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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는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미국에서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초기 생산능력은 23GWh지만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삼성SDI가 전기차에 들어가는 중대형 배터리 기준 전 세계 생산능력이 42GWh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인 셈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삼성SDI는 미국에 사실상 처음 진출한다. 현재 삼성SDI가 운영하는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은 △울산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 세 곳뿐이었다. 미국에 배터리 공장이 있긴 하지만 팩을 만드는 곳이었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단계를 거쳐 전기차에 탑재된다.
삼성SDI가 이번에 미국에 합작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까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진출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연말부터 가동 예정인 조지아주 1공장(9.8GWh)을 포함해 △조지아주 2공장 11.7GWh △테네시주 포드(Ford) 합작법인 43GWh △켄터키주 포드 합작법인 86GWh 등 생산능력 총 150.5GWh를 갖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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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연구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표됐거나 현재 가동 중인 배터리 셀 및 팩 공장은 27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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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제조사의 미국 진출이 잇따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현재 미국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에 꼽히면서도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공급이 부족하다.
SNE리서치는 북미 지역에서의 배터리 수요 대비 공급이 지난해 14% 부족했고, 올해 49%→2025년 50%→2030년 45% 등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이미 초과 공급 상태인 중국이나 2024년부터 배터리 공급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유럽과는 대조적이다. 친환경 기조를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배터리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제조사엔 ‘기회의 땅’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50%를 차지하도록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을 적극 밀어주고 있어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사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