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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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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서 돈 번다엑스크루 '러닝앱' 美 시장국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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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글로벌’, 2025 대한민국상품대상 한류 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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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객 2천만 시대…호텔업 ‘슈퍼사이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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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비자 입국자 650만명 돌파, 역대 최고 기록 갱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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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칠맛 끝판왕, 40년을 밥도둑 잡았다[미식로드]
    감칠맛 끝판왕, 40년을 밥도둑 잡았다
    강경록 기자 2025.10.24
    [태안(충남)=글·사진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변 인근 ‘딴뚝통나무집식당’은 1981년부터 4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게국지’를 끓여 온 노포다. 정부가 지정한 ‘백년가게’이자 충남 노포음식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게국지 전문점으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오랜 신뢰를 얻고 있다.딴뚝통나무집식식당의 게국지통나무로 지은 식당 입구엔 커다란 호박이 층층이 쌓여 있다. 식당 내부는 나무 들보와 마루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벽면엔 방송 출연 사진과 오래된 손님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주방에선 게국지가 끓어오르며 구수한 향이 퍼진다.이 집의 주력 메뉴는 ‘게국지’다. 게국지는 태안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주재료인 꽃게에 배추와 무, 마늘, 고춧가루, 간장 등을 넣어 끓인 음식이다. 딴뚝통나무집식당은 일반 김치 대신 겨울배추를 사용하고, 설탕이나 조미료 대신 배추와 호박으로 단맛을 낸다.이창업(52·사진) 대표는 “겨울배추는 단맛이 강하고 호박은 천연 당분이 풍부하다”며 “두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국물의 감칠맛을 내는 비결은 ‘능쟁이 간장’이다. 능쟁이는 서해 갯벌에서 잡히는 작은 회색 게. 간장에 넣어 삭힌 능쟁이는 젓갈보다 향이 순하고 구수해 깔끔한 국물 맛을 낸다.꽃게 본연의 단맛이 살아 있는 딴뚝통나무집식당의 ‘간장게장’게국지 외에도 간장게장, 양념게장, 새우장도 인기 메뉴다.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꽃게 본연의 단맛이 살아 있다. 양념게장은 고춧가루의 매운 향이 입맛을 돋운다. 새우장은 대하를 사용해 담백한 감칠맛이 일품이다.원재료 관리에도 엄격하다. 꽃게와 새우는 산지와 계절별 수급 상황에 따라 재료를 선별하고 직접 입찰을 통해 확보한다. 이 대표는 “좋은 게장은 신선도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며 “산 채로 담그지 않고 급랭 과정을 거친 뒤 영하 25도 냉동실에서 안정시킨 후 장을 붓는다”고 설명했다.태안의 대표 맛집인 식당은 하루 평균 300명이 넘는 손님들이 몰려든다. 재방문율이 높은 단골도 많고 포장·택배 주문도 꾸준하다. 한자리를 오래 지킨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는 이 대표는 “손맛과 원칙을 지키면 손님은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이 집의 음식은 꾸밈이 없고 간결하다.딴뚝통나무집식당의 이창업 대표
  • 경주 입맛 사로잡은 황남빵의 '비밀' [미식로드]
    경주 입맛 사로잡은 황남빵의 '비밀'
    강경록 기자 2025.10.10
    [경주(경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경주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태종로 끝자락. 유리벽 건물 안에서 묵직한 향이 흘러나온다. 오븐의 열기와 밀가루의 냄새가 섞인 공기 속에 시간의 흔적이 느껴진다. 문을 열면 따뜻한 구운 냄새가 몸을 감싼다. 황남빵의 하루가 그렇게 시작된다. 장인의 손길로 황남빵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황남빵의 역사는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주 최영화(1917~1990)는 일본에서 제빵 기술을 배워 돌아와 고향 황남동에 작은 빵집을 열었다. 전쟁과 가난의 시대, 그는 귀한 밀가루를 아껴가며 직접 삶은 팥으로 속을 채운 단팥빵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빵을 ‘황남동 빵’이라 불렀고 시간이 흘러 ‘황남빵’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경주 태종로에 자리한 황남빵. 유리벽 건물 안에서 묵직하면서 고소한 향이 흘러나온다지금의 황남빵 본점은 경주시 태종로 783번지에 있다. 겉모습은 현대식이지만 내부는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움직인다. 작업대 위에는 하얀 밀가루가 소복이 쌓여 있고 커다란 그릇엔 팥앙금이 산처럼 담겨 있다. 반죽을 나누는 손, 팥을 감싸는 손, 껍질을 다듬는 손이 쉼 없이 움직인다. 손끝의 온기가 빵에 그대로 전해진다.한 알의 빵이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팥을 삶아 으깨고 걸러서 식히는 과정만 하루가 걸린다. 그 팥앙금이 전체 무게의 70%를 차지한다. 팥은 모두 국내산으로, 경북 봉화와 강원도 정선에서 재배된 아라리와 홍단 품종이다. 단맛은 약하지만 향이 깊고, 입안에 남는 여운이 길다. 방부제나 인공조미료는 넣지 않는다. 하루치만 굽는 이유다.갓 구운 빵을 꺼내면 열기가 손바닥에 닿는다. 껍질은 얇고 단단하며 속은 촉촉하고 묵직하다. 한입 베어 물면 팥의 단맛보다 구운 밀의 고소함이 먼저 느껴진다. 씹을수록 단맛이 은근히 퍼지고, 혀끝에는 미세한 고소함이 남는다. 달지 않지만 오래 남는 맛. 그것이 황남빵의 맛이다.황남빵의 특징은 겉은 얇고 단단하면서 속은 촉촉하고 묵직하다는 점이다.주방 안의 제빵사들의 손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수십 년간 몸에 밴 동작이다. 손의 기억이 기술이 되고, 기술이 전통이 된다. 이 단순한 반복이야말로 황남빵의 본질이다. 경주의 천년이 돌로 남았다면, 황남빵의 시간은 손끝으로 이어지고 있다.매장은 하루종일 손님으로 붐빈다. 여행객 대부분은 선물용 상자를 들고 나서지만 갓 구운 빵을 한입 베어 무는 사람들의 표정이 더 인상적이다. 따뜻한 빵 한 조각이 사람들을 작은 행복으로 이끈다. 가격은 20개입 2만4000원, 30개입 3만6000원으로 수년째 변하지 않았다. 황남빵의 시간은 효율보다 정직을 택한다.경주는 돌의 도시라 불린다. 그러나 그 돌 위에서도 사람의 손이 남긴 온기는 오래간다. 황남빵은 그 증거다. 구운 냄새, 팥의 향, 빵을 나누는 손. 그 모든 순간이 경주의 또 다른 역사다.장인의 손길로 황남빵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
  • [미식로드] 한 그릇에 담긴 시간의 풍경, 장흥의 여름을 맛보다
    한 그릇에 담긴 시간의 풍경, 장흥의 여름을 맛보다
    강경록 기자 2025.06.20
    [장흥(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여름은 입맛에서 시작된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계절, 전남 장흥의 밥상은 계절보다 먼저 여름을 데려온다. 들녘을 넘어온 바람이 장독대에 머물고, 깊은 장맛은 마을 어귀까지 퍼진다. 바다에서는 갯장어가 오르고, 산에서는 표고버섯이 내려온다. 그 모든 것이 한 상에서 만난다. 장흥은 한반도 남쪽 끝자락, 산과 바다, 숲과 들이 모여 사계절의 식탁을 빚어내는 땅이다. 이 고장에서는 음식이 곧 풍경이고, 그 풍경은 이곳에서의 삶을 말한다. 갯장어 샤부샤부 한 그릇에는 여름을 이겨내는 지혜가 담겨 있고, 구수한 된장국 한술엔 땅의 시간과 정성이 녹아 있다. 그렇기에 장흥의 음식은 단순한 ‘별미’가 아니다. 그것은 이 땅의 기억이고 땀이며, 이 고장이 축적해온 고유한 미식의 인문학이다. 들뫼바다의 ‘된장물회’◇여름을 견디는 장흥의 방식, 된장물회된장물회는 장흥 여름 식문화의 결정체다. 보기엔 얼음 띄운 찬 국물에 해산물을 담근 단출한 한 그릇이지만, 그 안엔 땅과 바다, 시간의 풍경이 담겨 있다.장흥 사람들은 예부터 더운 날 땀을 흘린 뒤 물 대신 된장을 풀어 만든 냉국을 마셨다. 몸을 식히면서도 속은 챙기는 삶의 방식이었다. 그 생활의 지혜는 시간이 흐르며 진화했고, 오늘날 된장물회로 이어졌다.된장물회의 핵심은 국물이다. 장흥산 토종 메주로 만든 된장을 찬물에 풀고, 열무김치 국물과 매실식초로 산미를 더한다. 여기에 마늘, 청양고추, 들깻가루가 어우러지면 국물은 단순한 냉국이 아닌 발효와 계절이 겹쳐진 맛의 풍경이 된다.들뫼바다의 ‘된장물회’그 안에는 계절별 해산물이 들어간다. 전어, 가자미, 백합, 갑오징어 등 장흥 앞바다에서 나는 재료다. 생선회나 데친 해산물 위에 국물을 붓고, 마지막엔 소면을 말아낸다.맛은 단순히 시원한 것이 아니다. 된장의 구수함, 열무의 풋산미, 매실의 청량함이 겹겹이 밀려온다. 혀끝보다는 몸 전체가 서서히 식는 듯한 시원함이다. 장흥 된장이 품은 발효의 깊이, 여름을 견디는 사람들의 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다.이 지역 사람들은 된장물회를 별미가 아니라 삶을 버티는 한 방식으로 기억한다. 된장물회 한 그릇엔 장흥의 기후와 자연, 그리고 손맛이 담겨 있다. 여름을 이기는 법, 그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여다지회마을의 갯장어샤부샤부◇남해서 올라온 여름의 단단함을 맛보다갯장어는 예로부터 남해안 일대에서 귀하게 여겨졌다. 특히 장흥 앞바다는 모래, 자갈, 갯벌이 어우러진 복합 해저지형으로 갯장어가 잘 자라는 최적의 환경이다. 빠른 물살을 이겨내며 자란 장흥 갯장어는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있고, 어민들은 그중에서도 가시가 연하고 살이 단단한 개체만을 선별해낸다.이 갯장어의 진가는 샤부샤부로 가장 잘 드러난다. 얇게 썬 살을 뜨거운 육수에 살짝 담그면 하얗게 말리며 피어나는데, 그 찰나의 순간은 식감의 정수를 보여준다. 육수는 단순한 물이 아니다. 황기, 녹각, 엄나무, 대추 등 약재로 만든 약선 육수로, 장흥의 여름 기후에 맞춰 기력을 보충하고 열을 가라앉히는 기능까지 갖췄다.입에 넣는 순간, 부드러움과 탄성이 동시에 밀려든다. 이중적인 식감은 장흥 갯장어만의 특징이다. 함께 곁들이는 부추, 양파, 미나리, 키조개 관자 등은 모두 이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로, 장흥의 자연을 그대로 담아낸다.여다지회마을의 갯장어샤부샤부조선 시대 『동의보감』에도 장어는 기력을 회복하는 보양식으로 기록돼 있다. 장흥에서는 여름철 대표 보양 음식으로 갯장어를 찾는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당히 분포된 갯장어는 무더위에 지친 몸에 힘을 채워주는 음식이다.식사의 끝은 죽이다. 장어의 감칠맛이 배인 육수에 쌀과 미나리, 달걀을 넣고 천천히 끓여낸 죽은 단순한 후식이 아니라 속을 위한 마무리다. 깊은 국물의 여운은 여름이 지나도 오래도록 기억된다.취락식당의 장흥삼합◇육지와 바다가 만난 맛, 장흥삼합삼합(三合)은 서로 다른 식재료 세 가지를 함께 구워 먹는 조리 방식이다. 전라도에서는 이 방식이 음식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법칙처럼 전해진다. 장흥에서는 한우, 표고버섯, 키조개가 그 삼합을 이룬다. 각각의 재료는 장흥의 지형과 산업을 상징한다. 육지의 청정 초지에서 자란 한우, 깊은 숲에서 나는 표고, 남해의 바다에서 나는 키조개. 장흥삼합은 그 자체로 지역의 자연과 생업이 입안에서 만나는 조합이자, 세 식재료가 따로 또 같이 살아나는 궁극의 맛 조합이다.장흥삼합은 돌판에 세 재료를 함께 올려 굽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고기에서 배어난 기름을 머금은 표고버섯이 향을 더하고, 키조개는 그 사이에서 단맛을 보탠다. 각 재료가 따로 또 같이 살아나며, 입안에선 숲과 바다가 겹쳐진 풍경이 펼쳐진다.이 조합은 단순한 미각의 결합이 아니다. 장흥의 농업, 임업, 어업이 만들어낸 식문화의 총합이다. 한우를 기르고, 버섯을 키우고, 조개를 채취하는 이들의 노동이 한 접시에 담긴다. 장흥삼합은 음식이면서도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낸 서사다.식사의 마지막은 된장찌개로 이어진다. 돌판 위 남은 기름에 제철 나물과 된장을 풀어 끓이면, 삼합의 맛과 향이 국물 속에서 다시 한번 피어난다. 한 끼 식사 그 이상을 증명하는 장흥의 방식이다.장흥삼합은 단지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 이 고장의 자연과 노동, 계절과 공동체가 한순간에 녹아드는 경험이다. 그 찰나의 조화 속에서 장흥은 가장 맛있는 언어로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취락식당의 장흥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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