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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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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천억 혈세 투입했는데 ‘IT 참사’ 왜 벌어졌나[최훈길의뒷담화]
    3천억 혈세 투입했는데 ‘IT 참사’ 왜 벌어졌나
    최훈길 기자 2022.10.01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6만1401건.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2차 개통된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오류 건수입니다. 시스템이 먹통이 됐고, 하루에 많게는 6000건 넘는 오류가 신고됐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12년 만에 전면 개편하는 것입니다. 8년간 총 3496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됩니다. 이같은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인데 불과 10여일 만에 6만건 넘는 오류가 왜 발생했을까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필요성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4년 2월 당시 송파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후속조치가 잇따랐고, 2018년 5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송파 세 모녀가 우리 사회에 남기고 간 ‘유산’이었던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2700만명에 이르는 복지 대상자들은 일일이 서류를 챙겨 복지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내게 필요한 정보를 몰라서 신청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이스템에 일단 한 번만 신청해 놓으면 나머지는 알아서 조치 됩니다. 안내, 처리, 서류 준비 등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송파 세 모녀처럼 위기가구를 국가가 먼저 찾아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박모씨(61)와 큰딸 김모씨(35), 작은딸(32)이 2014년 2월 26일 오후 9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세 모녀가 집주인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남긴 메모와 현금 70만 원이 든 흰색 봉투가 발견됐다. 이들은 월세 38만원에 전기요금 12만원, 건강보험료 4만9000원가량을 지불했는데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충격을 안겼다. (사진=서울경찰청)◇준비 미흡했는데 왜 개통 강행했나이렇게 사회적 의미가 크고 수년간 준비했는데, 6만건 넘는 오류가 발생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축하는 시스템 규모가 커지다 보니 오류도 과거보다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사회보장정보원의 노대명 원장도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 오류 원인을 ‘데이터 규모’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시스템은 126개 기관과 2700여개의 데이터를 연계합니다. 시스템에 참여한 기업 책임론도 제기됩니다. 이번 시스템은 지자체 공무원용 ‘행복이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용 ‘희망이음’, 대국민 서비스인 ‘복지로’로 구성됐습니다.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에 따라, 대·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맺었습니다. 한국정보기술이 행복이음, VTW는 희망이음, LG CNS는 복지로 구축을 맡았습니다. 이번 오류는 한국정보기술, VTW가 맡은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들 중소업체에서 개발자들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제때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취지로 도입된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로 시스템 성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반면 중소기업 측에서는 LG CNS가 담당한 데이터 이관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여파라고 밝혔습니다. 어찌 됐든 대·중소기업 간 팀워크 과정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개통된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오류가 6만1401건에 달했다. 보건복지부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힌 지난 16일 이후에도 오류 신고가 2만3106건(파란색 표시 부분) 접수됐다. (사진=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복지부가 무리하게 개통을 강행한 점입니다. 이렇게 준비가 미흡했다면 개통 시기를 늦추는 게 맞습니다. 개통 시기를 늦춰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개통했다면 6만건 넘는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실무를 맡은 공무원이나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기업들이 이같은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윗선에서 이같은 결정을 선제적으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지 컨트롤타워 부재가 빚은 IT 참사하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현재도 공석입니다.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잇따라 지목됐지만, 모두 낙마했습니다.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 중 누군가가 임명됐더라도 이들 모두 복지 전문가는 아닙니다. IT 시스템을 정비해 위기가구 발굴·구제를 하려면 꼼꼼한 복지 전문성이 필요한데, 그동안 인사가 이를 제대로 고려했는지 의문입니다. 보건복지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방대한 시스템 개편인데 서로 원활한 조율 없이 각자 자기 업무만 했다”며 “복지부 장관 공석으로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인사이트를 가지고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무리하게 개통하는데 급급했다”고 꼬집었습니다. 개별 공무원·기업의 잘잘못을 넘어 전체를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사진=보건복지부)오는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번 사태 원인, 대책을 놓고 전방위 논의가 될 전망입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회에서 “기재부 출신이기 때문에 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시계에서 정책을 설계할 수 있다”며 기재부 출신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도 올해 세종·수원 등 곳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위기가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IT 기술을 통해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찾고 지원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복지 컨트롤타워가 지금처럼 공석이거나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경우 제2·제3의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살림살이가 점점 팍팍해 지는 오늘, 복지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정책 오류와 혼선으로 더이상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바이든·구글·IBM은 왜 ‘꿈의 기술’을 준비하나[최훈길의뒷담화]
    바이든·구글·IBM은 왜 ‘꿈의 기술’을 준비하나
    최훈길 기자 2022.09.2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우리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고의 주범인 사람이 없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이 자율주행 연구의 계기가 됐습니다.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우리는 기존의 혁신 수준보다 10배 이상의 혁신을 추구합니다.”4년 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났던 구글 관계자는 이처럼 인상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구글이 뛰어든 자율주행,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이 이같은 상상력과 혁신을 토대로 시도된 분야라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변화를 추구하는 구글이 이번에는 어떤 미래기술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그것은 바로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입니다. 나노보다 작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정보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합니다. 양자 특성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로 100만년 이상 걸리는 게 양자컴퓨터로는 10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양자기술은 차세대 첨단 미래기술 ‘끝판왕’으로 불립니다. 양자기술 얘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에 한미 양국이 의미 있는 시도를 시작해서입니다. 미국 백악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양자기술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신호탄’을 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여서 주목됩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5월 정상회담에서 신기술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밝힌 공동성명에서 양자기술 등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구글이 2019년에 개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아’. 절대온도(-273도)에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는 전도율이 높은 순금으로 제작된다. (사진=구글)양자 특성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로 100만년 이상 걸리는 게 양자컴퓨터로는 10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같은 한미 협력이 주목되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양자기술을 놓고 패권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018년에 국가양자과학법을 제정해 양자기술을 미국의 안보를 위한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1조원 넘게 투자 중입니다. 중국은 2017년에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발사하고 17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일본은 양자기술, AI, 바이오를 3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습니다. 민간 기업도 뛰어들었습니다. 구글과 IBM이 앞서 가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9년에 양자컴퓨터 ‘시커모아’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푸는 컴퓨터입니다. IBM은 2019년에 세계 최초로 범용 양자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Q System One)을 출시하고 잇따라 후속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도 양자기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자기술이 미래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수명이 오래가는 배터리,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 급변하는 시장에 대비한 금융상품 개발, 그린 에너지 개발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주 권역 양자기술 협력 거점인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의 개소식이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왼쪽에서 네번째), 그레첸 캠벨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양자조정실 부국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미국 대비 우리나라의 양자기술은 약 81.3% 수준이다. 단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년 ICT 기술수준 조사)물론 양자기술이 전면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다만 실현됐을 경우 기존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습니다. 우리만 넋 놓고 있다가는 양자기술 분야의 지적재산권(IP)과 특허를 모두 뺏길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국제표준을 모두 선점하면 이미 때가 늦습니다. 바이든, 구글, IBM 등이 양자기술 선점에 나선 것을 주목하는 게 필요한 이유입니다.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양자기술법 제정, 인재 양성, 연구개발(R&D) 투자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200명 정도 수준에 불과한 전문 연구 인력을 늘리는 게 시급합니다. 정부든 민간이든 양자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전문 인력 양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늦어질수록 해외로 인재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큽니다.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성을 가지고 미래기술을 지원하길 기대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구글·메타는 왜 한국인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했나[최훈길의뒷담화]
    구글·메타는 왜 한국인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했나
    최훈길 기자 2022.09.17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000억4700만원.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가 받은 과징금입니다.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4일 구글·메타에 이같이 처분했습니다. 이번 처분 결과는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역대 최대 과징금입니다. 글로벌 IT 기업의 개인정보(이용자 행태정보) 수집·이용과 관련된 최초 제재이기도 하구요. 우리 정부가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건 구글·메타가 중대한 위반을 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일단 개인정보 불법 수집 규모가 상당합니다. 국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가입자 등을 고려하면 4000만명 안팎 한국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최소 4~6년 이상 무단 수집·활용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년간 사실상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옵니다.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자사 수익을 위한 광고에도 활용한 게 심각한 범법 행위라는 게 우리 정부 판단입니다. (사진=구글·메타)그렇다면 글로벌 기업인 구글·메타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결국 돈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이용자들의 행태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려는 목적입니다. 여기서 행태정보는 이용자의 웹사이트·앱 방문 이력, 구매·검색 이력 등입니다. 맞춤형 광고는 이같은 행태정보를 통해 흥미·기호·성향을 분석해 이용자가 관심 가질 만한 광고를 노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캠핑 취미가 있는 철수 씨가 있다고 봅시다. 철수 씨는 주말에 캠핑 가려고 유튜브에 로그인을 한 뒤 캠핑 관련 검색을 했습니다. 그러자 배너 등의 광고로 캠핑 용품 광고가 여기저기에 뜨는 것입니다. 이는 구글이 철수 씨 행태정보를 수집해 광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캠핑에 관심 많은 철수 씨는 아마도 이 광고를 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은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어가는 것이구요.이같은 광고 규모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IT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가속화됐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전문 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이 올해 4070억달러(565조원)에서 2026년 7530억달러(104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구글·메타 입장에서는 조만간 1000조원을 돌파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이 미래 먹거리인 셈입니다. 이 수익을 위해 이용자 행태정보를 분석해 이용자가 광고를 보도록 유도하려고 하는 것입니다.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구글·메타에 약 1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 윤 위원장은 “기술을 창조하는 기업은 그 성취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 역시 인정해야 한다”며 “구글과 메타와 같은 개인정보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개인정보 처리자는 이러한 책임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행태정보를 이용자 몰래 전방위로 수집해 광고에 활용하려는 글로벌 IT 기업의 욕망은 사회적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전략과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을 이용자에게 투명하게 알렸는지를 놓고도 이견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 법제가 엄격한 유럽을 중심으로 이같은 충돌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2020년 6월에 메타가 페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것을 “이용자 선택권을 제한한 착취 행위”라며 경쟁법 위반 판결을 내렸습니다.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는 지난 1월 구글과 메타가 인터넷 쿠키 거부 설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설정 변경을 어렵게 했다며 구글과 메타에 각각 1억5000만유로(2086억원), 6000만유로(8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구글·메타는 1000조원 디지털 광고 시장, 자사 수익 모델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독일 등 해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가 법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메타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 소식을 접한 직후 이데일리에 “메타는 관련 법안을 모두 준수했다”며 “법원의 판단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안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적 쟁점은 △구글·메타가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이용 관련해 책임이 있는 개인정보처리자인지 여부 △구글·메타가 이용자들로부터 적법한 유효한 사전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구글·메타는 책임 있는 개인정보처리자인데 이용자들로부터 유효한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메타는 이 발표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굴지의 로펌을 통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전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국내 IT 기업들도 소송 향배를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카카오의 경우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 계정정보와 결합하지 않고 이에 대한 동의도 받고 있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같은 네이버·카카오 입장이 사실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네이버, 카카오는 온라인 광고가 수익이 중심이어서 파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의 2분기 매출(2조458억원) 중 서치 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이 9055억원(44%)을 차지했습니다. 카카오는 배너광고 지면을 늘리는 동시에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검색광고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창출에 나섰습니다. 향후 소송, 제도 논의가 구글·메타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 향배가 중요합니다. 다음 주에도 구글·메타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경실련·민변·진보네트워크·참여연대 등과 함께 오는 22일 관련 토론회를 엽니다. 익명 처리된 가명정보를 토대로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 맞춤형 광고로 미래 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 전략,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시민단체 입장 사이에서 균형 있는 묘안이 찾아질지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ICT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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