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북송 ‘위법성’ 알고도 그랬나…살인죄 현실될까

靑 북송 3시간전 법리 검토 요청…면피성 목적 의심
위법성 인식하고도 북송 지시…‘직권남용죄’ 불가피
공공수사3부 ‘문재인 살인죄’ 한변 회장 고발인 조사
한변 “수영 못하는 사람 한강 다리서 밀어뜨린 셈”
  • 등록 2022-07-21 오후 3:08:58

    수정 2022-07-21 오후 3:08:58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법률 검토 의견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북송을 밀어붙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당초 문재인 정부는 법적 검토를 거친 뒤 탈북어민 송환을 결정했다고 했지만, 법무부가 강제북송의 위법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북송 최종 결정권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9년 11월 7일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사진=통일부)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입장 자료를 통해 “어민 북송 당일인 2019년 11월 7일 정오 무렵 청와대로부터 탈북 선원 북송과 관련한 법리 검토를 요청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법무실은 당시 이미 입국한 비보호 대상자의 강제 출국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국인을 전제로 하는 ‘출입국관리법’상 강제 출국 조치도 적용하기 어려우며, 사법부의 상호보증 결정 없이 범죄인 인도법 제4조에 따른 강제송환을 하는 것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법무실은 이런 판단에도 어민들의 추방은 어쩔 수 없다는 취지로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북송 결정을 이미 내리고서 일종의 ‘면피’를 위해 관계 부처에 법리 검토를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법리 검토를 요청한 시점이 불과 북송 3시간 전이란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강제 북송의 위법성을 인지한 것이 확인될 경우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위법성을 인식하고도 북송을 지시한 주체는 공무원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하는 직권남용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송당한 어민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처형당할 것을 알면서도 위법적으로 송환한 것이라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기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이준범 부장검사)는 강제북송 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발한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의 이재원 회장을 이날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한변은 탈북 어민을 북송한 책임을 물어 문 전 대통령을 국제형사범죄법 위반(반인도범죄 공모), 살인, 불법체포·감금,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국제형사범죄법은 민간인 주민을 공격하려는 국가 또는 단체·기관의 정책과 관련해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을 가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기에 앞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이 처형당한다는 사실은 명백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 및 근거들도 충분하다”며 “이번 강제북송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한강 다리에서 밀어뜨리는 것보다 사람이 죽을 확률이 더 높은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직권으로서 공무원들이 위법적인 일을 하도록 했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을 알고도 어민들을 사지로 몰아 넣었다”며 “살인 혐의 성립 이유와 근거를 설명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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