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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 알고도 부실 대응..결국 사망 사고로 [그해 오늘]
    위험 알고도 부실 대응..결국 사망 사고로
    장영락 기자 2026.01.22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26년 전인 2000년 1월 22일 대구 한 도시철도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공사 현장 붕괴 사고가 흔히 그런 것처럼, 3명의 사망자를 낸 이 사고도 부실 시공과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다.대구MBC 캡처사고는 대구 중구 동산동 신남네거리 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에서 발생했다. 오전 5시 12분 공사를 위해 임시로 만들어놓은 복공판이 내려앉았는데, 하필 위에 정차해 있던 버스가 추락한 것이다.당시 공사장 직원 지시로 승객 3명, 기사 1명이 타고 있던 좌석버스가 정차해있다가 복공판 붕괴와 함께 추락했고 4명이 그대로 매몰됐다. 운전기사는 구조됐지만 다른 승객 3명은 결국 다음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사고 원인은 부실 시공에 초동 안전 조치 미흡이 겹치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장이 이미 새벽 4시쯤부터 붕괴 기미를 보였고, 복공판 일부가 내려앉은 것을 공사현장 순찰차가 발견했으나 30분이나 늦게 보고를 한 것부터 문제의 시작이었다.뒤늦게 도착한 현장소장 등도 사태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차량과 시민 통행을 전면 통제하지 않았다. 더욱 어처구니없게도 복공판이 꺼진 차로만 막고 차량을 통제해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 대기를 하던 시내버스가 추가 붕괴와 함께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대구MBC 캡처사고 이후 수습 과정도 가관이었다. 지금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책임자를 찾기 위한 수사가 진행됐겠지만 대구시는 사고원인 조사를 기술협회에 의뢰해 ‘사고가 불가항력이었다’는 황당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원인 조사를 위한 용역비조차도 시공업체가 지불하도록 해 결과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사고 책임 역시 현장을 떠난 당직 근무자 등 몇명만이 사법 처리를 받는 것으로 끝났다.
  • 성매매 요구 거절에 격분…종로 여관에 불 질러 7명 목숨 앗아갔다[그해 오늘]
    성매매 요구 거절에 격분…종로 여관에 불 질러 7명 목숨 앗아갔다
    김민정 기자 2026.01.21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8년 1월 21일, 서울 종로 서울장여관에 불을 질러 10명(사망 6명, 부상 4명)의 사상자를 낸 유모(53) 씨가 구속됐다.중식당 배달원으로 일해온 유씨는 이날 방화에 앞서 2시 6분께 술에 취한 채 여관 주인 김모(71) 씨와 다툼을 벌였다. 유씨는 주인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가 이를 거절하고 숙박도 안 된다고 하자 소란을 피웠다.(사진=연합뉴스)이후 유씨는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아 택시를 타고 약 1.7㎞ 떨어진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이 떨어졌다”면서 휘발유 10ℓ를 구매했다. 택시를 타고 다시 여관으로 온 유씨는 현관문을 열고 1층 복도에 휘발유를 모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유씨는 이후 태연하게 “여관 주인이 나를 안 들여보내줘서 불을 질렀다. 근처 약국 앞에 있겠다”라고 경찰에 신고했다.불이 나자 여관 주인과 인접 업소 종업원 등이 뛰쳐나와 소화기 10여 개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스프링클러는 건물용도와 연면적상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또 여관이 좁은 골목 안쪽에 있어 소방차량 진입도 어려웠고, 소방차량 50대와 소방관 180여 명을 투입한 화재 진화는 1시간가량이 소요됐다.A씨가 불을 지른 서울장여관은 총 객실 8개에 한 방 크기가 6.6~10㎡(약 2~3평) 정도인 노후한 여관으로 속칭 ‘달방’으로 불리는 숙소들 중 하나다.해당 여관은 장기 투숙비가 한 달 보통 45만 원, 하루 1만 5000원 수준이어서 보증금을 내고 월셋집을 구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 노동자들이 주로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화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는 총 6명이다. 이중 남성 투숙객 2명은 2년 전부터 이 여관에서 숙박해온 장기 투숙객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남성 역시 3일 전 장기투숙을 위해 이 여관을 찾았다.(사진=연합뉴스)화풀이 방화로 인한 희생자 중에는 방학을 맞아 전국을 여행하던 중 서울을 찾은 세 모녀도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했다.박모(34) 씨는 방학을 맞은 중학생 이모(14) 양, 초등학생 이모(11) 양과 함께 1월 15일부터 전국 각지를 여행했으며, 여행 5일째인 19일 서울에 도착해 저렴한 숙소를 알아보던 중 해당 여관에 짐을 풀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는 다음날 여행을 위해 잠들었고, 이날 유씨가 지른 불어 피할 사이도 없이 참변을 당했다.투숙객들은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데다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았더라도 대피로는 없었다. 유씨가 유일한 탈출구인 1층 현관 복도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에는 유씨가 해당 여관을 자주 찾았던 곳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조사 결과 처음 방문했던 곳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성매매 생각이 나 그곳으로 갔고 골목에서 처음 보이는 여관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검찰은 “욕정을 채우지 못한 피고인이 분풀이를 위해서 치밀하게 방화 계획을 세우고 불특정 다수가 숙박하는 여관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죄책에 상응하는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하지만 1심 재판부는 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 없다. 법이 허용하는 한 가장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검찰이 구형한 사형은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가해 행위를 해서 사망을 초래한 것이 아니며 피고인이 과거 전력상 유사한 내용 정도의 범행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다”며 “사형이 반드시 피해자 측에 완전히 위로가 되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동거녀 콘크리트 암매장' 했는데 벌써 출소했다고?" [그해 오늘]
    "'동거녀 콘크리트 암매장' 했는데 벌써 출소했다고?"
    박지혜 기자 2026.01.2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8년 전 오늘, ‘동거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행방을 묻고 다닌 30대 남성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지난 2017년 6월 24일 충북 음성군의 한 밭에서 동거녀를 살해한 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 씨가 현장 검증에서 시신을 옮기는 과정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당시 청주지법은 폭행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당시 39세)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이 씨는 2012년 9월 중순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 동거하던 여성 A(당시 36세)씨의 원룸에서 ‘헤어지자’는 A씨 말에 격분, 폭행해 살해한 뒤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A씨 시신을 원룸에 3일간 방치한 이 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인근 어머니 지인 소유의 밭에 암매장하기로 마음먹고 친동생(당시 37세)에게 도움을 청했다.두 사람은 밭에 웅덩이를 판 뒤 A씨 시신을 넣고 발각되지 않도록 시멘트를 부었다. 이후 이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동거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되레 행방을 묻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이 씨는 ‘여성이 동거 중인 남성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4년 만에 덜미를 잡혔고, A씨 시신은 백골로 발견됐다.이 씨에 대해1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가 우발적이고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 반성하고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 유족과 합의되지 않아 중벌을 피할 수 없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이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죄가 아닌 폭행치사와 사체은닉죄였다. 시신이 백골화되면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씨의 진술에 따라 A씨를 죽일 의도 없었다는 데 무게가 실린 것이다.살인죄는 법정형이 징역 5년 이상으로, 사형과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지만 폭행치사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재판부가 살인을 저지르고 콘크리트 암매장한 ‘엽기’ 범죄자에게 5년형을 내리면서 ‘중벌’이라고 표현한 점도 이 때문이다.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이마저도 2년을 감형해 이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유족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라는 게 양형 이유였는데, 20년간 인연을 끊고 지낸 A씨 아버지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셌다.A씨는 20년간 따로 산 아버지와 1년에 한두 번 연락하는 게 다였고, 2012년부터 A씨 시신이 발견된 2016년까지 그나마 있던 연락도 끊겼지만 A씨 아버지는 실종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그런 A씨 아버지가 딸을 숨지게 한 이 씨 측에게 돈을 받고 합의해준 것이다. A씨 아버지는 법원에 이 씨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했다는 후문이다.이 씨에 대한 항소심 판결 하루 뒤, 고3 딸을 성추행한 상담교사를 살해한 40대 여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으면서 비난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법조계에선 두 사건이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결과만 같을 뿐,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다르고 범행이 우발적이었는지 계획적이었는지가 양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법원이 상담교사 살해 사건에 대해 우리 법질서에서 용납하지 않는 사적 복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피해자가 납득할 만한 판결이 내려지면 누가 사적 복수를 하겠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2017년 6월 이 씨의 형이 확정됐다.1심과 항소심에서 공소 내용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법리적 다툼 사항이 없기 때문에 상고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었다.다만 검찰은 “생전 피해자와 절연 관계에 있던 아버지의 합의로 감형돼 유감스럽다”며 “이런 경우를 유대 관계에 있는 유족의 일반적인 합의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한편, 이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사체 은닉)로 함께 구속기소된 동생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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