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충격·러시아發 핵전쟁 가능성…한은 "5~6%대 고물가 지속"

[물가상승률 두달째 둔화에도…정점 속단 이른 까닭]
9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5.6%↑…두달 연속 5%대 유지
유가 하락에…생활물가· 신선식품지수도 상승폭 둔화
대외 변수·임금 등 불안요인 여전…“정점 속단 어려워”
  • 등록 2022-10-05 오후 7:14:40

    수정 2022-10-05 오후 9:25:15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이윤화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으로 둔화했다. 하지만 식료품과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 물가 정점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강달러’ 충격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상당 기간 5~6%대 고물가가 계속될 것”이라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9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5.6%↑…두달 연속 5%대 유지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5.6% 상승했다. 7월(6.3%)을 정점으로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5%대를 유지하며 상승률 둔화세를 이어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9~10월 물가 정점론’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데는 국제 원유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13달러(6월)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7월 130달러 △8월 97달러 △9월 91달러로 큰 폭 내렸다. 9월 석유류 지수는 전월대비 2.7% 하락했다. 석유류 지수는 8월에도 1983년 3월 이후 최대치인 전월대비 10% 떨어지면서 물가 하락을 견인했다.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자주 많이 구입하는 생활필수품을 조사한 ‘생활물가지수’도 전년동월대비 6.5% 상승해 전월(6.8%)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 기재부는 축산물 등 식품가격과 휘발유 등 식품이외 가격의 오름세가 소폭 둔화한 것이 상승폭이 축소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12.8%)도 전월(14,9%)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근원물가는 오름세 지속…한은, 기준금리 지속 인상 시사

하지만 기조적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근원 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대비 4.5% 상승해 전월(4.4%)보다 상승폭이 더 컸고,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7월(3.9%), 8월(4.0%), 9월(4.1%)로 3개월 연속 올랐다. 어윤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가 전체 상승폭을 많이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는데, 근원물가에서는 그부분이 빠지고 개인서비스 상승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서비스 지수는 전년대비 6.4% 상승,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상승세가 컸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진행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근원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부총재보는 회의에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6%)은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면서 전월(5.7%)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물가) 상방 리스크로 잠재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물가 정점을 판단하긴 이르다는 반응이다. 박성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핵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임금 인상이 물가를 상승시키고 다시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도 내부적 물가상승 요인”이라며 “현재 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까지 물가 누적 상승률이 5.0%로, 현재와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올해 물가 상승률은 5%대가 유력해 보인다. 5%대 연간 물가상승률은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7.5%)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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