불평등, 부동산 버블, 고령화에 다른 노동력 감소 등 중국 거시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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