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완화 조짐에도 "안심 못해"…곳곳에 지뢰

휘발윳값 50일 이상 내렸지만…유가전망은 암울
OPEC+도 美도 증산 의지 없어…"우크라發 공급난 지속"
치솟는 주택 관련 지출…가계지출 30%·CPI구성 33% 차지
“내년까지 高인플레 지속”…공급망 개선 조짐은 긍정적
  • 등록 2022-08-10 오후 3:29:47

    수정 2022-08-10 오후 9:02:5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가계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휘발유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꺾였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견해가 솔솔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하락을 방해할 만한 요소가 많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사진=AFP)


美 휘발윳값 50일 이상 내렸지만…유가전망 여전히 암울

9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당 4.03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4일(갤런당 5.02달러) 고점을 찍은 뒤 50일 이상 연속으로 하락해 1달러 가량 가격이 낮아졌다. 향후 1년 물가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 조사에서 6.2%를 기록, 전달 6.8%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인플레이션이 6월 정점을 찍고 완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CNN은 “아직 아무도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단기간 내 하락할 수 없는 여러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유가 전망이 아직 어둡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60% 이상 뛴 상태다.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밑돌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여전히 공급이 빡빡한데다, 재고량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23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도 증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OPEC+는 지난 3일 정례회의에서 9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 10만배럴로 결정했다. 이는 7·8월 증산량(하루 64만8000배럴)의 15%에 불과하다.

미 에너지 기업들은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집중하며 화석연료에 대한 신규 또는 추가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끝나지 않는 한 세계 경제는 지속적인 석유 부족에 직면해 있다. 공급이 빠듯하다”고 지적했다.

치솟는 주택 관련 지출…가계지출 30%·CPI구성 33% 차지

미 주택 가격 및 임대료 상승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다. 주택 관련 지출은 가계 지출, 미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판단하는 지표 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6월 미국의 기존 주택 가격은 41만 6000달러로 1년 전보다 13.4% 상승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중간값 기준 미 가계소득의 30%가 임대료로 쓰이고 있다. 또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약 3분의 1,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약 40%가 주택 관련 지출이다.

미국 내 인력난도 문제다. 지난 6월 채워지지 않은 일자리 수는 1070만개에 달했다. 4월(1170만개)보다는 줄었지만, 무직자가 최소 2곳 중 1곳을 골라 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많은 미 기업들이 높은 임금을 제시하며 직원을 구하고 있다. 미국의 7월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전년 동기대비 5.2%를 기록했다.

문제는 임금상승에 따른 평균 인플레이션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임금이 오르면 소비 여력이 커진다. 미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70%에 달한다.

이외에도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물류난 등에 따른 공급 제약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AFP)


공급난 완화 조짐 긍정적이지만…“내년까지 인플레 지속”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는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즉 경기침체 없이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뜻으로 읽힌다.

윌밍턴 트러스트 인베스트먼트의 토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는 여전히 혼재돼 있어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연준의 공격적인 정책이 미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망 혼란이나 물류난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제조기업들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부품 등의 공급난이 완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일부 기업들은 운송료 하락으로 제품 가격을 낮추는 등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미 정부가 일부라도 대중 무역 관세를 철회하는 경우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부과했던 관세를 철회하면 인플레이션이 최대 1.3%포인트 하락하고, 미 가계가 매년 평균 800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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