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호구인가” 민주당 지적에 추경호 “그래서 세제 개편해야”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법인세와 소득세 등과 관련해 “근로소득세는 주로 상위계층에 세수가 많이 잡히고 법인세도 상위 대기업에 상당히 집중돼있어 세제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근로소득세 부문의 10조원 가량 초과세수 예측을 두고 활용 방안을 국회에서 토론해야 한다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그런 측면을 기초로 내년 세제 개편을 할 때 참고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장 의원은 근로소득세에서 10조원의 초과세수를 두고 1000만명의 임금 근로자가 100만원씩의 세 부담을 지는 것에 비유하며 해당 재원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무턱대고 활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초과세수 주요 대상인) 중상위 임금 노동자들이 호구인가”라며 “월급쟁이가 호구가 아니라 힘들게 버는 세금이 인상되는 게 타당한지 국회서 토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득세는 문재인 정부 들어 더 올랐다. 2020년 세법 개정안 때는 소득세에 10억원 초과 과표 구간을 새로 만들어 최고세율을 42%에서 45%로 인상했다.

이번 2차 추경에 활용하는 53조원대 초과세수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법인세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높였다.

추 부총리는 “대기업과 상대적으로 고소득, 자산소득자(양도소득세)로부터 걷은 세금이 현재 저소득층,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재정의 소득 재분배가 굉장히 자연스러운 부분”이라며 초과세수를 추경에 활용한다는 장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장 의원은 또 53조원 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어마어마하게 경제 정책을 잘한 것 아닌가”라며 “문 정부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제 위기에서도 대규모 세수가 발생해 경제 정책이 성과를 냈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다만 초과세수와 경제 성과는 차이를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추 부총리는 “경제 정책과 세수가 더 들어오는 것은 당초 세수 전망을 잘못한 오류에서 나타난 것”이라며 “단순히 경제정책 성과로 단선적으로 연결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