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압구정이 핫하대"…이태원 대신 '대체 장소' 찾는 젊은이들

'이태원참사' 발생 100일…상권 여전히 '암흑'
옆동네 용리단길 '북적'…압구정, 신사로 이동
지자체 상품권 등 상권 부흥 노력 '저조'
오는 4~5일 이태원 클럽서 자선 콘서트
  • 등록 2023-02-03 오후 10:09:01

    수정 2023-02-03 오후 10:16:50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태원으로 놀러 가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서 못 가겠어요.”

오는 5일 이태원참사가 발생 100일이 되는 가운데, 사고 여파로 사람들은 여전히 이태원이 아닌 서울 각지에서 ‘불타는 밤’을 보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상인들을 위한 특별지원대책을 내놓고 ‘이태원상권회복상품권’을 배포해 상권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이태원 상권은 절반도 채 회복하지 못했다. 술자리와 헌팅을 위해 이태원을 찾던 젊은이들은 압구정로데오, 신사동 등 ‘핫한’ 장소로 찾아 이동하고 있다.

3일 4호선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사이 ‘용리단길’에 불금을 즐기는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3일 이데일리가 찾은 4호선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사이 ‘용리단길’의 술집과 식당 앞에 비치된 대기 리스트는 대기자들 이름으로 가득했다. 5팀은 기본이고 최대 10팀까지도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 순서가 언제쯤 돌아올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활력을 잃은 바로 옆동네 ‘이태원’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용리단길 식당에서 근무하는 박모(29)씨는 “사람은 늘 많은 편인데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라 이태원참사 이후로도 계속 방문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루프탑과 헌팅포차 등 화려한 불빛 속 술집과 외국인의 밤문화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하던 이들은 대체 장소로 압구정로데오, 신사동 등을 찾고 있다. 헌팅 등을 비롯한 밤문화가 비슷한 데다 “요즘 핫하다”는 말이 돌면서다. 김모(32)씨는 “지난주에 이태원을 가려다 좀 그래서 신사동에 가서 술을 마셨다”며 “친구 말로는 요즘은 압구정로데오가 그렇게 핫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참사 여파로 이태원 상권에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탓에 사람들은 이태원을 가고 싶어도 발걸음을 하기 꺼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공동화 현상은 도시 외곽으로 인구가 이동하면서 외곽지역에 밀집해 속이 텅 비는 현상을 뜻한다.

20대 대학생 A씨는 “이태원 클럽이 너무 가고 싶은데 상권 활성화가 안돼서 문을 안 연 곳도 많다고 들었다”며 “한때 자주 놀러가던 이태원 대형 술집들을 보면 마음이 좀 그렇다”고 말했다. 20대 이모씨는 “참사가 발생한 바로 앞 술집은 문을 열긴 했지만 사람이 적다고 2층은 열지 않고 1층만 운영했다”고 했다.

상권 살리기에 나선 각종 지자체의 지원은 무색한 상황이다. 지난달 10일 서울시와 용산구는 10% 할인된 가격으로 100억원 규모의 ‘이태원상권회복상품권’을 발행했지만 16%만 팔릴 정도로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 이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이태원 일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저리 대출을 지원하고 지방세 신고납부 기한 연장 등 지방세정 간접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상인들도 상권 부흥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최대 30%에 이르는 집단 할인 행사를 연 이태원 상인들은 오는 28일까지 연장하고 상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이태원참사 100일째인 오는 4~5일엔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상권 부흥을 도모하는 자선 콘서트도 열린다. 행사를 주최하는 ‘팀 이태원’은 “돌아가신 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한다”며 “빛을 잃어가는 이태원에 예전처럼 다시 희망과 사랑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3일 4호선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사이 ‘용리단길’에 불금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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