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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 평택캠퍼스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반도체 생산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7년 7월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지나가며 평택 공장을 내려다보고 ‘방대한 규모에 놀랐다’고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미국 측 관심이 큰 공장이다.
바이든 대통령 평택 공장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행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장을 직접 안내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평택 공장을 둘러보고 리허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도 총출동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에 특별히 감사를 표했던 만큼 이 부회장과 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미국은 ‘반도체 4국 동맹’ 구축에 한국의 참여를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정부에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동맹 결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위대한 중국의 부흥’을 외치며 미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칩4 동맹을 내세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속내가 깔렸다. 메모리반도체 분야 최장자인 한국,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 최강자인 일본, 반도체 설계기술 1위인 미국을 한데 묶는다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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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제안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사업 비중이 작지 않아 자칫 시장을 포기할 경우 타격이 크다. 그간 모호한 중립을 유지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수출을 포기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상당히 정답을 찾기 껄끄러운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새 정부도 칩4 동맹 가입 관련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미정상회담 경제 분야 브리핑에서 “(한국 외) 대만 이슈가 있다”며 “한국·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얼라이언스(alliance·동맹) 형태는 논의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