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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글로벌 보헤미안 시대의 한가한 노동개혁
    글로벌 보헤미안 시대의 한가한 노동개혁
    송길호 기자 2022.08.04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 윤석열 정부 들어 불과 두 달 만에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이란 큰 노동분규가 연달아 발생했다.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은 접어두어도 향후 노동정책을 미루어 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도 볼 수 있다. 첫째, 공언 한대로 법대로 집행했을까? 그렇다면 지금은 다 정리 됐는가? 둘째, 화물연대 파업의 잔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았는가? 사후 처리는 끝났는가? 셋째, 공권력은 적절한 시기에 행사됐는가? 그런데 분규 초기 대응력은? 책임자의 역할은? 더욱이 대우조선 사태의 경우 53일 동안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며 아무도 나서지 않은 것 아닌가? 지금도 이럴진대 지난한 개혁의 과정을 돌파해야 할 관련자들의 자세는 어찌 보아야하나? 미래 세대를 위한 생존 조건인 노동개혁을 바라보는 한가함이 언뜻 언뜻 내비치는 것은 아닌지? 실제 앞으로 펼쳐질 노동 현장은 펜데믹과 재택근무의 획기적 진전으로 전 세계가 동일한 시간, 같은 지역을 살며 어떤 회사라도 근무가 가능한 글로벌 보헤미안 시대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29년 안에 세계 인구의 절반이 프리랜서 형태로 경제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긱 경제(gig economy·임시계약경제)’와 그로 인한 ‘긱 노동자’로의 전환이 예견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근로기준과 노동법의 전면적인 리셋이 필요하다. 즉 기득권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미래 노동환경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위해전면 개편에 착수해야 한다. 마침 지난 22일 장·차관 워크숍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연금, 교육, 노동의 3대 개혁을 두고 ‘국민의 명령’이라 언급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각 부처에서는 성과를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주 52시간 근무제’와 임금체계 개편의 양대 축으로 이뤄져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인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기업의 초과근로 총량 관리의 자율성과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게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또 고령인구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장년 근로자의 근로정년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경직적인 연공성을 직무와 성과급위주로 조정할 필요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다.그러나 이 두 가지가 노동개혁의 전부라면 뭔가 부족하다. 주52시간제와 임금체계는 노동3법으로 대표되는 노동관계법령 중에서도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급격히 변화하는 인구구조, 국민들의 의식구조를 담아내기엔 현행 법령은 너무 낡고 협소하다. 이대로는 변화에 대비하지도 못하고 세계적 차원의 경쟁구도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렵다. 문제의 본질은 기초체력 회복인데 피부 표면의 상처 치료 정도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하긴 노동 권력의 위세를 돌파할 전략과 포부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 당장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면서 엄청난 인력이 갈 곳을 잃게 되는데 기존에 만들어진 노동관계 법체계로 이 문제를 대처하면 노사모두 극한 대립을 면할 길이 없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노동인구의 재교육과 산업군별 재배치를 이루고 더 나아가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응하려면 노동관계 법체계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하는 수준의 진정한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 이 문제는 기업이 독단적으로 할 수도 없고 노동계가 선제적으로 개혁하자고 할 리도 만무하다. 사회적 규칙을 제정하고 이를 집행하는 국회와 행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개혁의 필요성을 노동계 전반에 이해시키고 수반되는 피해를 노사가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혁의 범위를 확대하고 개혁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리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노동관계 의제는 노와 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고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개혁 의제에 비해 진전을 이루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구체적이고 지엽적인 과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미래를 보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구조적 변화를 근간에 두고 노사관계, 노정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그림을 제시하고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국민 전체의 이익을 일부가 독점하는 비정상적 폐단을 끊어 낼 원모심려(遠謀深慮)가 절실하다. 일부 강성 노동세력과 공무원 조차도 집단행동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노동권력의 시대 아닌가.임금, 휴가, 노사관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와 같은 전통적인 의제에서부터 산업구조와 인구구조의 변동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져 우리 노사관계도 변화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국가가 중심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자본은 냉혹하게 낙오자를 양산하고 노동은 극단적으로 저항하게 되고 경제는 혼란 속에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세계경제의 보편적 흐름을 따라잡으면서도 우리만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메타버스등 기술 발전으로 시공간의 의미가 없어진 시대, ‘글로벌 보헤미안’으로 살아가야 할 오늘과 내일을 위해 노동관련법 재편 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이 국가경쟁력과 G3로 가는 핵심 요체가 되는 시대이다. 지금의 낡은 노동관계 법체계는 마치 19세기 조선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이대로라면 국제 흐름에 둔감 해지고, 쇄국적 규제는 강화되면서 ‘갈라파고스 노동의 나라’가 되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룬다 해도 미봉책이나 우회가 아닌 국가적 선택이 핵심이다. 반드시 합의해야 할 기본적 요소인 △세계적 관점의 대전환에 대한 노동규범 △자율성과 유연성 △국가 경쟁력 차원의 인재전략 △집단적 노사관계의 당사자적 해결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 세대가 생존 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오늘의 국민’뿐 아니라 ‘내일의 국민’을 위한 담대한 개혁이 필요한 때다. 절박하다. 세계의 시간은 이 순간에도 거침없이 흘러간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용두사미'규제개혁 안되려면
    '용두사미'규제개혁 안되려면
    송길호 기자 2022.07.07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윤석열 정부가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출범시키며 규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사안에 대통령이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어 정책적, 정무적 판단을 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통상 총괄·사회 분야, 경제분야를 담당했던 국무조정실 1, 2차장도 모두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로 임명했고, 부처에서도 자체적인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지난 20년 간 보수정권, 진보정권 가릴 것 없이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야심차게 칼을 빼들었던 초기의 의욕과는 달리 성과는 미미했다. 그 폐해와 필요성, 시급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번 정권은 다를까? 작금의 대내외적 경제환경 악화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10위권의 성숙한 경제력을 이룩해 더 이상 선진국 베끼기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고령화로 성장동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생존 자체가 숙제이고, 그 답 또한 난망하다. 역대 정부의 실패 이유는 규제개혁이 전 국민의 시대적, 국가적 의제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정권이 규제개혁을 외쳐도 정치권은 진영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뿐 초당적 협력으로 호응하지 않았고 관료들은 보신주의에 입각해 눈치만 보며 시간을 흘려 보냈다. 총체적 지대추구 행위로 기득권 지키기의 전방위적 저항과 관전자의 부화뇌동의 종착점이었다. 속칭 ‘시간은 간다. 끌면 이긴다’의 정신 승리다. 그렇게 시간이 2, 3년 지나면 정권 초반의 강력했던 동력은 점차 사그라들고 대통령의 외침은 점점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가고 마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이익 집단의 속성들이다. 그래서 ‘자율’이란 단어는 태생적 한계이며 도착 할 수 없는 길이 된다. 타율의 힘이 아니고는 자정과 변화는 연목구어이다. 규제개혁을 과연 할 생각이 있는지? 단순히 정치적 수사인지? 혹은 100년 대계의 대한민국을 꿈 꾸며 내린 용단인지? 어떤 길로 가게 될 지는 정부의 ‘선택’을 보면 미리 알 수 있다. 우선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이 성공하려면 ‘누가’ 주체가 될 것인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소비자측 인사가 책임과 결정을 맡도록 하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이 요구된다. 성공을 위해서는 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 갈래는 입법차원으로 규제의 뼈대가 되는 법률을 과감히 개정, 폐기하는 것이다.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은 기업과 국민 등 경제주체의 생사를 가를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 우리 국회는 이 중대한 법률제정을 너무 쉽게,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첫 국회였던 13대 국회가 938개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는 25배나 많은 2만4141개의 법률안을 발의 했다. 기업은 법률에 딸린 시행규칙 하나에도 벌벌 떠는데 이토록 많은 법률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많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양산되겠는가? 아울러 파킨슨의 법칙처럼 공무원의 증가와 사회비용 증가는 필연적으로 후행하며 이는 개인의 자유의 제한과 비용부담(세금) 증가로 귀결된다. 시대에 맞지 않은 법률,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법률들은 과감히 개정하거나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초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야당도 정치적 이유로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국민경제의 성장이라는 대의에 공감하고 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규제! ‘원인 투 아웃’(하나의 규제를 만들려면 두개의 규제를 없애는 정책)이라니, 일몰제라는 미세 조정들은 5739건의 법령이란 백사장에서 모래 한 알갱이 줍기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은 행정부 차원의 개혁. 얼핏 보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지시하면 바로 규제개혁에 나설 것 같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법률이나 시행령과 같은 명시적인 조문에 근거해 이뤄지는 것만 규제가 아니다. 기업에 대한 권고, 자율 지침, 구두지시, 행정지도와 같은 ‘그림자 규제’가 지자체 등 현장 일선에서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눈에 보이지도 않아 통제가 어렵다. 관료제 특성상 공무원들은 이러한 규제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려 하고 동시에 문책을 회피하기 위해 규제를 기본값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보이지 않는 행정부 차원의 규제개혁을 위해선 개혁 아젠다가 1,2년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5년 내내 이어지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계속된다는 시그널을 공직사회에 각인시켜야 한다. 적어도 이 사안에 있어선 대통령이 5년 내내 ‘한 놈만 패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아님 전봇대 하나 움직이는데 5년을 허송세월 하거나 규제 하나 고치는데 400일 소요되는 전철을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갈래는 추진 동력 확보이다. 새마을운동은 경제발전이라는 과제에 전 국가적 동력과 자원을 하나로 모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직과 인력과 여론이 한데 모여야 한다. ‘수출 100억불 목표달성’, ‘1000불 소득 이룩하자’는 경제성장과 관련된 표어나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의 표어로 기억되는 산아제한도 성공한 정부정책이다. 이들의 성공에는 시대적 여론과 국민 개개인의 꿈이 맞아 떨어져 국가가 움직일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도달할 목표와 시간, 같은 생각, 같은 방향에 대한 국민적 동감을 이끌어낸 ‘정신적 합일’이 바탕에 깔려있었다. 이젠 경제 생산성 향상이 국가의제로 자리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지 않도록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관료들의 편의만을 위한 규제를 없애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입법 차원, 행정부 차원, 그리고 정서적 공감이 뒷받침 된 추진 동력 확보라는 세가지 방향에서의 개혁을 통해 이번 정부에서 만큼은 꼭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한 규제개혁에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간다. 개혁은 타이밍이다.
  • [이근면의 사람이야기]공정한 연금개혁 위한 세가지 원칙
    공정한 연금개혁 위한 세가지 원칙
    송길호 기자 2022.06.02
    [이근면 초대인사혁신처장·성균관대 특임교수]공적연금이 위기다. 지금과 같은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 앞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현 세대 청년들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도달하게 되는 약 35년 후에는 청장년 세대 1인당 노인 1명에 대한 사회적 부양 책임이 있게 된다. 1년에 3개월씩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 당시부터 일찍 가입하고 일찍 수령한 가입자에게만 유리하게 세팅이 되어 있었던 탓에 개혁은 필수 불가결하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두 차례 개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금 고갈 예측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은 정부가 지급보증에 해마다 수 조원의 재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적연금개혁은 단순한 숫자 개혁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단순히 더 받고 덜 내기의 산술적 계산을 넘어 사회적 관련 부분의 종합적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 ◇ 박근혜의 610조, 문재인 760조문제는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고 최적의 개혁방안을 도출해야 할 정치인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또한 국민연금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5년 내내 연금개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애써 쉬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더욱이 검토안 조차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아닌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라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확보에 한계가 있는 미봉책 이었다. 필자는 실제로 인사혁신처장 재임 시절 공무원 연금 개혁을 이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대통령으로서 미래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그 결과 박 정부는 610조원의 미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지만 공무원 조직의 인기는 얻지 못했다. 반면 문 정부는 연금개혁은 손도 대지 않았고 국가부채는 760조원이 늘었다. 정치의 역할이 실종된 사이 올해 4대 연금에 국가가 부담할 돈이 8조 7천억으로 예상되고 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2025년에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한다. 이대로 가도 연금을 계속 지급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폰지 사기를 벌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연금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합의새 정부가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에 착수했다. 연금개혁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기에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는 합의를 하면 좋겠다. 첫째, 전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내자. 여야 각자가 생각하는 연금개혁안을 놓고 국민을 상대로 치열하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 한 후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채 지체하면 정권 초의 강력한 동력이 점차 식고 정치적 부담이 큰 연금개혁 논의는 점점 후순위로 밀린다.둘째, 다음 세대를 위한 개혁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번 연금개혁은 2040세대의 적절한 연금수급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담아야 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1년 정도에 적자로 돌아서고 약 15년 후인 2055년께에는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0세 국민은 35년 후인 2055년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데 정작 자신은 받을 돈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셋째, 서두르지는 말자, 그러나 반드시 해내자. 1988년 국민연금이 처음 출범할 때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로 잡았다. 그 해의 대한민국 기대수명이 70.7세였으니 평균 10년 정도 연금을 받는 셈이었다. 2022년 현재 기대수명은 84.1세, 그리고 2055년은 89.5세로 늘었는데 그 사이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5년 늦춘 게 전부다. ◇사회적 십시일반의 정신 살아나야지급시기를 늦추되 개인의 소득수준과 생애주기를 반영해야 한다. 연금 설계 당시에 비해 노년생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기여금을 5년 정도 더 낼 수 있게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은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만 지속적 소득이 일정액 이상 있는 자, 사회활동이 점차 줄어드는 90대 이상 계층에 대해선 수급액을 줄이는 방향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안정적인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들은 국민연금에서 돈을 조금 덜 받아도 노후생활에 지장이 없다. 이들이 형편이 어려운 동료 시민을 위해 조금 적게 받는 사회부조적 정의가 필요하다. 다만 개인의 노후 책임(베짱이에게 주는 사회적 부양은 모럴헤저드이다)과 가족의 부양 책임의 적절한 부담이 사회정의 이며 구성원의 호응을 끌어내는 방안이다. 그저 손 놓고 도와달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또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여전히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체 국민의 30%에 달한다. 건강보험처럼 이들도 국민연금의 틀 내로 끌어들여 가급적 많은 국민이 가입할 수 있도록 독려하되 지나치게 소득이 낮은 이들에겐 기초연금 등 안전장치를 통해 사회기본연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최저한의 부담이 모두를 납득 시킬 수 있는 사회부조이다. 90%는 스스로, 10%는 사회가 보장하는 형태를 만들어 가야 한다. 경제성장과 번영은 우리의 노후를 보장하고 내 몫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이다. 모두가 합심하여 이 길로 가야한다. 현재의 공적연금 제도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거나 높은 경제성장률이 담보되어야 유지가능하지만 둘 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전체 국민들이 조금씩 돈을 더 많이, 더 오래 내면서 연금을 가급적 적게 받고 늦게 받아야 하는데 이는 실로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연금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 이 지난하고도 고통스러운 개혁작업을 성공하려면 다른 각 공적연금(국민,군인,사학, 공무원연금) 간의 형평성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에서 세가지 원칙과 전제를 출발점으로 삼아 공적연금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슬기를 발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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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AI 생태계, 어디까지 아십니까
    송길호 기자 2022.07.28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인공지능이 일반 대중에게 훅 다가온 것은 2016년 3월에 한국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덕분이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아 컴퓨팅 기술로는 도저히 인간의 두뇌를 따라올 수 없으리라 여겨졌던 바둑 대결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4승1패로 압승하면서 인공지능의 위력과 무서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이후 알파고는 한 번도 진적이 없고 그 인공지능은 바둑을 넘어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런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와 산업에 놀랄만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은 맞는데 이 인공지능 덕분에 어떤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AI가 사회와 산업에 기여한 만큼 그로 인한 보상은 어떤 기업들이 가져가고 있는 것일까.2000년대 한창 한국에 컴퓨터 열풍이 불어 각 가정마다 한 대씩 컴퓨터를 들여 놓을 때 삼성전자, LG전자 그리고 현주컴퓨터, 삼보컴퓨터 등의 컴퓨터 제조업체가 큰 돈을 벌며 한마디로 대박을 친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들 못지 않게 용산에서 컴퓨터 부품을 수입한 업체들도 큰 수익을 거두었다. 그 외에도 이들 모든 컴퓨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CPU, 메모리, 그래픽 카드 칩셋, 하드디스크 등의 부품을 만들던 제조업체도 크게 이익을 보았다. 그리고, 컴퓨터를 구매하고 부품을 사려고 용산에 들른 사람들과 가게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던 음식점들도 쏠쏠한 이익을 거두었다. 사실 컴퓨터 열풍이 사그라든 이후 여전히 지속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현주컴퓨터나 삼보컴퓨터가 아니라 인텔과 MS 그리고 용산의 컴퓨터 부품 판매업체 그리고 음식점들이다. 이렇게 인공지능 역시 알파고 등으로 주목받은 구글이나 IBM 왓슨, 테슬라의 자율주행 AI처럼 주목받은 기업들 외에도 AI에 기대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AI는 크게 2개 Front AI, Industrial AI로 구분되며 전자는 AI Assistant로 일반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그리고 국내의 SKT의 누구, 카카오 AI와 네이버 클로바, 삼성전자 빅스비 등이 그것이다. 반면 Industrial AI는 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되는 솔루션으로서의 AI로 산업 영역과 비즈니스 유형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기업들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Front AI는 기존의 검색, 메신저, SNS처럼 무료로 사용자에게 제공해 플랫폼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기업 대상의 마케팅이나 AI assistant를 고객 상담 등의 기업용 서비스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가져갈 수 있다. 실제 알렉사가 가장 진일보한 AI Assistant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알렉사에 기업 서비스를 입점시켜 등록하고 운영하는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알렉사의 여러 기능들을 B2B로 제공하는 다양한 BM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알렉사를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기기나 자동차 등에 탑재하고 제조사에게 이에 대한 솔루션 제공비를 받는 수익모델도 가져가며 다양하게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Industrial AI는 이보다 더 다양한 수익 기회가 있고 여러 기업들이 AI 비즈니스의 밸류체인에 포진해 있다. 우선 가장 밸류체인의 아래에 있는 기업이 nVidia처럼 AI를 가동하는데 필요로 하는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AI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알고리즘도 중요하지만 막강한 컴퓨팅 파워가 핵심이다. 그런 컴퓨터 리소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고성능의 프로세서와 엔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nVidia와 인텔, AMD 등이 있으며 보다 특화된 AI 칩셋과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구글, 아마존 그리고 테슬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테슬라도 그간 자체적인 자율주행차를 위해 AI를 내재화해서 고도화해왔는데 이렇게 개발한 AI 알고리즘과 이의 운영을 위한 슈퍼컴퓨터 Dojo를 외부 업체에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테슬라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치 아마존이 쇼핑몰 사업을 위해 개발한 내부 인프라와 시스템을 AWS라는 클라우드로 사업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또한, 각각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특화된 AI 솔루션은 범용적일 수 없기에 그런 특화된 AI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산업 영역별, 비즈니스 기능별로 존재한다. 챗봇 등의 고객 상담이나 텔레마케팅에 특화된 AI나 공장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된 제조 공정 최적화에 사용되는 AI, 고객 선호에 맞춘 상품 추천을 하는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AI 개발 업체가 전문성을 가지고 시장 개척 중에 있다. 또한, 그렇게 AI를 개발하는 과정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학습 데이터셋 구축을 위해 데이터 수집과 처리 등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하고 대행해주는 기업들도 주목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과정에서 AI 학습에 핵심이 되는 데이터의 수집을 위해 초기 단계에 필요한 데이터 측정 관련한 전문 기업들의 성장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를 포함해 각종 사물 인터넷 기기와 공장 내 설비와 장소, 기기의 상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장치를 제조, 생산하는 기업들도 숨은 챔피언이다. MCU는 센서와 연결되어 관련 데이터를 측정해 이를 미들웨어나 클라우드에 전송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 데이터의 정확하고 안정적 수집이 AI의 성능을 결정한다. 그렇기에 각 기기별, 용도별 MCU를 제조하는 기업들의 성장도 눈부시다.이렇게 기업의 비즈니스 혁신에 중요한 수단으로서 인공지능의 전체적인 밸류체인 구성이 완성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우리 사회 속 어떤 문제를, 기업 내 어떤 과제를 AI로 해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진실 공방보다 이미 형성된 다양한 AI 전문 솔루션 기업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 [김지현의 IT세상]플랫폼 이후엔 '프로토콜 비즈니스' 온다
    플랫폼 이후엔 '프로토콜 비즈니스' 온다
    송길호 기자 2022.06.23
    [김지현 IT칼럼니스트] 플랫폼 비즈니스는 지난 20년간 웹, 모바일 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공고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가치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면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동된다. 사용자들은 플랫폼을 떠날 수 없게 되고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진입장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후발주자의 도전을 무력화할 수 있다. 그렇게 플랫폼 파워가 공고하게 형성되면 광고든, 거래 수수료든, 서비스 판매든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가해가며 그 지배력을 고착화할 수 있다. 그렇게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은 그 기세를 몰아 다른 사업, 서비스 영역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한다.그 과정에서 즉,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 이면에는 과도한 개인 데이터의 남용과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한 이윤 추구에 따른 불공정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곤 한다.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남용 문제나 배달, 택시 앱들이 보여주는 수수료 문제가 대표적 사례이다. 그렇게 20년간 웹과 모바일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핵심 비즈니스 구조 삼아 성장해왔다. 지금의 아이폰을 만든 앱스토어나 유투브, 페이스북 그리고 네이버와 카카오톡, 배달의민족, 카카오T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가 핵심 사업 모델이다. 앞으로의 10년도 그럴까?늘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고, 정이 있으면 반이 있는 것이 세상의 원칙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두되는 것이 프로토콜 비즈니스다.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핵심은 탈중앙화로 권한의 분산에서 찾을 수 있다. 독점적 기업, 절대 권한을 경계해 중계자의 역할과 참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플랫폼 갑질을 원천 봉쇄해서 참여한이해관계자들 중심의 공정한 사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또 사업 전개 과정에서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지급한다.그런 프로토콜 비즈니스가 조금씩 고개를 들 수 있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의 성숙과 웹3라는 새로운 가치 개념이 수면 위로 부상한 덕분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여러 컴퓨터에 분산화함으로써 탈중앙화를 가능하게 하면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서비스, 사업의 지배력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경계한다. 그런 가치 철학으로 금융 거래의 수단인 화폐에 적용된 것이 가상화폐 즉 비트코인이고 그러한 개념이 확대된 디지털 가치 거래 수단이 이더리움이다. 그렇게 금융 영역에서 시작된 블록체인발 혁신은 NFT, DeFi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탈중앙화 가치를 지향하는 조직 운영의 방식으로 DAO(탈중앙화된 자율조직)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인터넷 패러다임이 불쏘시개가 되어 새로운 인터넷 세상에 상호 호환과 디지털 자산의 소유와 개인의 데이터 주권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그렇게 달라진 가치 철학에는 비즈니스 모델 또한 달라져야 한다. 기존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같은 탈중앙화된 시스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바로 그 지점에서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기회가 싹틀 수 있다. 기업의 일방적인 정책이 아닌 이해관계자들의 약속과 신의로 운영되는 프로토콜 비즈니스가 과연 개막될 수 있을까?오직 실물경제만 존재하던 20년 전과 비교해 지난 20년간 인터넷 비즈니스는 그 규모가 실물경제의 20~30% 수준이 아닌 50%를 육박할만큼 커졌다. 특히 실물경제를 위협할만큼 커진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의 성장 덕분이다. 하지만, 결국 인터넷 비즈니스도 기존 실물경제와 연계된 것인 만큼 완전 독립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쿠팡에서, 마켓컬리에서의 주문과 결제는 온라인에서 이뤄지지만 물건을 배달하고 소비하는 것은 실물경제의 영역이다. 즉, 인터넷 비즈니스는 기존 실물경제의 상당 부분을 대체한 것이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은 아니다. 물론,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은 오직 인터넷 생태계에서만 사용되는 것이라 실물경제와 독립적이지만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하지만 프로토콜 비즈니스는 기존의 경계를 넘어 온전히 가상 경제 속에서 가상의 상품과 콘텐츠 등을 거래하는데 활용되기 적합하다. 사전에 서비스, 사업 운영의 주요 정책과 룰들을 코드에 담아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화석화해둔 프로토콜 비즈니스는 여러 서비스를 넘나 들면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함부로 지배적 사업자가 임의로 정책을 강제하고 변경할 수 없도록 해준다. 특히 사전에 정의하지 않은 규약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관련된 이해관계자와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민주적으로 반영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독점적 폐단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준다.그런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구현 과정에서는 탈중앙화된 기술인 블록체인과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보상을 지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토큰이 활용된다. 또한, 사업 운영 과정에 내부 직원을 넘어 외부의 투자자와 커뮤니티까지 참여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제안을 할 수 있다. 이때 이용되는 시스템이 DAO라는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체계이다. DAO를 통해 프로토콜 비즈니스를 구현하는 기업에 투자자로, 구성원으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토큰을 통해 의사결정에 지분을 행사할 수 있고, 사업 성과가 있을 때에 토큰으로 그 보상을 보장받을 수 있다.이처럼 프로토콜 비즈니스는 기존의 실물경제나 인터넷 경제와는 지향하는 가치 철학이 다르다. 그래서 가상경제 시장을 만들고 있는 메타버스에 어울리는 비즈니스 구조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ICT 산업에서 핫한 키워드가 되고 있는 NFT, DeFi 그리고 웹3가 결국 수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2010년대 한창 모바일의 성장 속에서 공유경제와 구독경제가 주목받은 것처럼 새로운 인터넷 패러다임은 새 비즈니스 모델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 지점에서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싹트고 있다.
  • [김지현의 IT세상]마이데이타로 열린 금융혁신 시대
    마이데이타로 열린 금융혁신 시대
    송길호 기자 2022.05.26
    [김지현 IT칼럼니스트] 마이데이터 시대는 금융 서비스 혁신과 초개인화가 이루어져 사용자들이 은행, 주식, 대출, 금융 등의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이데이터 시행으로 토스,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그리고 기존 금융 기관들의 은행앱과 보험앱에서는 보다 편리하게 통합된 금융 서비스 사용이 가능해졌다. 마치 포탈 사이트 한 곳에서 뉴스와 각종 정보, 영상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되었는데 이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네이버, 카카오톡 그리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인터넷 서비스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우리는 메일, 카페, 블로그 그리고 메신저와 SNS를 공짜로 편리하게 무한정 이용이 가능하다. 대신 그에 대한 대가로 우리의 프로필, 욕망, 정보를 이들 인터넷 기업에 제공해야 한다. 인터넷 기업은 이런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우리가 관심을 가질만한 즉 적중율 높은 광고를 보여주고, 판매 확률이 높은 상품을 추천해준다. 우리의 관심과 주목을 마케팅과 커머스 등의 비즈니스로 푼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공짜로 사용하는 서비스는 우리의 정보를 팔아 돈을 번다. 그 과정에 균형감을 잃고 공정하지 못하게 되면 도가 지난친 데이터 오용과 남용, 악용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즉, 개인 데이터의 활용은 고공 위 줄타기처럼 균형을 잃지 않도록 기업의 노력과 사회적 견제를 필요로 한다.그런 면에서 마이데이터의 시행은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라는 긍정의 이면에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남용해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나 과도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대상 기업은 28곳이다. 이들 기업은 사용자의 승인을 받으면 한 개인의 은행과 보험, 카드 그리고 주식 등의 금융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별, 카드사별, 보험사별로 개별 앱을 사용하지 않고도 하나의 앱에서 내가 가입한 모든 금융 정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 통신료 납부 내역과 소액결제 이용내역, 선불충전금 잔액과 결제 내역, 국세와 관세, 지방세 납세 내역과 연금보험료 납부내역까지 다양한 금융 관련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마치 모든 음식을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는 뷔페처럼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의 통합된 관리가 가능해진다.한마디로 금융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금융, 보험, 투자 내역을 카카오페이나 토스 그리고 특정 은행이나 카드 앱을 통해서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금융 회사의 개인 금융 정보들이 사용자의 승인을 거쳐 마이데이터 서비스사에 전송되어 이들 정보가 유기적으로 분석되어 보다 입체적으로 금융 정보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한 곳에 모아서 보는 편리함 외에 이들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통합함으로써 재정 상태, 재테크 팁, 보험 추천, 카드 추천 등의 맞춤형 개인 금융 서비스의 제공도 가능하다. 특히 같은 메신저인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와 텔레그램이 서로 다른 화면 구성과 메뉴, 디자인으로 사용성이 다른 것처럼 28개나 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역시 저마다의 특징으로 사용자를 확보해갈 것이다.즉, 보다 편리한 가계부 관리와 금융 정보를 분석하고 최적의 맞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각 서비스들간 경쟁 속에서 소위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서비스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게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개인의 금융 정보를 수집하면서 최적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마치 검색하면 네이버, 동영상하면 유투브, 메신저하면 카카오톡처럼 금융 통합 서비스하면 한 두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런 개인 금융 데이터는 해당 개인의 비금융 데이터들 즉, 통신, 쇼핑, 교통, 의료 그리고 상세한 프로필 정보와 교차 분석됨으로써 초개인화 서비스 시대를 열어줄 것이다. 단지 금융 데이터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개인정보와 연계되어 활용됨으로써 보다 나은 지능형,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해내는데 중요할 역할을 해낼 것이다.하지만, 그렇게 한 곳에 개인 정보들이 통합됨으로써 발생될 수 있는 폐단도 공존한다. 빅브라더의 이슈와 해당 사업자의 무분별한 개인 정보의 악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개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와 개인정보의 남용은 함께 존재한다. 그렇기에 적어도 정부와 사회는 이런 개인 데이터를 이용하는 사업자가 균형있게 개인정보를 활용하도록 적절한 수준의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마이데이터 시행은 1993년 대통령긴급명령으로 시행된 금융실명제만큼의 금융 시장에 큰 변화와 혁신의 패러다임을 가져올만큼 주목해야 할 정책이다. 사실 1993년 이전만 해도 저축 장려를 위해서 예금주의 비밀보장과 가명, 차명 금융거래를 허용했지만, 이로 인한 폐단 즉 금융 비리 사건과 부정부패를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해서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금융 거래 시 무기명 거래를 금지하고 실명 확인 기반으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되었다. 초기만 해도 은행에서 예금과 송금 등의 서비스 사용 시마다 주민등록증을 지참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은행 거래 시 혼란으로 인한 오랜 기다림 등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했다. 그럼에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지하경제의 규모를 억제하고 정경유착과 부정 부패 사건의 자금 추적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마이데이터가 역사에 초개인화 시대를 개막한 훌륭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관련한 사회적 이슈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신동민의 인생영업 +더보기

  • [신동민의 인생영업]사회문제 해결, 기업의 새로운 과제
    사회문제 해결, 기업의 새로운 과제
    편집국 기자 2020.10.22
    코로나 이후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 정보통신(IT)기술, 배송시스템, 심지어 교육영역 등 수많은 영역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도 그에 맞춰 미래의 사업전략을 세운다. 그런데 세부영역의 변화에 집중하다 보면 거대한 외부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 있다. 근본적인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리서치사의 발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87%는 기업을 평가할 때 비재무적인 요인을 고려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매출과 순이익 등 재무적인 요인으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대다수는 기업윤리에 훨씬 더 관심을 보였고, 부패 비리와 같이 사회윤리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도 이와 같은 성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소비자 중 80%는 소비할 때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990년대 기업의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자, 기업들은 기업 이윤의 일부를 자선활동이나 기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기업의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적인 요구사항은 점차 확대되었고 단순한 사회 참여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기업의 이미지제고나 마케팅 활동으로 적극 활용했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의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기업 활동 전반에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한 가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요구의 점진적인 발전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태 변화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공유되는 정보를 통해서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떤 부정적인 사안 때문에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 정보가 수동적으로 도달되는 범위 내에서 파급력을 일으켰다면 현재의 고객들은 정보를 스스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작년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도 우리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 스스로 캠페인 로고를 디자인하고, 불매 제품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앱을 개발해서 공유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확산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젊은 층일수록 고학력층일수록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미래의 소비자의 주역이다. 능동적인 소비자는 본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가수, 배우 등 유명인들을 좋아하고 지지하던 팬덤현상은 제품이나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팬덤그룹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꼼꼼히 검토하고 판단한다. 그들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평가하고 공유한다. 어떤 기업들은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좋은 이미지를 얻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자동차 회사는 ‘클린디젤’이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디젤 엔진 자동차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클린디젤의 이미지는 한국에서도 디젤 자동차의 확산에 일조 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성공은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의혹으로 신화는 무너지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으로 포장된 조작된 이미지에 분노하고 돌아서게 되었다. 반면에 시장에서 별로 확산을 하지 못하던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다시 확산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을 단순히 제품 전략의 성공과 실패로 본다면 위험한 접근이다. 소비자들은 본원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기업이 사명을 가지고 친환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 35억명이 연결되어 있는 SNS에 어떻게 공유될지는 메시지의 구성이나 포장이 아닌 기업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그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엉뚱하게 보이는 프로젝트에 투자를 한다. 대부분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큰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프로젝트가 잘 되었을 때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도 될 수 있다. 구글의 룬(Loon) 프로젝트는 기업의 비지니스와 사회적인 문제를 어떻게 연결하는가를 잘 볼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을 공기처럼 매일 사용하고 있지만, 지구의 절반은 아직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지역은 인터넷망을 설치할 경제적 여력도 없고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룬 프로젝트는 간단한 통신 장비를 탑재한 풍선을 띄워 낙후지역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15미터의 대형풍선을 만들어 20km 상공의 성층권까지 띄우면 전 세계 오지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간 정보격차를 줄이고 더 나아가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학교를 갈 수 없는 아이들이 원격교육도 받을 수 있고, 병원이 없는 곳에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최근 케냐에서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계획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추가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의 창업주인 엘론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 엑스(X)가 추진하는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이다. 구글 프로젝트가 풍선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라면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인공위성을 활용한다. 소형 저궤도 인공위성 1만2000개를 발사해 전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국 서부에 산불이 났을 때 피해지역에서 주민과 진화요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할 정도로 구체적인 진행이 있다.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구상으로 출발해서 결국 미래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모델이다. 과거에 수익의 일정부분을 기부하던 소극적인 활동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사회 문제와 연결해 기업의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다.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모든 기업활동을 철저히 환경문제와 연결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흥망과 달리 이 회사는 지난 50여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과 지구와 같이 가겠다는 동참의식으로 옷 한 벌을 산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묻고 있다. ‘당신 기업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이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국회의원 보좌진 3000명, 적정한 수인가
    안승찬 기자 2020.09.17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장.(사진=노진환 기자)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한여름을 넘기고 찬바람이 다시 불어오는데도 아직도 우리 일상을 옥죄고 있다. 간간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소식 등 희망이 보이기는 하나 아직도 전염병 종식은 요원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아마 한계상황에 접어든 경제주체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누구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신문을 펼쳐 들면 현실의 절박함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불요불급한 정치적 공방이나 이해관계 다툼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21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일하는 국회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미진했던 일들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결의에 찬 각오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것을 법안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는 의아하다. 급여를 받는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출결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법으로까지 정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회사원이 회사에 출근하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국회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여하튼 결의에 찬 각오로 시작했지만, 18개 상임위원회는 월 평균 두번정도 열리는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면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하였을까.◇조직 커질수록, 부수적인 일자리만 더 늘어가영국의 역사학자이자 경영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1909~1993)은 영국 식민성 직원으로 일하던 당시 관찰했던 현상을 분석해 1958년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책으로 발표했다.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의 업무량과 상관없이 직원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우선 부하 배증의 법칙이다. 업무량이 늘어나면 업무를 재분배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조직원을 채용해 업무 부담을 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두번째는 업무 배증의 법칙이다. 조직의 인원이 늘어나면 내부에 지시, 통제, 감독, 보고, 회의 등 본질적인 업무와는 상관없는 부수적인 업무까지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그가 근무하던 영국의 식민성이 꼭 그랬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영국의 식민지들이 독립을 했다. 당연히 관리해야 할 식민지는 엄청나게 줄었다. 하지만 식민성 직원은 1935년 372명에서 1954년 1661명으로 늘어났다. 영국의 해군도 그렇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 영국의 해군력은 최강이었다. 보유한 전함은 62척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기가 찾아온 1928년 전함 보유는 20척으로 줄었다. 그런데 해군의 관리직 공무원은 오히려 5249명에서 8177명으로 증가했다. 함정은 절반 이상 줄었는데 함정을 지원해주는 공무원은 60%가까이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업무량이 많아서 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인원이 많아서 일자리가 더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맞는 일이 필요해지면서 다른 업무를 찾아 조직을 키우고, 예산도 늘리고 이렇게 업무가 확장되면 다시 사람을 늘리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접경지역에 전략적으로 지켜야 할 중요한 다리가 있었다. 이 다리는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보급로 중의 하나이므로 군이 병력을 파견해 다리를 경비하도록 했다. 처음 시작은 주간에 경비병을 배치하고, 경계근무 후 본부대로 복귀하게 했다. 시간이 지나자 야간 경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경비업무를 주야 교대로 수행을 했다. 경비 인원이 늘어나자 본부대로 왔다갔다 하는 비효율을 줄인다며 다리 끝에 경비병 막사를 만들었고, 식사를 보급해오는 대신에 취사병을 두고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교대 경비병, 취사병 등 인원이 늘어나자 식료품과 비품보급을 위해서 보급병이 필요하게 되었고, 보급병이 배치된 후 막사 내에 전체 인원을 관리 감독할 장교급 초소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초소장이 업무를 시작한 후 인사 및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할 행정병을 배치하게 된다. 다리 하나를 두고 경비병으로 시작한 조직은 점차 커져서 작은 부대급으로 변하게 됐다. 만약 이런 부대에서 인원을 줄여야 한다면 어떤 인원을 줄여야 할까. 안타깝게도 조직은 경비병을 먼저 줄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비병의 인원비중이 전체 인원 중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런 농담 같은 일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경비병은 왜 배치했고, 부대는 왜 생겨났는가. 원래 목적이었던 다리를 지키는 일은 많은 일 중의 하나가 돼 버렸다.◇민생 입법 찾기 어려운 국회, 사람만 너무 많은 건 아닌지우리는 종종 일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 조직이든지 바쁘고 인원이 모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어떤 목적의 일을 하고 있는가. 또 다른 사례다. 한 기업의 임원회의에서 공장 신축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무려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단 15분만에 결론이 났다. 엄청나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다. 그 다음 안건은 직원들의 자전거 거치대를 본관 앞에 설치할지에 관한 결정이다. 비용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결정을 하는데 한 시간 이상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침묵을 지키던 임원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찬반 논쟁을 벌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따진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위직 임원들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형 공장 신축 프로젝트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결정에 따른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자전거 거치대는 어떤 결정이 나던 책임이 작은 안건이고, 모두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니 누구나 한마디씩 한다. 더구나 이런 사소한 일로 상대편에게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 하는 경향이 있다.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가 왜 저런 것을 알아야 하고 논쟁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 가는 듯하다. 300명의 국회의원과 의원 한 명당 9명의 보좌관을 계산하면 3000명의 조직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여의도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이들 3000명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냉정하게 살펴볼 때이다. 파킨슨의 법칙이 말하는 것처럼 국회나 정부부처의 인원수만 늘어나는 조직은 아닌지, 과연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국민을 위한 중요한 입법은 없고, 내부적인 관리 토론 정쟁만 가득한 것은 아닌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 [신동민의 인생영업]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
    장순원 기자 2020.08.20
    [신동민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 회장·‘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역대 최장기간 54일간의 장마가 끝나고 밝은 햇빛을 잠깐이나마 즐겼다. 반면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우울한 장마에서 벗어난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 들어가고 있다. 올해 2020년은 이래저래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장마가 할퀴고 간 안타까운 뉴스 사이에 사람이 아니 소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이 물에 잠기자 축사를 탈출한 소들이 지붕 위로 몸을 피한 모습이나 침수를 피해 떼 지어 도로를 달린 소들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뉴스를 생산한 주인공은 장마 폭우로 떠내려간 소가 전혀 다른 지방에서 발견된 경우였다. 전북 남원의 젖소는 60km 떨어진 전남 광양시 섬진강에서 발견되었고, 경남 합천의 한우는 80km나 떨어진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서 발견되었다. 소가 헤엄을 친건 지 떠내려간 건지는 모르지만 60km, 80km를 움직인 건 명백한 사실이다. 소는 엄청나게 큰 덩치와 행동이 느린 동물이라 수영에 능숙하지 못하다. 다만 물에 둥둥 떠다니는 수준이다. 정작 수영에 뛰어난 동물은 따로 있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말은 소보다 엄청나게 뛰어난 수영 실력을 자랑한다. 말의 개체 수가 적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장마 홍수에도 말에 대한 뉴스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예로부터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보통 저수지 같은 곳에서는 말이 소보다 훨씬 수영을 잘 한다. 말은 물에 빠지더라도 재빠르게 수영을 해서 빠져나온다. 그런 반면에 소는 덩치가 커서 물에는 잘 떠있지만 수영이 능하지 못해 느릿느릿 허우적거리며 물가로 나온다. 장마기에 홍수가 나서 급류가 생기면 소는 헤엄을 잘 못 치기 때문에 물에 둥둥 떠서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매우 위험하지만 어디 심하게 부딪혀 다치지만 않으면 발이 닿는 곳까지 떠내려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반면 말은 동물 중에 수준급인 수영 실력이 있어서 엄청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헤엄을 친다. 실제로는 말은 부피가 작아서 급류에 매우 약하다. 특히 물살이 심한 곳에서는 말은 수영을 해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고 또 급한 물살에 밀리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힘이 빠져 익사를 한다.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추었지만 결국 힘이 다해 익사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해서 우생마사(牛生馬死)라고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이다. 80km나 떠내려온 소가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자 했다면 힘이 빠져 익사를 했을 것이다. 소는 거대한 물길이라는 환경을 본능적으로 읽고 받아들인 것이 분명하다. 우생마사의 교훈은 장마철 홍수에서뿐만 아니라 영업에서도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영업 직원들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의 이익을 진심으로 생각하라고 수없이 강조한다. 영업할 때에는 눈앞에 작은 이익이 보이고, 쉽게 답하고 싶은 유혹이 항상 있다.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는 쉽게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고객은 언젠가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단 지성이라는 힘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영업사원의 교만함이 드러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교만함이 비수가 되어서 돌아올 때는 치명적이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고객이 정답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배우게 된다. 이런 진실을 안다면 영업을 하는 사람은 고객의 관점에서 올바른 방법을 찾고 제안을 해야 한다. 그것 만이 성공하는 지름길이자 정답이 된다. 오늘 작은 잔재주를 통한 결과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배워야 큰 영업인이 된다. 영업의 베테랑들도 본인의 능력을 과신하고 고객을 거스를 때 반드시 위기가 온다. 한 명의 고객을 속일수는 있으나, 고객이라는 전체 집단은 현명하고 본질을 꿰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고객을 존중하고 무서움을 아는 자가 진정한 영업의 명인이 된다. 국민들은 코로나에 지치고 장마 피해에 힘겨워 하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이라는 화두가 여전히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너무 과잉이 아닌가 생각도 되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니 탓할 수도 없다.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정부 여당은 각종 정책을 쏟아내면서 반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실망은 그렇게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은 지지율과 부동산 시장의 상황으로도 확연히 보인다. 엄청난 규제와 공급정책을 쏟아 냈지만, 아직도 많은 수요자들이 여전히 묻지마 구매를 하고 있다. 심지어 논란의 중심이었던 아파트를 넘어 빌라, 다세대주택까지 사재기가 확산되는 ‘패닉바잉’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정책자들은 언론이 방향을 호도하고 과장한다고 불평을 한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국민들은 본질을 느끼고 이해하고 판단을 하고 행동한다. 영업에서 고객들이 그런 것처럼 정책의 소비자인 국민들도 결국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들이 원하는 답을 해주면 된다. 너무 원론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말이 물길을 거스르면서 체력을 소진하는 동안 소는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묵묵히 내려가면서 발이 닿기를 기다렸다. 내리치는 물길을 거스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스스로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고, 결국에는 대중들이 정책을 따라 올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정책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매하지도 쉽게 조종당하지도 않는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국면 전환용 정책과 이벤트를 늘어 놓은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정책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조만간 땅에 발이 닿을 것이다. 사람도 말처럼 헤엄을 잘 치는 자가 익사를 한다는 옛말이 있다. 고전에 자기의 유능한 바를 믿다가 위험이나 재난을 초래한다는 의미로 선유자익(善游者溺)이라는 말을 쓴다. 무슨 일에서나 초보자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이미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시하고 싶어지고 자만하게 된다. 정치하는 자는 정치로 망하고, 사업하는 자는 사업으로 망한다. 당면한 과제를 신중한 자세로 보고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국민은 정치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정책입안자들이 가지고 있는 잔재주와 경험으로 국민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구시대적인 사고이자 엄청난 오만이다. 잠시 소나기를 피하고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국민의 집단 지성을 존중하고 그 물줄기를 진중하게 생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디지털콘텐츠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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