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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블씨엔씨, 명동 시대 열었다…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뷰티 기업 에이블씨엔씨(078520)가 명동에 새로운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재도약에 속도를 낸다.(사진=에이블씨엔씨)에이블씨엔씨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타임워크 명동 빌딩으로 사옥 이전 및 입주를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자회사 브랜드인 스틸라(제아H&B)와 더마브랜드 셀라피(지엠홀딩스)의 업무 통합을 완료하고 인재를 확충하고 있는 가운데 넓은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이전을 결정했다.에이블씨엔씨는 국내 뷰티 1번지인 명동에 둥지를 틀며 공간 변화와 함께 업무 환경을 재정비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해 다시 한번 K-뷰티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새로운 사무실은 임직원들에게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위한 공간 구성과 편의 시설을 다양화한 것이 특징이다. 6층과 7층, 총 두 개 층을 사용하는 신사옥은 직원들이 최상의 업무 능률과 함께 휴식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단순 근무 공간을 넘어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며졌다. 곳곳에 다양한 식물을 활용한 경관을 연출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오피스를 설계했다.특히 7층 야외 휴식 공간은 건물 내 공용공간으로 정원이 조성돼 있어 넓고 쾌적한 휴식 공간으로 쓰인다. 임직원들이 쉬는 시간에 굳이 바깥에 나가지 않고도 이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직원 전용의 카페테리아도 구성해 편의시설을 확충했다.15개에 달하는 다양한 크기의 회의실은 내부 직원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공감, 소통, 신뢰 등 에이블씨엔씨가 추구하는 가치와 뉴욕, 상하이 등 에이블씨엔씨가 진출해 있는 해외 주요 도시의 이름으로 명명해 특별함을 더했다.에이블씨엔씨는 미샤, 어퓨를 비롯해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 기초와 색조, 한방과 더마 분야를 아우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주력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또 해외 시장 진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하며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성장하고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목표다.김유진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신사옥은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직원 중심의 더욱 쾌적하고 편안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며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씨셀, NK세포치료제 상업화 진전에 기술수출 논의↑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동종유래, 대량배양, 자연살해(NK)세포 특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유전자 조작 기술, 동결보존. 지씨셀 연구원이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공=지씨셀)NK세포치료제 상업화를 위한 필수 기술이다. 지씨셀(144510)은 이 기술들을 모두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지씨셀의 NK세포치료제도 실험실을 벗어나 임상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NK세포치료제 효능을 의료현장에서 경험할 날이 머지않았단 얘기다.20일 지씨셀에 따르면, 재발성림프종 항암치료제 ‘AB-101’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오는 4분기 공개될 예정이다. 지씨셀은 지난 2020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AB-101 임상 1/2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았다. AB-101 임상 1/2상은 내년 말 완료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고형암 치료제 ‘AB-201’은 올 하반기, B세포 림프종 치료제 ‘AB-202’는 내년에 각각 FDA에 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말초혈액 대신 제대혈 사용해 대량배양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전에 “연구개발(R&D)과 제품 상용화 사이엔 ‘죽음의 계곡’이란 장벽이 있다”고 말했다. 모든 분야에 통용되는 말이지만, 특히 NK세포치료제엔 상용화를 가로막는 최악의 죽음의 계곡이 여럿 존재한다. 지씨셀은 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우선, 지씨셀은 NK세포치료제 대량배양에 성공했다. 지씨셀 관계자는 “세포치료제는 세포 숫자에서 승부가 난다”면서 “결국 체내에 많은 NK세포를 넣어주면 효능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NK세포 배양 자체가 어렵다보니 많은 양의 세포를 넣어주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당연히 이론과 실제 치료 효능 간 괴리가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고 꼬집었다.그는 “여타 개발사들은 환자의 말초혈액을 이용해 NK세포 배양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대량배양에 실패했다”면서 “반면 우린 제대혈을 이용해 NK세포 대량배양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혈이 말초혈액 대비 NK세포 생산 수율, 높은 생존율, 강력한 항암 활성 등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타인세포로 치료제 제조...1명에서 1000명분 생산지씨셀은 타인세포를 이용한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도 선두주자다. 현재 글로벌 각지에서 임상 중인 NK세포치료제는 십중팔구 자가유래 NK세포치료제다. 자기 피를 뽑아 NK세포를 배양하고, 몸 안으로 다시 집어넣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료제는 환자 본인만 사용할 수 있다.지씨셀 관계자는 “자가유래 CAR-T 치료제 제조는 빨라도 2~3주에서 최대 한 달 가량 소요된다”면서 “재발성 암환자가 CAR-T 치료제 기다리다 사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타인세포를 이용한 NK세포치료제는 병원에서 동결 보관하고 있다가 해동해서 바로 치료제로 사용하면 된다”고 비교했다.GC셀의 NK기술. (제공=GC셀)지씨셀이 현재 임상 중인 재발성림프종 NK세포치료제 AB-101은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다. 지씨셀은 1명의 환자로부터 얻은 제대혈을 원료로, NK세포치료제 8000~2만바이알(병)을 생산할 수 있다. 즉. 환자 1명을 통해 최대 1000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단 얘기다. 그럼에도 환자(공여자)간 NK세포 편차를 최소화해 일정한 품질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지씨셀의 NK세포치료제는 동결보존을 통해 글로벌 전역에 수송이 가능하다.◇ CAR-NK 기반 기술도 개발 완료CAR-NK 치료제 기반 기술인 ‘CAR’에서도 상업화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가다. NK세포가 치료제 효능을 높이기 위해선 CAR-T처럼 CAR-NK 형태로의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문제는 CAR 발현력이 떨어지고, 약 효능이 지속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실제 미국 페이트 테라퓨틱스도 동종유래 CAR-NK 임상에서 효능 지속성이 문제가 됐다. CAR는 암세포와 결합한다. CAR와 암세포 결합력이 떨어지면 약 효능이 떨어지는 원리다.지씨셀 관계자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에 유전자를 삽입해 CAR 발현이 잘돼 암세포를 더 잘 포착하도록 했다”면서 “그 결과 항암 효능도 높아졌고, 치료 효과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지씨셀은 자체 개발한 CAR의 보조 자극인자로 CD28과 OX40L을 사용해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그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도 이런 CAR-NK 기술력을 인정해 우리로부터 CAR-NK 기술을 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씨셀의 NK세포치료제 개발사 아티바는 지난해 1월 머크(MSD와 18억6600만달러(2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이 아닌 원천 플랫폼 기술수출이다.지씨셀 관계자는 “임상 진입에 따른 파이프라인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지씨셀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NK세포치료제 개발 기술을 보유했다. 임상단계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 기술수출 등으로 실적 상승과 기업가치 증대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씨셀은 1~2건의 추가 기술이전을 목표로 북미·아시아 지역의 여러 제약바이오사와 CAR-NK 치료제 개발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코스피 낙폭과대주 반등…이번주엔 달러인덱스 하락 관건"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가 지난 달 급락한 이후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1차 반등세를 보였다. 2~3차 반등은 낮은 밸류에이션, 이어 이익 추정치 상·하향 조정 여부가 주도 업종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이번 주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어 달러 인덱스 하락 여부가 관건이란 의견도 제시됐다.하나증권은 25일 코스피 월간 수익률 기준으로 지난 6월과 같이 10% 이상 급락(2007년 이후 6번 발생)한 이후 1차 반등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뚜렷한 점을 짚었다. 7월에도 동일한 낙폭과대주 반등이 두드러졌다. 그는 2차 반등은 저밸류에이션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 업종이 높은 업종의 주가 수익률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저PBR(평균 주가수익률 6.7%)이 저PER(+6.0%) 업종보다 주가수익률이 높다는 점도 참고하란 의견을 제시했다. 이재한 하나증권 연구원은 “1차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회복이 더딘 업종의 투자 매력이 부각된다”며 “다만 변동성이 큰 이익보다는 자본 가치 대비 주가 평가 지표가 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3차 반등의 경우 밸류에이션보다는 이익 추정치 상·하향 조정 여부가 주도 업종을 결정한다고 짚었다. 3차 반등 시 12개월 예상 순이익이 전월대비 상승하는 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10%(코스피 +5%), 하락 업종의 경우 +0.5%로 주가수익률이 보다 극명하게 엇갈리는 특징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과거 주가 급락 이후 2~3차 반등을 주도했던 업종들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종목 선별의 조건을 △PBR이 낮고, △2022년 ROE 추정치 상향 △12개월 예상 순이익 상승으로 제시했다. 현대차(005380), 삼성SDI(006400), 삼성물산(028260), 신한지주(055550), CJ제일제당(09795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HD현대, 삼성엔지니어링(028050) 등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다만 이버 주에는 지수 반등의 고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금리, 유가, 이익추정치 변화보다는 달러인덱스 하락 여부가 코스피 수익률과 상승확률을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오는 28일엔 미국 FOMC 회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부 향후 9월, 11월, 12월 기준금리 인상 폭과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기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기는 기존(6월) 2023년 3월에서 현재 2022년 12월로 앞당겨졌다.이 연구원은 “FOMC 회의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컨센서스에 변화가 없다면,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금리 차 확대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달러인덱스 상승(일방적인 달러 강세)을 제어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달러 대비 원화약세 기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3개월간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67억달러로 2008년 9월 79억 달러 적자 제외 시 2001년 이후 가장 대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이 연구원은 “8월1일 국내 수출입증가율과 무역수지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현재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무역수지 적자 폭(6월 26억달러 적자)의 축소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절대, 절대로!" 구로다 돌직구에 쏟아지는 우려[김보겸의 일본in]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인의 말하기 특징으로는 ‘혼네(本音·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겉마음)’가 따로 있다는 점이 꼽힌다. 법보다는 칼이 가까웠던 전국시대를 거치며 속마음을 표현했다가 자칫 화를 입을 수 있으니 마음과는 다른 말을 하는 것이 보편화됐다는 설명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AFP)한 마디에 주가와 부동산이 출렁이는 중앙은행 총재들도 모호한 표현을 쓰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다테마에가 지배하는 일본의 중앙은행 총재라면 어떨까. 지난 21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물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도 “금리 인상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함축적 의도가 많아 ‘일본은행 문학’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일까. 일본 언론들도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확실히 부정했다”(아사히신문), “금융완화 미세 조정조차 단호히 부인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며 구로다의 완강한 발언에 집중했다. ◇구로다, 왜 시장에 돌직구 날리나 일본의 현 상황은 제로금리 고집으로 일관하기에는 만만치 않다. 6월 소비자물가는 3개월째 2%대를 넘고 있는데, 이는 7년만에 최고치다. 6월 기업물가지수도 9.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달러 환율은 24년 전 수준인 136엔대로 내려앉았다. 원화 대비로도 100엔에 963원 수준으로 약세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리인상은 없다”는 구로다의 확인사살에 엔화 약세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경제 회복과 고용 안정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되면 금융완화 정책 재검토를 고려하겠다”정도로 모호하게 말하는 것이 중앙은행 총재의 미덕일진대, 구로다는 왜 오히려 시장과 정면으로 맞붙는 것일까. 먼저 일본의 현재 경제 상황이 일본은행이 지난 8년간 그려 온 그림과 맞아떨어진다는 해석이 있다. ‘돈으로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베노믹스’ 파트너로 낙점된 구로다는 취임 직후인 2013년 4월부터 ‘물가상승률 2%’ 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그야말로 돈을 찍어냈다. 기업과 가계가 소비를 하면 기업 수익이 늘고, 임금과 물가도 차례로 오르는 선순환을 기대하면서다. 하지만 버블 공포를 겪은 일본인들은 풀린 돈을 쓰기보다는 저축하기 급급했다. 결과는 만성 디플레이션. 이런 상황에서 드디어 2%대 인플레를 달성했으니 일본은행으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일본은행은 현재 인플레가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작년 발표한 물가전망에서 2023년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줄면서 물가상승률이 1.4%가 될 것이라 봤으며, 2024년은 1.3%로 내려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구로다는 당분간 금융완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사진=AFP)엔화 가치 하락을 두려워하지 않는 구로다의 모습이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자신감’ 아니냐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엔화와 마찬가지로 국제통화기금(IMF) 기축통화 기준을 충족하는 유로화를 쓰는 유럽연합(EU)도 인플레 우려에 백기를 들었다. 구로다가 “금리인상은 절대 없다”고 발언한 같은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치보다 두 배 올린 0.5%포인트 인상(빅스텝)에 나서면서다. 다나카 사토시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빅스텝에 나선 건 달러 강세에 대한 대항 조치와 유로화 약세를 경계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ECB가 마이너스 금리를 탈출한 데에는 20년 만에 유로화가 달러의 패리티(등가)를 밑돈 데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AFP)◇구로다 고집, 지는 싸움으로 이어질까시장에선 오히려 구로다의 돌직구가 ‘지는 싸움’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엔화 약세가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쿠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 시그널이 강할수록 추세가 생겨버릴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가 인용한 것이 환율 이론에 정통한 루디거 돈부시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전 경제학과 교수의 이론인데, 환율에는 자기실현적인 변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모두가 엔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실제로도 엔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안 그래도 외국계 헤지펀드들은 “구로다가 지는 싸움을 하고있다”며 엔화를 내다 팔고 있는데, 이들이 더더욱 투기적 의도를 가지고 공격적으로 엔화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쿠마노의 설명이다. 엔화 가치 떨어지면 당장 수출기업들은 좋겠지만 가계나 내수용 기업들에게 치명타로 돌아와 일본 경제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구로다가 유지하겠다고 밝힌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역시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눈물로 막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뿐더러 막대하게 사들인 부채가 중앙은행의 재무위험을 높인다는 부작용 때문이다. 타카히데 키우치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이야말로 미국의 YCC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YCC를 포기해 금융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구로다의 금융완화책은 일본 경제의 고질병인 디플레를 해소하기 위해 부작용을 알고서도 실시한 측면이 있다. 일본 경제에 유동성을 수혈하는 동안 정부는 재정을 건전화하고 기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체질개선이 동반됐어야 하지만 금융완화에만 의존하면서 지는 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구로다가 금융완화를 시작했을 때와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디플레에 시달리던 일본도 인플레를 걱정할 단계에 이르렀으며, 아베노믹스에도 마침표를 찍을 때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 방역당국, WHO 비상사태 선언에 '원숭이두창' 상황 점검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 두창 관련으로 최고 수준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을 선언하자, 24일 국내 보건당국도 이번 주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열고 국내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 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했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이후 6번째 선언이다. 앞으로 WHO는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희귀질환이다. 1958년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사육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고 1970년 DR콩고에서 첫 인간 감염사례 이후 중앙 및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우림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발열, 두통, 림프절병증, 요통, 근육통, 근무력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얼굴 중심으로 발진증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최근 치명률은 3~6%로 보고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이외 올해 발생국가 중 사망자는 현재 없다.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감염 주의 안내문이 표시됐다.(사진=연합뉴스)원숭이두창은 유럽과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 20일 기준으로 파악한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환자 수는 72개국에 걸친 1만5800명에 이른다. 반면,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는 가장 낮은 확진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준 중동 제외한 아시아에서 3명(싱가포르 1명, 대만 1명, 한국 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1개월여만인 이날 현재 4개국 11명(싱가포르 6명, 인도 2명, 대만 2명, 한국 1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1일 첫 확진자가 보고된 바 있다. 현재는 감염력이 소실돼 격리 18일만에 퇴원했다.WHO는 원숭이두창 위험도를 유럽은 높음, 유럽을 제외한 세계는 중간으로 1차 비상위원회(6월23일)와 동일하게 평가했다. 질병관리청은 WHO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를 고려해 국내 사항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지자체 17개 보건환경연구원에 원숭이두창 시약 배포 및 진단·검사 교육을 실시해 원숭이두창 진단·검사 체계를 지자체로 확대하고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의 경우 해외 제조사와 5000명분, 1만도즈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은 시·도 병원에 공급해 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했다면 귀국 후 3주 이내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동거인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주소지 관할 보건소로 신속하게 신고해 방역당국의 조치사항에 따라 안내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확진자는 6만5100명, 해외 유입 확진자는 333명이며 누적 확진자는 1921만1613명으로 집계됐다. 재원 중 위·중증 환자는 146명, 사망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해외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자 정부는 25일부터 입국 3일 이내에 받던 PCR 검사를 입국 1일 이내에 받도록 강화하기로 했다. 면역저하자의 감염 요인도 차단하기 위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대면 면회를 함께 중단키로 했다. 입소자의 외출·외박은 필수 외래진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지된다. 4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았거나 확진 후 45일 이내인 경우가 아닌 종사자는 모두 주 1회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우영우’ 자문 교수, 처음 꺼렸지만 합류 응한 까닭은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영우’ 대본을 보고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자폐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ENA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자문 역할을 맡은 김병건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가 ‘우영우’팀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김 교수는 지난 2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사실은 대본을 보기 전에는 자문을 맡기 굉장히 꺼려졌다”며 “자폐를 잘 묘사하면 그건 당연한 거고, 잘못 묘사하면 사회적 반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 장면(사진=ENA/뉴스1).김 교수는 자문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두고는 “캐릭터를 드라마에 맞게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다큐멘터리적으로 표현할 것인가”라고 했다.그는 “기존에 자폐를 표현했던 캐릭터는 자폐를 정형화시키지 않았나 생각했다. 꼭 도움만 받아야 하고 불편한 것만 있다. 이런 점만 부각됐다”면서 “하지만 스펙트럼이라는 진단명에서 알 수 있듯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서 자폐의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자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서는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라든지,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 장애, 상동행동적인 행동, 제한적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장애”라며 “대게는 3세 이전에 발견되고 양호할 때는 성인이 돼 진단받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김 교수는 “예전에는 자폐에 대해 범주적인 접근을 했지만 그렇게 진단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봐 스펙트럼 차원으로 옮겨졌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자폐라고 해도 같은 모습이 아니고 굉장히 다른 모습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 교수는 ‘자폐인에 대한 사회적·법적 지원이 잘 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지원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시선의 변화”라고 짚었다.그는 “특수교육 측면에서 (최종적인 목표는) 자폐인들의 사회적 통합을 돕는 것”이라면서 “아무리 중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혹은 우영우처럼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고의 지원을 하더라도 효과는 반감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장애에 대한 지원으로 장애인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비장애인들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 장애인들에게는 심리적 거리가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5%의 장애인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사회에 통합되는 것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95%의 비장애인들이 이들을 받아들이는 게 효과적일까”라고 물었다.한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0.9%로 시작해 3, 4회에서 각각 4%와 5.2%, 5, 6회에는 9%대를 기록한 데 이어 7, 8회에서 10%대를 돌파했다. 21일 방송한 8회에선 13.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비영어권 국가에서도 TV 프로그램 1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