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불신 자초하는 檢 대장동 수사

전담수사팀 대장동 수사 한 달
성과 유동규 기소 유일…부실·늑장 수사 논란
"신뢰 받는 검찰 돼야 한다"는 김오수 취임사 무색
  • 등록 2021-10-31 오후 7:00:00

    수정 2021-10-31 오후 10:06:49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달 29일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로비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출범한지 한 달이 됐다. 하지만 이 기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기소 외에는 아무런 성과가 없다. 이마저도 핵심 혐의인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검찰 안팎에선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고 지적한다. 대장동 의혹과 같이 관련자들이 많고 추적해야 할 계좌가 많은 대형 비리 사건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시청, 민간사업자 모두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과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뒤, 이를 근거로 핵심 피의자를 불렀어야 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계좌추적 등 물증 확보 없이 피의자 진술만으로 수사한다는 건 무리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검찰은 부실·늑장 수사 논란만 낳았다. 수사 착수 15일이 지나서야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고, 시장 집무실과 비서실은 수사팀 출범 22일 만에서야 압수수색했다.핵심 인물들의 신병 확보부터 잇따라 실패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당했고 입국과 동시에 체포했던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구속영장 청구 없이 풀어줘야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겉으로는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 진행상황을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검찰은 대장동 수사의 한 갈래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의 경우 전담수사팀이 아닌 이 지사의 대학 후배가 이끌고 있는 수원지검에 배당하면서 이 후보자에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 6월 취임사에서 검찰 조직을 향해 “신뢰 받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현재, 검찰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기고 있다. 검찰 출신 법조계 원로는 “검찰은 (권력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면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검찰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 선배 검사의 지적을 곱씹어보길 바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