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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방 BJ 다녀간 덕분?… ‘옛날 할머니 분식’을 찾는 이유[쩝쩝박사]
    먹방 BJ 다녀간 덕분?… ‘옛날 할머니 분식’을 찾는 이유
    송혜수 기자 2023.03.11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 [편집자주]지난 3일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있는 ‘옛날 할머니 분식’을 방문했다. (영상=이데일리 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우리 집 떡볶이에는 어머니의 인생이 담겼어요”서울 중랑구 중화동 노포 거리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떡볶이집이 있다. 한 자리에서 50년 넘게 장사를 이어온 이곳의 이름은 바로 ‘옛날 할머니 분식’이다.세 테이블 남짓한 이 작은 가게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은 먹방(먹는 방송)으로 유명한 비제이(BJ)들의 방문 때문만은 아니었다. 넉넉한 인심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옛날 할머니 분식만의 특별한 떡볶이 양념 등이 멀리서도 가게를 찾게끔 했다.(사진=송혜수 기자)지난 3일 해당 가게를 직접 가봤다. 가게 입구에서부터 50년의 세월이 물씬 느껴졌다. 미닫이문을 밀고 들어서니 훈훈한 공기가 훅 밀려 들어왔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메뉴판을 살펴보니 대부분 가격이 5000원이었다. 만원이 넘어가는 메뉴는 신당동식 즉석 떡볶이 대(大)자 하나뿐이었다. 이 메뉴만 1만5000원이었다.옛날 할머니 분식의 메뉴판. 1만원을 넘어가는 메뉴는 단 하나뿐이다. (사진=송혜수 기자)‘이제 1만 원짜리 한 장으로는 서울에서 비빔밥도 사 먹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과는 다소 상반된 메뉴판이었다. 실제 지난 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지역 기준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비빔밥은 8.8% 올라 1만 원을 기록했고 냉면도 9.0% 올라 1만692원으로 1만 원 선을 돌파했다. 이 밖에도 삼겹살(200g) 1만9001원(12.1%), 김밥 3100원(12.0%), 삼계탕 1만6000원(11.8%), 칼국수 8615원(10.9%), 김치찌개 백반 7654원(8.2%) 등도 가파르게 상승했다.이날 주문한 메뉴는 즉석 떡볶이와 꼬마김밥이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런데 옛날 할머니 분식은 그야말로 ‘남는 게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했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양이 적진 않을까 생각하던 찰나, 가게 직원은 “양이 많으니 즉석 떡볶이 소(小)자를 시키셔도 된다”고 권유했다. 즉석 떡볶이 소자는 5000원이다.고민 끝에 주문한 메뉴는 즉석 떡볶이 중(中)자(1만 원)와 꼬마김밥(2개 1000원)이다. 우동과 같은 다른 메뉴도 주문하려 했으나 직원은 가게 사정으로 당분간 떡볶이와 꼬마김밥 외 다른 메뉴의 주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진=송혜수 기자)이날 먼저 맛본 즉석 떡볶이는 상상 이상으로 푸짐했다. 큼지막하게 썬 양배추와 대파 등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 위로는 튀김만두 4개가 장식됐다. 떡과 쫄면 사리, 라면 사리 등도 모자람 없이 넉넉히 들어 있었다. 얼핏 봐도 3~4명은 족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떡볶이 양념은 짜장과 고추장이 적절히 섞인 듯했다. 그럼에도 텁텁하지 않았고, 자극적인 매운맛보다는 달큰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났다. (영상=송혜수 기자)이 밖에 떡볶이 속 갖가지 재료들은 저마다의 식감을 선사했다. 특히 당면으로 채워진 튀김만두는 떡볶이 양념에 찍어 먹을 땐 바삭했고, 양념에 오래 담가 적셔 먹을 땐 입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은은하게 단맛을 내는 양배추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러웠다. 쫄깃한 식감의 쫄면 사리 역시 별미였다. 떡볶이와 곁들여 먹기 위해 주문한 꼬마김밥의 길이는 한 뼘보다 약간 작았다. 속 재료는 얇게 썬 당근과 단무지가 채웠다. 직원의 추천에 따라 꼬마김밥을 떡볶이 양념에 찍어 먹으니 밥알 사이사이 양념이 배어 입맛을 사로잡았다.꼬마김밥에는 당근과 단무지가 들어갔다. (사진=송혜수 기자)주문한 음식을 먹는 사이 가게엔 끊임없이 손님들이 다녀갔다. 연령층도 다양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이들부터 젊은 부부, 중년의 남성들이 가게를 찾았다. 테이블이 만석인 것을 보고 포장이 되느냐고 물어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직원은 쉴 새 없이 바쁜 상황에도 불 조절을 해주는 등 손님 한명 한명을 챙겼다.(사진=송혜수 기자)이곳의 사장은 올해로 82세의 서복출 씨다. 어머니를 도와 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서 씨의 아들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어머니의 경영 철학을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께서는 장사하시면서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으셨다”며 “욕심부리지 않고 정성을 다해 장사하신 어머니의 마음을 이어받아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서 씨의 아들은 경기 불황과 고물가 상황이 마냥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지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마련한다”고 했다.떡볶이의 쫄면과 라면 사리가 푸짐하다 (영상=송혜수 기자)우동과 같은 부가적인 메뉴가 잠정 중단된 데 대해선 “개인 사정이 생겨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우동은 어머니를 도우면서 제일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었는데 현재 주문을 받을 수 없어 아쉽다. 여건이 되면 다시 손님께 대접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어머니 가게 일을 도우면서 힘든 점은 없다고 했다. 50년의 세월 동안 가게 곳곳엔 일일이 다 말할 수 없는 추억이 남았다. 서 씨의 아들은 “어머니는 손님들이 배불리 먹는 모습만 봐도 뿌듯해하신다”며 “앞으로도 어머니를 도와 지금처럼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 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 드립니다.
  • “밥 먹고 도망간 학생” 노량진 닭곰탕집 사연 들어보니[쩝쩝박사]
    “밥 먹고 도망간 학생” 노량진 닭곰탕집 사연 들어보니
    송혜수 기자 2023.02.25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 [편집자주]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알려진 닭곰탕집을 찾았다. (사진=이데일리 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코로나19가 가장 심할 때는 하루에 국밥 1~2그릇 판 적도 있었어요. 이제 조금 나아지나 했더니 재료비 오르고 가스비마저 올라서 힘드네요”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20년 가까이 닭곰탕집을 운영해온 유민경(69) 씨는 지난 21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고시생과 수험생이 밀집해 있는 노량진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불리던 이곳은 전날까지만 해도 닭곰탕 한 그릇에 6000원을 받았지만, 이날부터 7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사진=송혜수 기자)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20만 원 안팎으로 나오던 가스비가 지난 1월 30만 원을 넘기면서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닭곰탕 특성상 종일 육수를 끓여야 해 가스를 항상 써야 하는데, 가스비가 오르면서 예전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5월(5.4%), 6월(6.0%), 7월(6.3%)까지 치솟은 뒤 10월(5.7%), 11월~12월(5.0%) 등 하반기에 둔화하고 있지만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품목별로 보면 전기·가스·수도는 28.3% 상승해 별도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전기료는 전년 동월 대비 29.5%, 도시가스는 36.2%, 지역난방비는 34% 올랐다. 가게 입구에는 천사무료급식소 후원 가게임을 인증하는 ‘천사 나눔 인증’이 붙어 있다. (사진=송혜수 기자)사장 유씨는 이날 기자가 가격 인상 후 첫 손님이라고 했다. 닭곰탕 한 그릇을 주문하자 망설이며 7000원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선결제 후 받은 음식은 정갈했다. 구성은 닭곰탕과 공깃밥, 깻잎 무침과 배추김치, 깍두기가 밑반찬으로 제공됐다. 유씨는 음식을 내어주며 부족한 반찬이 있으면 더 챙겨 줄 테니 말해달라고 했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닭곰탕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6000원이었으나, 이날부터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영상=송혜수 기자)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닭곰탕 국물을 한 숟갈 들어 맛보니 속까지 훈훈하게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닭곰탕 안에는 잘게 찢은 닭고기와 파 등이 들어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재료를 아끼지 않은 듯 푸짐했다. 공깃밥을 말아먹으니 순식간에 든든해졌다.곁들이는 반찬은 저마다 조금씩 맛이 달랐다. 특히 깻잎 무침은 매콤하면서 적당히 새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 밖에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담백한 닭곰탕과 환상의 궁합을 이뤘다. 다 먹을 때쯤 사장은 계피와 대추, 감초와 생강으로 우려낸 차를 건넸다. 은은하게 단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했다.(사진=송혜수 기자)그는 “사실 가게를 하면서 대출금 등을 전부 충당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아들 부부가 도와줘서 견디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유씨는 꾸준히 지역 노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유씨는 “봉사라는 단어를 쓰기가 참 민망한데 간식 등을 지역 노인정 등에 한 번씩 전달한다. 최근에는 빵과 우유를 100개씩 전달했다”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늘 어르신께 잘하라고 하셨다. 어머니의 가르침을 지키려고 크게 도울 순 없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진=송혜수 기자)그의 이러한 나눔은 가게를 찾는 학생들에게도 이어졌다. 유씨는 “아무래도 노량진에서 장사하다 보니 학생 손님을 많이 만나게 된다”며 “학생들을 보면 아들 생각이 난다. 홀로 두 아들을 키워내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학생 손님을 보면 아들 어렸을 적 보는 것 같아 늘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는 “간혹 밥을 다 먹고 몰래 도망가는 학생이 있었다. 그중에는 솔직하게 당장 돈이 없는데 배가 고프다고 말하던 학생도 있었다”며 “‘배가 고프면 밥 먹어야지, 어서 앉아요’라고 말해줬다. 기왕 밥 지어 놓은 거 조금 내어주는 것인데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한눈에 봐도 재료가 푸짐하다 (영상=송혜수 기자)이어 “예전에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이 가게를 찾은 적도 있었다”며 “당시 학생들에게 서로 꿈을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를 조금 했다”고 회상했다. 유씨는 “그 학생들은 이후에 단골이 돼서 각자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한 뒤 그 소식을 들려주기도 했다”며 “한 곳에서 장사를 오래 하다 보니 부부가 돼서 다시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고 전했다.또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던 학생도 있었는데 말을 조금 더듬는 친구였다”며 “말 더듬는 것 때문에 면접에서 항상 떨어졌다더라. 그 학생이 면접 하루 전에 밥을 먹으러 와서 하도 걱정을 하기에 같이 기도해줬다. 학생은 이후 합격해서 천안으로 근무지를 배정받고 호두과자를 사 왔다”고 말했다.(사진=송혜수 기자)이처럼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 유씨의 가게는 현재 한적하다. 그는 “노량진 일대가 권리금 1억 원을 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가게가 빠졌다”며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공공요금마저 오르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털어놨다.그는 “가끔 ‘내가 몇 살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건강이 허락한다면 80세까지는 가게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유씨는 “힘닿는 데까지 닭곰탕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지혜를 나눠주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 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 드립니다.
  • “아이 업고 도망간 엄마… 쌀·연탄 사다 줬지요”[쩝쩝박사]
    “아이 업고 도망간 엄마… 쌀·연탄 사다 줬지요”
    송혜수 기자 2023.02.11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 [편집자주]지난 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옛날 중국집’을 방문했다. (사진=이데일리 송혜수 기자)[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우리도 참 어렵게 살았어요. 주변에 신세를 많이 졌으니 받은 만큼 베푸는 것이지요”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옛날 중국집’ 사장 김명숙(75)·오춘근(78)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1973년 처음 문을 열고 한 골목에서 50년째 영업 중인 이곳에선 지난 2012년부터 매월 셋째 주 월요일마다 주변 저소득층·홀몸노인을 위해 짜장면 무료 나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사진=송혜수 기자)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짜장면 무료 나눔은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 인근 성북동주민센터를 통해 쿠폰을 전달하며 나눔을 대신하던 시기도 있었다. 다행히 최근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김씨 부부의 짜장면 나눔 봉사는 제자리를 되찾았다.지난 7일 오후 1시께 옛날 중국집을 직접 방문했다. 가게 입구에는 김씨 부부의 사진과 함께 “나는 성북동이 너무 좋아요. 내가 여기 이사 와서 어렵게 가게를 꾸렸으니까 내 역사가 이 마을에 다 있으니까 좋아요”라고 적힌 글이 붙어 있었다. 가게 입구에 붙어 있는 김씨 부부의 사진. (사진=송혜수 기자)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훈훈한 온기가 제일 먼저 느껴졌다. 때마침 인근 학교에서 졸업식이 있던 터라 내부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찬찬히 가게를 둘러보니 벽마다 성북구청 등에서 수여한 표창장이 걸려 있었다. 한쪽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음식을 조리하고 계십니다. 재촉하지 말아주세요’ ‘음식 맛있게 해 드릴게요. 재촉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안내문도 보였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짜장면(6000원)과 군만두(5500원)다. 직원은 주문과 동시에 단무지 등을 정갈하게 담아 제공했다. 2분 정도 기다리니 주문한 음식이 모두 나왔다.이날 주문한 메뉴는 짜장면(6000원)과 군만두(5500원)다. (영상=송혜수 기자)짜장면에는 삶은 메추리알과 완두콩 등이 올려져 있었다. 짜장을 살짝 떠서 먼저 맛보니 간이 세지 않고 적당히 감칠맛을 냈다. 면을 비빌 땐 특유의 차진 소리가 귀를 간질였다. 골고루 비벼진 짜장면에는 윤기가 감돌았다. 큼지막하게 썰린 고기와 감자, 양파 등은 짜장면을 먹는 동안 다양한 식감을 냈다.군만두는 총 8개가 나왔다. (사진=송혜수 기자)골고루 노릇노릇 튀겨진 군만두는 총 8개가 나왔다. 한입 베어 물으니 ‘바사삭’하는 소리가 났다. 군만두의 속은 부추와 다진 고기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향긋한 부추 향이 은은하게 입안에서 퍼졌다. 간장을 살짝 찍어 맛보니 짭짤한 맛이 더해져 새로운 맛을 선사했다. 짜장을 덜어 함께 먹어보니 담백함이 배로 느껴졌다.(사진=송혜수 기자)사장 김씨는 옛날 중국집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곳은 단순 생계 수단을 넘어 김씨 가족의 삶이 담겼다는 의미다. 그가 처음 장사를 시작한 곳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이었다. 그곳에서 문방구를 차렸다가 삼선교의 한성여고 앞으로 이사를 하며 문방구 장사를 이어왔다고 한다.가게 내부를 장식한 각종 표창장 (사진=송혜수 기자)김씨는 “당시 문방구 겸 간식거리 등을 팔았는데 감자를 한 가마니 머리에 이고 가지고 와 기름에 볶아 팔았다”라며 “한성여고 운동부에서 많이 찾아와줬는데 장사가 잘되진 않았다. 그러던 중 성북동에 가게 자리가 났다고 해서 돈을 빌려 보금자리를 옮겼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부부는 지금의 가게가 된 이곳에서 도넛, 순대, 찐빵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사진=송혜수 기자)김씨 부부가 숱한 장사를 하면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일은 공사 현장의 간이식당인 이른바 ‘함바’를 운영하던 때다. 함바를 하면서 돈을 떼이는 날도 잦았다고 한다.김씨는 “그럴 때마다 속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돈을 안 주고 도망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돈이 없으면 그랬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장은 돈을 못 받았지만 내가 받을 돈이니 언젠가는 그 돈이 나를 도와줄 것이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군만두의 속은 부추와 다진 고기 등으로 채워졌다. (사진=송혜수 기자)그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이후 장사도 잘됐다”라며 “꼭두새벽부터 쉬는 날 없이 악착같이 일해서 번 돈으로 세 들어 있던 집을 사고 가게도 점차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사정이 나아지면서 부부는 그간 신세 진 사람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김씨는 “참 어렵게 살았다. 사실 창피하고 아주 오래된 옛날이야기라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라며 “우리도 힘들 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베풀어야겠다는 마음에 짜장면 무료 나눔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가게 한쪽 벽에 붙여진 안내문. (사진=송혜수 기자)이어 “과거 아이를 업고 가게를 찾았다가 돈을 안 내고 도망간 젊은 엄마가 가끔 생각이 나는데 그때 사정이 너무 안 돼서 연탄과 쌀을 사다 준 적이 있다”며 “돌이켜 보면 그때 도운 덕에 지금 이렇게 잘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김씨 부부의 선행은 다른 가게로도 번지고 있다. 인근의 미용실에선 할머니들의 머리를 무료로 손질해주고, 밥집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식권을 나눠주며 선행을 베풀고 있다. 또 빵집에서는 빵을 나눠주기도 한다. (사진=송혜수 기자)이를 두고 김씨는 “너무 감사하다”며 “가게로 찾아와 어떻게 하면 선행에 동참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이들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참 감사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아울러 김씨는 가게 일과 봉사를 돕는 두 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자식들도 엄마가 한 것처럼 가게를 지켜나가겠다고 했다”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잘 자라줘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더 잘해야지요. 동네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힘닿는 데까지 도와주려고요”라며 웃어 보였다.‘쩝쩝박사’는 내 돈 주고 내가 사 먹는 ‘내돈내먹’ 기사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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