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뭘 해야 하나"…실적악화·기술추격에 삼성 '발등의 불'

작년 4Q 반도체사업 악화…메모리매출 전년比 38%↓
"마이크론·YMTC 등 후발업체 추격 거세"…위기감↑
선행기술 개발 등 위해 조직개편 및 인력충원 등 한창
  • 등록 2023-02-02 오후 5:19:43

    수정 2023-02-02 오후 5:19:43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가 이제 미국 마이크론보다 나은 것은 시장점유율밖에 없다고 보는 게 현실적인 분석입니다.”

다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이 최근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두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것뿐 아니라 경쟁사 및 후발업체들의 기술 추격으로 안팎에서 위기감에 고조되는 모양새다.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전자 내부에선 현 상황에 대한 개선책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물어보는가 하면 선행기술 및 패키지기술 개발을 위해 조직개편 및 인력충원에 한창인 이유다.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딜라이트샵 모습. (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메모리사업은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문에서도 기술 초격차를 위한 조직개편 및 논의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사장, 부사장급 임원 20여 명은 각 D램과 낸드플래시 별로 2시간 상당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반도체 사업 관련 내부 상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찾는 데 골몰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기상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진행된 다음날 이뤄진 만큼 삼성전자에서도 위기를 직감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후발업체들에 대한 기술 추격이 상당히 빨라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민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안다”며 “내·외부에 삼성전자가 무엇을 바꿔야 할지 물을 뿐 아니라 조직개편 등에 적극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지난해 4분기 DS(반도체)부문 매출은 20조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이 중 글로벌 점유율 1위인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2조1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쪼그라들었다. 올해 업황 전망도 밝지 않지만 감산 대신 전년과 유사한 연구개발·설비투자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미래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계획이다.

후발업체들의 기술 추격도 더욱 거세지며 삼성전자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가장 먼저 공개하는 등 공정 전환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어서다. 지난해 232단 낸드 양산, 5세대(1b) D램 개발을 발표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또 다른 제조업체인 중국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추격도 진행 중이다.

232단 낸드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SSD. (사진=마이크론)
특히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3차원(3D) D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값비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도 개발 가능한 미래 제품으로, D램을 적층해 한정된 공간에서 셀을 늘리는 식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선 미세공정뿐 아니라 3D D램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며 “적층을 잘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개발한다면 굉장한 기술격차가 이뤄질 것이며, 기술적 감산 시기를 활용해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도 연구인력을 확대하며 선행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운드리사업에서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차세대 패키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DS부문 내 AVP(Advanced Package)팀을 만들어 첨단 패키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만 TSMC가 패키지 기술분야에선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인텔도 지난 2021년 패키지사업에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투입하며 투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등 발전으로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를 한데 묶는 패키지 기술에 대한 고객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사업부의 강문수 부사장이 AVP팀을 이끌며 첨단 패키지 개발부터 양산 테스트 제품출하까지 총괄한다. 앞서 강 부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 비즈니스디벨롭먼트(Business Development) 팀장을 맡으며 첨단 반도체 이중집적기술 등 미래 파운드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한편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전날 사내 설명회에서 “파운드리에서 TSMC의 성능과 수율을 따라가 보자”며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1세대를 양산한 데 이어 오는 2024년에 3나노 2세대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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