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국 해운·조선 전문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잔량은 670만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 선대 대비 27%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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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조선·해양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 집계 결과 지난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서선 신조 발주량은 1120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2020년 312만CGT와 비교해 2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드리스트는 이에 대해 “프랑스 CMA CGM의 2만3000TEU급 9척, MSC의 8000TEU급 12척의 계약이 마무리되면 발주잔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부터 7000TEU급 선박도 꾸준히 발주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선박 발주가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조만간 컨테이너선 시장에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주장도 나온다. 2023년엔 230만TEU, 2024년엔 270만TEU의 컨테이너선이 인도될 예정인데, 지난해부터 선박 해체도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앞서 해운업계는 지난 2007년 발주가 급증했던 컨테이너선이 인도된 2010년 이후 공급과잉으로 저가 운임을 내세우는 치킨게임을 벌인 바 있다. 그 결과 해운업계는 10년간의 장기적인 침체를 겪었다.
다만, 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노후선 해체가 시장 변수로 작용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현재 운항 중인 국제항해선박(현존선)에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의 11%가 선령이 20년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앞으로 컨테이너선 인도량도 증가하겠지만, 탄소 배출 규제로 해체되는 컨테이너선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