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박기주

기자

국회기자 24시

  • 성과 없는 민주당의 '일하는 국회'[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약 2개월이 지났습니다. 국회가 연일 복작복작 한 걸 보면 바쁘긴 참 바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성과를 내기 위함이지 않나요? 국회의 성과는 입법입니다. 그러나 지금 국회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한 법이 없습니다. 본회의가 그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상황에 ‘일하는 국회’라는 구호는 텅 빈 것처럼 느껴집니다.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야당 의원들이 줄지어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去野의 입법 독주에 정부는 거부권 카드…꽉 막힌 정국최근 국회의 모습은 그야말로 ‘약속대련’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약속된 싸움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합니다. 그러면 국민의힘에서 ‘합의되지 않은 법’이라며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를 요청합니다. 민주당은 크게 반발합니다. 거부권을 사용해선 안된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종종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끝내 대통령은 재의 요구를 하며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냅니다. 재표결 끝에 법안은 최종 폐기됩니다.재의 표결에서 법안이 폐기되면 야당 의원들은 어김없이 ‘규탄대회’를 엽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정부·여당을 질타하며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근데 그 모습이 참 이질적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듯 분개하고 있지만 실상 미리 준비된 피켓을 들고 이미 써둔 대본을 읽고 있으니 말입니다.지난 21대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간호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이 이런 전철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고작 2개월이 지났는데 이 모습이 반복 중입니다. ‘방송4법’을 두고 진행되는 필리버스터도 결국 이 수순으로 가는 정류장에 불과해 보입니다.◇민주당 ‘입법 속도전’에도 성과는 없어문제는 민주당이 ‘효율’을 앞세우며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현 상황이 결국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유도하는 것이 ‘성과’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역설적으로 국회는 비효율의 극치여야만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법안을 본회의에 올린 후에야 10시간이고 12시간이고 필리버스터를 할 것이 아니라, 상임위 단계에서 그 시간 동안 토론을 했어야 했습니다.그 예로 오는 8월 1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들어보겠습니다.이 법은 ‘노동자’에 포함되는 사람을 확대해 특수고용노동자, 하청 노동자 등을 노동법 보호 대상에 포함하려 합니다. 쟁의활동에 따른 사용자의 손해배상소송 요건도 제한합니다. 사용자의 경우 교섭 대상이 확대되고, 손배소를 제한하니 이 법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이 법은 지난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또 다시 상정됐습니다. 제20대 국회부터 벌써 9년째 환노위에서 활동하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게 만약 거부권이 그대로 통과됐을 경우 노동자를 도와주는 게 아니잖아요. 노동자를 위한 게 아니잖아요. (안건조정위원회에서) 90일 동안 충분히 논의해 여야가 합의해내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지, 이건 절대 도움이 안되고 거부권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유인하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임 의원 말대로 여당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강행처리된 법안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만들어지고,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휴지통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야당은 단독으로 이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다음 절차는 위에 설명한 강행처리~규탄대회 수순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입법 결과물 내기 위해선 ‘비효율의 역설’ 찾아야현 상황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직전 당대표이자 차기 당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를 성남시장 시절부터 알고 지낸 정치권 인사의 얘기입니다. “이 지사(경기도지사라 부르더군요) 스타일이 국회에까지 뻗친 것”. 행정가인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는 ‘성과’입니다. 이 후보 측 사람들도 이 후보가 효율을 따지는 능력주의자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국회 입성 전까지 이 후보는 토론이란 지난한 과정보다는 탑다운 방식으로 업무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민주당이 국민의힘과의 토론보단 ‘입법 추진’이란 성과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 이 후보 스타일과 유사합니다.정치권 경험이 풍부한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민주당 상황에 대해 “잘못됐다고 보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미 민주당이 ‘컨셉’을 정했는데 여기서 바꿀 순 없다. 한동안은 이대로 밀고 가면서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여야 양측에서 모두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중진 의원은 ‘대화’가 핵심이라고 조언합니다. ‘전격 합의’라는 것은 극적으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라 아주 지겨운 협상의 과정이 필수라면서요.‘일하는 국회’는 결과물로 말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제1의 과제는 서로 지쳐 떨어질 때까지 대화하는 일입니다. ‘비효율의 역설’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이수빈 기자 2024.07.27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약 2개월이 지났습니다. 국회가 연일 복작복작 한 걸 보면 바쁘긴 참 바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성과를 내기 위함이지 않나요? 국회의 성과는 입법입니다. 그러나 지금 국회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한 법이 없습니다. 본회의가 그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상황에 ‘일하는 국회’라는 구호는 텅 빈 것처럼 느껴집니다.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야당 의원들이 줄지어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去野의 입법 독주에 정부는 거부권 카드…꽉 막힌 정국최근 국회의 모습은 그야말로 ‘약속대련’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약속된 싸움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합니다. 그러면 국민의힘에서 ‘합의되지 않은 법’이라며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를 요청합니다. 민주당은 크게 반발합니다. 거부권을 사용해선 안된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종종 용산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끝내 대통령은 재의 요구를 하며 법안을 국회로 돌려보냅니다. 재표결 끝에 법안은 최종 폐기됩니다.재의 표결에서 법안이 폐기되면 야당 의원들은 어김없이 ‘규탄대회’를 엽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정부·여당을 질타하며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근데 그 모습이 참 이질적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듯 분개하고 있지만 실상 미리 준비된 피켓을 들고 이미 써둔 대본을 읽고 있으니 말입니다.지난 21대 국회에서 양곡관리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간호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이 이런 전철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고작 2개월이 지났는데 이 모습이 반복 중입니다. ‘방송4법’을 두고 진행되는 필리버스터도 결국 이 수순으로 가는 정류장에 불과해 보입니다.◇민주당 ‘입법 속도전’에도 성과는 없어문제는 민주당이 ‘효율’을 앞세우며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현 상황이 결국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유도하는 것이 ‘성과’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역설적으로 국회는 비효율의 극치여야만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법안을 본회의에 올린 후에야 10시간이고 12시간이고 필리버스터를 할 것이 아니라, 상임위 단계에서 그 시간 동안 토론을 했어야 했습니다.그 예로 오는 8월 1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들어보겠습니다.이 법은 ‘노동자’에 포함되는 사람을 확대해 특수고용노동자, 하청 노동자 등을 노동법 보호 대상에 포함하려 합니다. 쟁의활동에 따른 사용자의 손해배상소송 요건도 제한합니다. 사용자의 경우 교섭 대상이 확대되고, 손배소를 제한하니 이 법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이 법은 지난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또 다시 상정됐습니다. 제20대 국회부터 벌써 9년째 환노위에서 활동하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게 만약 거부권이 그대로 통과됐을 경우 노동자를 도와주는 게 아니잖아요. 노동자를 위한 게 아니잖아요. (안건조정위원회에서) 90일 동안 충분히 논의해 여야가 합의해내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지, 이건 절대 도움이 안되고 거부권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유인하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임 의원 말대로 여당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강행처리된 법안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만들어지고,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휴지통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야당은 단독으로 이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다음 절차는 위에 설명한 강행처리~규탄대회 수순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입법 결과물 내기 위해선 ‘비효율의 역설’ 찾아야현 상황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직전 당대표이자 차기 당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후보를 성남시장 시절부터 알고 지낸 정치권 인사의 얘기입니다. “이 지사(경기도지사라 부르더군요) 스타일이 국회에까지 뻗친 것”. 행정가인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는 ‘성과’입니다. 이 후보 측 사람들도 이 후보가 효율을 따지는 능력주의자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국회 입성 전까지 이 후보는 토론이란 지난한 과정보다는 탑다운 방식으로 업무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민주당이 국민의힘과의 토론보단 ‘입법 추진’이란 성과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 이 후보 스타일과 유사합니다.정치권 경험이 풍부한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민주당 상황에 대해 “잘못됐다고 보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미 민주당이 ‘컨셉’을 정했는데 여기서 바꿀 순 없다. 한동안은 이대로 밀고 가면서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여야 양측에서 모두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중진 의원은 ‘대화’가 핵심이라고 조언합니다. ‘전격 합의’라는 것은 극적으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라 아주 지겨운 협상의 과정이 필수라면서요.‘일하는 국회’는 결과물로 말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제1의 과제는 서로 지쳐 떨어질 때까지 대화하는 일입니다. ‘비효율의 역설’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 野 대권주자도 넘지 못할 `감세의 유혹` [국회기자24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윤석열 정부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세금 논의가 다시 불 붙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 걷기 시작했던 종합부동산세, 문재인 정부 때 논의됐던 금융투자세 등이 다시 화두에 올랐습니다. 유력 대권 주자이면서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당권을 잡은 이재명 전 대표가 이들 세제에 대한 개편 필요성까지 언급했습니다. 당내 지도부 간 이견차까지 관측되면서 민주당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세금 얘기를 꺼낸 배경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기존 민주당 지지자 외 새롭게 중도 유권자를 지지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데 있습니다. 대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30%대 정도로 추정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 외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지지가 필요한 것이죠. 두번째는 민주당 내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종부세와 금투세 재논의는 앞선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민주당의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죠. 만약 다른 민주당 내 의원이 이런 얘기를 공개석상에서 꺼냈다면 어땠을까요? 당내 반발이 컸을지도 모릅니다. ‘이재명’이니까 이 정도 술렁인 것일 수 있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런 이 대표의 발언은 기조만 놓고 봤을 때 현 정부의 감세 정책과 맞닿아 있습니다. 세금 부담을 줄여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경제 활성화에도 순영향을 주고 싶다는 얘기죠. 많은 경제학자, 보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따져봐야 할 게 있습니다. 이런 감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말이죠. 일단 세금을 줄이는 것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 일입니다. 소비자들의 소비 진작과 기업들의 투자 증가 유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유주의에 가까운 고전파 경제학자들도 감세를 더 선호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래퍼곡선’을 통해 세금이 적정 세율 이상으로 부과되면 오히려 세수가 줄어든다고 주장했습니다. 래퍼곡선문제는 그 어떤 정치가나 경제전문가,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적정 세율’을 알 수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최대한 세수를 이끌어내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는 정도의 세율이죠. 또 감세가 실제로 증세로 이어졌다는 현실 사례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경제성장은 기술의 발전과 자본·노동 등 생산 요소의 투입 증가로 올라가는 것이지, 감세 효과만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실 기업이 법인세를 감면 받은 만큼 투자를 하고 고용을 늘리는지 여부도 따져 봅시다.) 한 가지 또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우리 재정의 ‘세수 구멍’입니다.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는 56조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이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정지출 규모는 방대해진 반면 세금은 그전처럼 걷지 못하게 된 이유가 큽니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논의는 정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일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논의를 해줘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지탄을 받는 종부세도 국회 내 숙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종부세가 지방 재정을 알차게 돕고 있다는 것은 영호남 의원들이 몸소 느끼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보수정당 의원이라고 종부세 폐지를 먀낭 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김유성 기자 2024.07.1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윤석열 정부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세금 논의가 다시 불 붙어가는 분위기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 걷기 시작했던 종합부동산세, 문재인 정부 때 논의됐던 금융투자세 등이 다시 화두에 올랐습니다. 유력 대권 주자이면서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당권을 잡은 이재명 전 대표가 이들 세제에 대한 개편 필요성까지 언급했습니다. 당내 지도부 간 이견차까지 관측되면서 민주당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세금 얘기를 꺼낸 배경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기존 민주당 지지자 외 새롭게 중도 유권자를 지지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데 있습니다. 대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30%대 정도로 추정되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 외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지지가 필요한 것이죠. 두번째는 민주당 내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종부세와 금투세 재논의는 앞선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민주당의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죠. 만약 다른 민주당 내 의원이 이런 얘기를 공개석상에서 꺼냈다면 어땠을까요? 당내 반발이 컸을지도 모릅니다. ‘이재명’이니까 이 정도 술렁인 것일 수 있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런 이 대표의 발언은 기조만 놓고 봤을 때 현 정부의 감세 정책과 맞닿아 있습니다. 세금 부담을 줄여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경제 활성화에도 순영향을 주고 싶다는 얘기죠. 많은 경제학자, 보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따져봐야 할 게 있습니다. 이런 감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말이죠. 일단 세금을 줄이는 것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 일입니다. 소비자들의 소비 진작과 기업들의 투자 증가 유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유주의에 가까운 고전파 경제학자들도 감세를 더 선호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래퍼곡선’을 통해 세금이 적정 세율 이상으로 부과되면 오히려 세수가 줄어든다고 주장했습니다. 래퍼곡선문제는 그 어떤 정치가나 경제전문가,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적정 세율’을 알 수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최대한 세수를 이끌어내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는 정도의 세율이죠. 또 감세가 실제로 증세로 이어졌다는 현실 사례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경제성장은 기술의 발전과 자본·노동 등 생산 요소의 투입 증가로 올라가는 것이지, 감세 효과만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실 기업이 법인세를 감면 받은 만큼 투자를 하고 고용을 늘리는지 여부도 따져 봅시다.) 한 가지 또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우리 재정의 ‘세수 구멍’입니다.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는 56조4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이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정지출 규모는 방대해진 반면 세금은 그전처럼 걷지 못하게 된 이유가 큽니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논의는 정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일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논의를 해줘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지탄을 받는 종부세도 국회 내 숙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종부세가 지방 재정을 알차게 돕고 있다는 것은 영호남 의원들이 몸소 느끼는 바이기 때문입니다. 보수정당 의원이라고 종부세 폐지를 먀낭 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 친윤·비윤이냐, 친한·비한이냐…與전당대회 구도는[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두고 나경원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윤상현 의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가나다순), 4파전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방불케 할 만큼 당권 도전자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이번 7·23 전당대회는 1년여 전 3·8 전당대회와 달리 뚜렷한 친윤(親윤석열)계 후보는 보이진 않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SBS 라디오에서 “마치 비윤(非윤석열) 호소대회 식으로 나와 ‘대통령이랑 가까운 것 같지만 적당하게 견제하겠다’고 (한다)”고 말할 정돕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원희룡(왼쪽)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김기현 의원을 예방,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후보 4명 가운데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전 장관이 친윤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 받습니다. 원 전 장관은 출마 선언을 예고한 메시지에서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며 당정 일체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는 지난 21일엔 친윤 진영에서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친윤계 지원설이 돌았던 나경원 의원은 계파와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직 친(親)국민, 친대한민국일 뿐”이라고 적었고 21일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윤과 친한 간 대결이라는 해석에 “모두 하나로 가는 통합의 정치를 가야 하는데, 제2의 연판장이라는 생각도 든다”고도 맞받았습니다.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당내 초선 의원이 연판장을 돌려 반대했던 것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일 뚜렷한 구도는 친한(親한동훈) 대 비한(非한동훈)입니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대세론을 굳혀가자 다른 후보의 한 전 위원장 견제가 심해진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당권 주자의 메시지엔 날이 서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20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지난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한 전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20일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은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원 전 장관도 21일 “자칫 싸우다가 망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면서 이 발언이 한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물음에 “자기 책임이 전혀 없고 모든 게 남의 책임이라고 비판하는 식의 정치는 오래가지 못하고 국민을 걱정시킨다”고 에둘러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도입된 결선투표제 역시 친한 대 비한 구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23일 당대표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닷새 후인 28일 득표율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릅니다.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다면 결선투표에서 비한계 결집을 통해 어대한으로 쏠리는 판을 뒤엎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당대표 경선이 본격화합니다. 전당대회까지 남은 한 달 동안 당권 레이스에 영향을 줄 변수도 무궁무진합니다. 다자구도상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것이 당내 중론입니다. 어대한은 현실화할까요, 결선투표는 비한 후보에게 기회가 될까요. 흥미진진해진 당권 경쟁 레이스를 지켜보시죠.
    경계영 기자 2024.06.2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두고 나경원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윤상현 의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가나다순), 4파전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방불케 할 만큼 당권 도전자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이번 7·23 전당대회는 1년여 전 3·8 전당대회와 달리 뚜렷한 친윤(親윤석열)계 후보는 보이진 않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SBS 라디오에서 “마치 비윤(非윤석열) 호소대회 식으로 나와 ‘대통령이랑 가까운 것 같지만 적당하게 견제하겠다’고 (한다)”고 말할 정돕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원희룡(왼쪽)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김기현 의원을 예방,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4)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후보 4명 가운데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전 장관이 친윤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 받습니다. 원 전 장관은 출마 선언을 예고한 메시지에서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며 당정 일체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는 지난 21일엔 친윤 진영에서 당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친윤계 지원설이 돌았던 나경원 의원은 계파와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직 친(親)국민, 친대한민국일 뿐”이라고 적었고 21일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윤과 친한 간 대결이라는 해석에 “모두 하나로 가는 통합의 정치를 가야 하는데, 제2의 연판장이라는 생각도 든다”고도 맞받았습니다.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당내 초선 의원이 연판장을 돌려 반대했던 것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일 뚜렷한 구도는 친한(親한동훈) 대 비한(非한동훈)입니다.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대세론을 굳혀가자 다른 후보의 한 전 위원장 견제가 심해진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당권 주자의 메시지엔 날이 서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20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이 당이 주인도 없고 역사도 없고 뿌리도 없으면 누가 와서 이 당을 이용만 하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지난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한 전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20일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은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원 전 장관도 21일 “자칫 싸우다가 망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면서 이 발언이 한 전 위원장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물음에 “자기 책임이 전혀 없고 모든 게 남의 책임이라고 비판하는 식의 정치는 오래가지 못하고 국민을 걱정시킨다”고 에둘러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도입된 결선투표제 역시 친한 대 비한 구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23일 당대표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닷새 후인 28일 득표율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릅니다.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다면 결선투표에서 비한계 결집을 통해 어대한으로 쏠리는 판을 뒤엎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당대표 경선이 본격화합니다. 전당대회까지 남은 한 달 동안 당권 레이스에 영향을 줄 변수도 무궁무진합니다. 다자구도상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것이 당내 중론입니다. 어대한은 현실화할까요, 결선투표는 비한 후보에게 기회가 될까요. 흥미진진해진 당권 경쟁 레이스를 지켜보시죠.
  • “누가 이기나 해보자?”…버티기 與, 4년 전 떠올리는 野[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이도영 기자] 22대 전반기 국회 원(院) 구성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반쪽 국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당장에라도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고 으르렁거렸다가 소강상태고, 국민의힘은 원 구성 이후 빗장을 걸어 놓고 자체적으로 민생 현안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이는 4년 전 21대 전반기 국회와 닮은 모습으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서울 여의도 국회의 모습.(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국민의힘은 지난 10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를 차지한 후 5일 연속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집단지성을 발휘해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 구성 협상 불발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섭니다.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의 의총에선 그래도 의원들이 각자 생각해 온 ‘아이디어’를 던졌다고 합니다. 그중에선 ‘삭발 투쟁’, ‘당원과 함께하는 장외투쟁’, ‘7개 상임위를 받으며 협상’, ‘지역민들이 국회서 시위’ 등이 거론됐지만,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상임위 보이콧·원내 투쟁에 방점을 찍으면서 소수 의견으로 묻혔다고 합니다.최근 의총은 사실상 민주당 규탄대회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도 ‘민주당이 북한처럼 국회에서 독재하고 있다’ 등의 발언만 나왔을 뿐 기억나는 것은 없다”고 개탄하기도 했습니다.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의총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불러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진행 경과 및 추진 계획을, 14일 의총에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불러 최근 북한 동향과 통일정책 추진 방향을 들었습니다. 의총 제목은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총’이었습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사실상 정책 의총을 하고 있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습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의총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원 구성 관련 ‘공개 맞장토론’도 제안했지만, 의석수를 등에 업은 민주당이 받지 않는다면 이 역시도 허공 속에 외침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국민의힘은 총 16개 특위를 띄워 정부 관계자와 함께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2개의 국회’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됩니다.국회 운영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포기할 테니 법사위원장만 달라는 카드까지 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은 놓을 수 없고 그렇다고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총선 대승 후 상임위 독주를 예고한 민주당도 잠시 ‘멈춤’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해병 특검법)’ 재추진에 더해 국정조사까지 시사했지만, 13일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던 계획은 실행하지 않았습니다.우원식 국회의장이 ‘브레이크’를 건 모양새지만,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데에는 ‘4년 전’ 비슷한 상황에서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1대 국회에서 180석이라는 힘을 얻은 민주당은 18개 상임위를 차지한 후 임대차 3법, 대북전단금지법 등 입법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가져가라며 ‘버티기’에 나섰고, 2021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로 부담감을 느낀 민주당은 같은 해 7월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2년씩 나눠 맡기로 한 데 합의했습니다. 21대 국회 임기 1년 3개월 만에 원 구성이 정상화된 것입니다.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여야의 샅바싸움, 국민은 언제 민생에 관해 머리를 맞대는 여야를 볼 수 있을까요.
    이도영 기자 2024.06.15
    [이데일리 이도영 기자] 22대 전반기 국회 원(院) 구성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반쪽 국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당장에라도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고 으르렁거렸다가 소강상태고, 국민의힘은 원 구성 이후 빗장을 걸어 놓고 자체적으로 민생 현안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이는 4년 전 21대 전반기 국회와 닮은 모습으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서울 여의도 국회의 모습.(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국민의힘은 지난 10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를 차지한 후 5일 연속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집단지성을 발휘해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 구성 협상 불발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섭니다.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의 의총에선 그래도 의원들이 각자 생각해 온 ‘아이디어’를 던졌다고 합니다. 그중에선 ‘삭발 투쟁’, ‘당원과 함께하는 장외투쟁’, ‘7개 상임위를 받으며 협상’, ‘지역민들이 국회서 시위’ 등이 거론됐지만,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상임위 보이콧·원내 투쟁에 방점을 찍으면서 소수 의견으로 묻혔다고 합니다.최근 의총은 사실상 민주당 규탄대회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도 ‘민주당이 북한처럼 국회에서 독재하고 있다’ 등의 발언만 나왔을 뿐 기억나는 것은 없다”고 개탄하기도 했습니다.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의총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불러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진행 경과 및 추진 계획을, 14일 의총에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불러 최근 북한 동향과 통일정책 추진 방향을 들었습니다. 의총 제목은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총’이었습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사실상 정책 의총을 하고 있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습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의총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원 구성 관련 ‘공개 맞장토론’도 제안했지만, 의석수를 등에 업은 민주당이 받지 않는다면 이 역시도 허공 속에 외침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국민의힘은 총 16개 특위를 띄워 정부 관계자와 함께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2개의 국회’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됩니다.국회 운영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포기할 테니 법사위원장만 달라는 카드까지 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은 놓을 수 없고 그렇다고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총선 대승 후 상임위 독주를 예고한 민주당도 잠시 ‘멈춤’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해병 특검법)’ 재추진에 더해 국정조사까지 시사했지만, 13일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던 계획은 실행하지 않았습니다.우원식 국회의장이 ‘브레이크’를 건 모양새지만,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데에는 ‘4년 전’ 비슷한 상황에서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1대 국회에서 180석이라는 힘을 얻은 민주당은 18개 상임위를 차지한 후 임대차 3법, 대북전단금지법 등 입법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를 가져가라며 ‘버티기’에 나섰고, 2021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로 부담감을 느낀 민주당은 같은 해 7월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2년씩 나눠 맡기로 한 데 합의했습니다. 21대 국회 임기 1년 3개월 만에 원 구성이 정상화된 것입니다.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여야의 샅바싸움, 국민은 언제 민생에 관해 머리를 맞대는 여야를 볼 수 있을까요.
  • 첫 野 개원 '반쪽 국회'…거야 폭주일까 소여 몽니일까[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제22대 국회가 전반기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 법정 시한을 넘겼습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예견된 수순이기도 한데요. 국민의힘에서는 ‘거대 야당의 폭주’라고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소수 여당의 몽니’라며 서로의 탓만 하고 있습니다.박성준(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노종면 원내대변인이 7일 오후 국회 의사과에 제22대 국회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민주당, 상임위원장 명단 단독 제출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달 10일 22대 국회 두 번째 본회의를 열고 18개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안을 단독으로 상정해 처리할 예정입니다. 앞서 법정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 7일까지 국민의힘에서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예고한대로 이날 국회 의사과에 22대 전반기 국회 상임위 및 특별위원회 위원 전체 명단을 단독으로 제출했습니다. 당초 같은 날 예정됐던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도 여야의 한 치의 양보가 없는 탓에 결국 무산됐죠.민주당은 지난 5일 단독으로 22대 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과 제1당 몫 부의장으로 선출하며 사실상 ‘강제 개원’했습니다. 제헌 국회 이후 집권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어 민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도 원 구성 의결안을 강행할 전망입니다. 차후에라도 국민의힘에서 협상에 들어오면 의석수 비율에 따라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주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번 주말 사이 급물살을 탈지 여전히 교착 상태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민주당이 전날 제출한 11개 상임위 위원장 후보 명단은 △법제사법위원장 정청래(59·서울 마포을·4선·수석최고위원) △교육위원장 김영호(56·서울 서대문을·3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63·경기 남양주갑·재선)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59·전남 나주화순·3선)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전재수(43·부산 북갑·3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61·충남 당진·3선)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50·서울 은평갑·3선) △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58·전북 완주진안무주·3선) △국토교통위원장 맹성규(62·인천 남동갑·3선) △운영위원장 박찬대(57·인천 연수갑·3선·원내대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정(61·경기 파주을·3선)입니다.여소야대 정국이지만 민주당은 특별검사법 등 각종 법안 처리와 검찰 개혁을 위한 법사위, 대통령실 견제를 위한 운영위, 언론 개혁을 위한 과방위 3곳만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상임위원 명단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우원식 의장이 각 당 원내대표 회동을 계속 제안하는데 국민의힘이 거부하며 ‘보이콧’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에) 주말 사이 ‘2+2(양당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회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장에게 절차에 따라 6월 10일까지 상임위 18개 (위원장 임명안을)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국회 상임위원 선임안 제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원 구성 협상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반면 국민의힘은 여야 협치의 정신으로 만들어 온 관례대로 법사위를 제2당, 운영위를 여당 몫으로 하면 당장이라도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안은 거야의 횡포라며 참여 불가론을 거듭 선언했습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횡포에 강력히 항의하며 일방적인 상임위 구성안을 전면 거부한다”면서 “지난 (21대) 국회 때는 그래도 40일 넘게 협상이라도 하는 척하더니, 이번에는 그런 제스처조차 없이 점령군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이어 “여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등원하고 원 구성을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라며 “민주당이 국회 개원과 원 구성에서부터 여당을 무시하고 숫자의 힘으로 일방적으로 운영한다면 국회는 또다시 극한 정쟁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극한적 양당 진영정치로 ‘역대 최악’ 평가 받은 21대 국회와 달리, 이번 22대 국회는 대화와 협치가 이뤄지길 바라는 게 국민적 염원입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출발부터 ‘반쪽 국회’ 등 파행을 거듭하면서 역대 최악이라는 타이틀만 경신하지 않을까 눈살만 찌푸려집니다.거야(巨野)의 폭주일까요, 소여(少與)의 몽니일까요. 여야의 격한 진통 상황에서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첫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까요. 우 의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법정 시한을 앞두고 22대 국회 원 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데 유감을 표한다. 마지막까지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범준 기자 2024.06.08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제22대 국회가 전반기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 법정 시한을 넘겼습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을 두고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예견된 수순이기도 한데요. 국민의힘에서는 ‘거대 야당의 폭주’라고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소수 여당의 몽니’라며 서로의 탓만 하고 있습니다.박성준(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노종면 원내대변인이 7일 오후 국회 의사과에 제22대 국회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민주당, 상임위원장 명단 단독 제출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달 10일 22대 국회 두 번째 본회의를 열고 18개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안을 단독으로 상정해 처리할 예정입니다. 앞서 법정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 7일까지 국민의힘에서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예고한대로 이날 국회 의사과에 22대 전반기 국회 상임위 및 특별위원회 위원 전체 명단을 단독으로 제출했습니다. 당초 같은 날 예정됐던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도 여야의 한 치의 양보가 없는 탓에 결국 무산됐죠.민주당은 지난 5일 단독으로 22대 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과 제1당 몫 부의장으로 선출하며 사실상 ‘강제 개원’했습니다. 제헌 국회 이후 집권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어 민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도 원 구성 의결안을 강행할 전망입니다. 차후에라도 국민의힘에서 협상에 들어오면 의석수 비율에 따라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주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번 주말 사이 급물살을 탈지 여전히 교착 상태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민주당이 전날 제출한 11개 상임위 위원장 후보 명단은 △법제사법위원장 정청래(59·서울 마포을·4선·수석최고위원) △교육위원장 김영호(56·서울 서대문을·3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63·경기 남양주갑·재선) △행정안전위원장 신정훈(59·전남 나주화순·3선)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전재수(43·부산 북갑·3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61·충남 당진·3선)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50·서울 은평갑·3선) △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58·전북 완주진안무주·3선) △국토교통위원장 맹성규(62·인천 남동갑·3선) △운영위원장 박찬대(57·인천 연수갑·3선·원내대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박정(61·경기 파주을·3선)입니다.여소야대 정국이지만 민주당은 특별검사법 등 각종 법안 처리와 검찰 개혁을 위한 법사위, 대통령실 견제를 위한 운영위, 언론 개혁을 위한 과방위 3곳만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상임위원 명단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우원식 의장이 각 당 원내대표 회동을 계속 제안하는데 국민의힘이 거부하며 ‘보이콧’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에) 주말 사이 ‘2+2(양당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회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장에게 절차에 따라 6월 10일까지 상임위 18개 (위원장 임명안을)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국회 상임위원 선임안 제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원 구성 협상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반면 국민의힘은 여야 협치의 정신으로 만들어 온 관례대로 법사위를 제2당, 운영위를 여당 몫으로 하면 당장이라도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안은 거야의 횡포라며 참여 불가론을 거듭 선언했습니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횡포에 강력히 항의하며 일방적인 상임위 구성안을 전면 거부한다”면서 “지난 (21대) 국회 때는 그래도 40일 넘게 협상이라도 하는 척하더니, 이번에는 그런 제스처조차 없이 점령군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이어 “여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등원하고 원 구성을 밀어붙이는 것은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라며 “민주당이 국회 개원과 원 구성에서부터 여당을 무시하고 숫자의 힘으로 일방적으로 운영한다면 국회는 또다시 극한 정쟁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극한적 양당 진영정치로 ‘역대 최악’ 평가 받은 21대 국회와 달리, 이번 22대 국회는 대화와 협치가 이뤄지길 바라는 게 국민적 염원입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출발부터 ‘반쪽 국회’ 등 파행을 거듭하면서 역대 최악이라는 타이틀만 경신하지 않을까 눈살만 찌푸려집니다.거야(巨野)의 폭주일까요, 소여(少與)의 몽니일까요. 여야의 격한 진통 상황에서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첫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까요. 우 의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법정 시한을 앞두고 22대 국회 원 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데 유감을 표한다. 마지막까지 원만한 원 구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 총선과 함께 사라지다…철도 지하화 공약 [국회기자24시]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하자 여야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접수했습니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됐다’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달리 보면 이날 제출된 여야 국회의원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과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2대 총선을 치르면서 나왔던 장밋빛 공약에 대한 입법은 최우선에서 빠진 듯 합니다. 각자 당리당략에 따른 법안이 더 관심을 끄는 것 같습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옥상에서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를 하고 있다.◇‘엄청난 비용’ 간과된 채 남발 이중 하나가 철도 지하화 공약입니다. 양당은 너나 할 것 없이 경부선·경인선 등 수도권 광역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을 주거와 상업 공간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더 나아가 서울시내 지상전철의 지하화, 올림픽대로와 같은 주요 도로, 경부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지하화 등도 공약했습니다. 그곳을 지나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과연 가능해’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정도였죠. 그런데 여야 양당의 지하화 공약은 어느 정도 근거를 갖고 나왔습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바로 그것이죠. 이 법안의 골자는 지상의 철도부지 개발 이익을 지하화 공사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데 있습니다. ‘미래 있을 부동산 개발 이익을 담보로 현재 필요한 공사 비용을 충당한다’는 점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물론 양당은 얼마만큼의 재원이 소요될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상에 있는 철도와 도로를 지하로 옮긴다는 것 자체부터 어마어마한 돈이 들 것 같은데 말이죠. 표 출처 : 국회 입법조사처 (‘철도지하화 사업, 특별법만으로는 부족 : 사업성 확보가 핵심’ 2024년 5월 23일)국토교통부가 간접적으로 추산한 자료가 있긴 합니다.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에만 약 50조원의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2024년 우리나라 국방 예산이 59조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입니다. 문제는 단순하게 지하에 땅을 뚫고 철도를 옮기는 것 이상의 과정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데 있습니다. 기존 철도 시설을 이전해야하고 지하역사도 새로 지어야 합니다. 지하화로 인해 생긴 부지를 개발하는 비용도 추가로 들 수 있습니다. 민간 자금을 들여와 한다고 해도 ‘저성장·인구감소시대에 하는 역대급 토목공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3일 ‘철도지하화 사업, 특별법만으로는 부족 : 사업성 확보가 핵심’를 발간했고 예상 비용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입법조사처가 인용한 자료(서울기술연구원, ‘지하철도 지하화 추진전략 연구’, 서울시 연구용역 보고서, 2022년 8월)를 보면 서울시가 국가철도 구간 71.6km를 지하화한다면 32조 600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합니다. 올해 계획된 서울시 예산이 57조원이란 점과 비교하면 꽤 큰 돈입니다. 부산시 화명~부산역 19.3km 구간 공사에 대해서는 8조 3000억원이 돈이 든다고 추산했습니다. 부산시의 올해 예산은 이 돈의 2배가 안되는 15조6000억원입니다. 상당부분 국비와 민간자금이라고 해도 부산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1일 신도림역에서 도심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사업성 등 사회적 비용 등도 만만치 않아 비용 문제 외에 사업성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몇 십조원의 자금을 투입해서 철도 부지를 상업·오피스 지역으로 개발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 예산 낭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지자체가 수십억원 들여 만든 ‘예산 낭비성’ 지역 축제는 귀여워보일 정도가 되겠죠. 게다가 우리는 이미 여러 비슷한 사례를 목격했습니다.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른 PF사업이 줄줄이 좌초된 경우죠. 사업비를 대출해줬던 제2금융권 기업들도 이것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미 개발된 대규모 상업지도 현재 공실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또 철도부지는 개발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철도부지 대부분이 좁고 긴 선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죠. 주변 지역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개발을 해야 쓸모 있는 지역이 됩니다. 공사 기간 겪을 주변 지역 시민들과 철도 이용객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더 길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개통된 서부간선지하도로(12.4km) 구간의 공사는 5년여가 미뤄진 끝에 착공할 수 있었습니다. 총 공사 기간은 6년에 달합니다. 그 기간 이곳을 지나는 차량흐름은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철도 지하화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이 누려야 할 삶의 질이 침해되고 도심 환경이 파괴되는 등 사회적 가치가 희생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적·사회적·도시계획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같은 불편에도 ‘하면 된다’ 정신으로 철도 지하화를 이뤄냈다고 상상해봅시다. 이제 그 편익을 가장 많이 누릴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지하로 통행을 하게 된 철도 이용객? 주변 상인? 혹은 그 위를 거닐고 다닐 시민들? 가장 큰 수혜는 주변 지역 토지 소유주와 건물주가 받지 않을까요? 지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효과를 수치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임대료를 내는 사업주나 자영업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죠. 개발에 따른 불편 비용은 불특정 다수 시민에게 돌아가고, 그에 따른 이익은 소수 ‘있는 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모두가 희생해 얻어낸 사회적 이익이 비대칭적으로 배분되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이 시민들에게 편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선거가 급해도 좀 따질 것은 따져봤으면 합니다.
    김유성 기자 2024.06.0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하자 여야 국회의원들은 앞다퉈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접수했습니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됐다’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달리 보면 이날 제출된 여야 국회의원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과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2대 총선을 치르면서 나왔던 장밋빛 공약에 대한 입법은 최우선에서 빠진 듯 합니다. 각자 당리당략에 따른 법안이 더 관심을 끄는 것 같습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옥상에서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를 하고 있다.◇‘엄청난 비용’ 간과된 채 남발 이중 하나가 철도 지하화 공약입니다. 양당은 너나 할 것 없이 경부선·경인선 등 수도권 광역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을 주거와 상업 공간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더 나아가 서울시내 지상전철의 지하화, 올림픽대로와 같은 주요 도로, 경부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지하화 등도 공약했습니다. 그곳을 지나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과연 가능해’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정도였죠. 그런데 여야 양당의 지하화 공약은 어느 정도 근거를 갖고 나왔습니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바로 그것이죠. 이 법안의 골자는 지상의 철도부지 개발 이익을 지하화 공사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데 있습니다. ‘미래 있을 부동산 개발 이익을 담보로 현재 필요한 공사 비용을 충당한다’는 점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물론 양당은 얼마만큼의 재원이 소요될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상에 있는 철도와 도로를 지하로 옮긴다는 것 자체부터 어마어마한 돈이 들 것 같은데 말이죠. 표 출처 : 국회 입법조사처 (‘철도지하화 사업, 특별법만으로는 부족 : 사업성 확보가 핵심’ 2024년 5월 23일)국토교통부가 간접적으로 추산한 자료가 있긴 합니다.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에만 약 50조원의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2024년 우리나라 국방 예산이 59조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입니다. 문제는 단순하게 지하에 땅을 뚫고 철도를 옮기는 것 이상의 과정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데 있습니다. 기존 철도 시설을 이전해야하고 지하역사도 새로 지어야 합니다. 지하화로 인해 생긴 부지를 개발하는 비용도 추가로 들 수 있습니다. 민간 자금을 들여와 한다고 해도 ‘저성장·인구감소시대에 하는 역대급 토목공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3일 ‘철도지하화 사업, 특별법만으로는 부족 : 사업성 확보가 핵심’를 발간했고 예상 비용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입법조사처가 인용한 자료(서울기술연구원, ‘지하철도 지하화 추진전략 연구’, 서울시 연구용역 보고서, 2022년 8월)를 보면 서울시가 국가철도 구간 71.6km를 지하화한다면 32조 600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합니다. 올해 계획된 서울시 예산이 57조원이란 점과 비교하면 꽤 큰 돈입니다. 부산시 화명~부산역 19.3km 구간 공사에 대해서는 8조 3000억원이 돈이 든다고 추산했습니다. 부산시의 올해 예산은 이 돈의 2배가 안되는 15조6000억원입니다. 상당부분 국비와 민간자금이라고 해도 부산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1일 신도림역에서 도심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사업성 등 사회적 비용 등도 만만치 않아 비용 문제 외에 사업성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몇 십조원의 자금을 투입해서 철도 부지를 상업·오피스 지역으로 개발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 예산 낭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지자체가 수십억원 들여 만든 ‘예산 낭비성’ 지역 축제는 귀여워보일 정도가 되겠죠. 게다가 우리는 이미 여러 비슷한 사례를 목격했습니다.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른 PF사업이 줄줄이 좌초된 경우죠. 사업비를 대출해줬던 제2금융권 기업들도 이것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미 개발된 대규모 상업지도 현재 공실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또 철도부지는 개발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철도부지 대부분이 좁고 긴 선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죠. 주변 지역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개발을 해야 쓸모 있는 지역이 됩니다. 공사 기간 겪을 주변 지역 시민들과 철도 이용객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더 길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개통된 서부간선지하도로(12.4km) 구간의 공사는 5년여가 미뤄진 끝에 착공할 수 있었습니다. 총 공사 기간은 6년에 달합니다. 그 기간 이곳을 지나는 차량흐름은 더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철도 지하화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이 누려야 할 삶의 질이 침해되고 도심 환경이 파괴되는 등 사회적 가치가 희생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적·사회적·도시계획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같은 불편에도 ‘하면 된다’ 정신으로 철도 지하화를 이뤄냈다고 상상해봅시다. 이제 그 편익을 가장 많이 누릴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지하로 통행을 하게 된 철도 이용객? 주변 상인? 혹은 그 위를 거닐고 다닐 시민들? 가장 큰 수혜는 주변 지역 토지 소유주와 건물주가 받지 않을까요? 지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효과를 수치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임대료를 내는 사업주나 자영업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죠. 개발에 따른 불편 비용은 불특정 다수 시민에게 돌아가고, 그에 따른 이익은 소수 ‘있는 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모두가 희생해 얻어낸 사회적 이익이 비대칭적으로 배분되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이 시민들에게 편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선거가 급해도 좀 따질 것은 따져봤으면 합니다.
  • '채해병특검' 재표결 앞두고 與에 쏟아진 '편지'[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남겨두고 국민의힘 의원 앞으로 편지가 연달아 도착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해병 특검법)의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캐스팅 보트’로 떠오르면섭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됐다. 방청석에 있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법안이 통과되자 거수경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시작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주시길, 용기 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채해병 특검법 재의 표결에서의 찬성표 행사를 당부했습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로는 부족하다. 제대로 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서둘러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며 “21대 국회가 국민 앞에 선언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국회로 기억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생존 해병대원의 어머니가 21대 국회의원에게 남긴 부탁의 편지도 동봉했습니다. 개혁신당도 국민의힘을 향해 공개 메시지를 냈습니다. 지난 22일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 113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마지막 양심에 호소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보수 정당의 가치를 돌아보면서 채해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져주십시오”라며 “그러지 않는다면 의인 10명이 없어 망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국민의힘도 돌이킬 수 없는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같은당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단속에 나섰습니다. 발신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였습니다. 지난 23일 추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가려 순직한 해병의 명예를 지키고 이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국민의힘은 사회적 합의와 원칙을 지키는 ‘순리’에 따른 진상규명을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의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먼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합당하다”며 “거대 야당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보다 수사 중인 사안을 정쟁으로 몰아가기 위한 특검법 통과를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자당 당원에게도 서한을 띄웠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채해병 특검은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정쟁을 위한 것”이라며 “지금 채해병 사건은 공수처가 한창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이 만든 공수처였고, 민주당이 공수처에 고발해 시작된 수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면 21대 국회 재적 의원은 295명입니다. 대통령이 재의 요구한 법안은 국회에서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됩니다. 재표결은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됩니다. 295명 전원 참석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180명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의힘에서 17명만 ‘이탈’하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무효화됩니다. 찬성표 행사를 예고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탈표가 아닌 소신표”라고 피력했습니다. 출석 의원이 적을수록 가결에 필요한 표도 줄어듭니다. 본회의장에 오지 않았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찬성표로 간주될 수 있는 셈입니다. 국민의힘 의원 113명 가운데 낙선·낙천하거나 불출마한 의원은 58명입니다. 오는 29일이면 임기를 마치는 상황에서 반대로 결정된 당론을 굳이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되는 대상입니다.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가’(찬성) ‘부’(반대), 투표 결과는 28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경계영 기자 2024.05.2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남겨두고 국민의힘 의원 앞으로 편지가 연달아 도착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해병 특검법)의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캐스팅 보트’로 떠오르면섭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됐다. 방청석에 있던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법안이 통과되자 거수경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시작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국민을 위해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주시길, 용기 내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채해병 특검법 재의 표결에서의 찬성표 행사를 당부했습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로는 부족하다. 제대로 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서둘러 특검을 출범시켜야 한다”며 “21대 국회가 국민 앞에 선언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국회로 기억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생존 해병대원의 어머니가 21대 국회의원에게 남긴 부탁의 편지도 동봉했습니다. 개혁신당도 국민의힘을 향해 공개 메시지를 냈습니다. 지난 22일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 113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마지막 양심에 호소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보수 정당의 가치를 돌아보면서 채해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져주십시오”라며 “그러지 않는다면 의인 10명이 없어 망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국민의힘도 돌이킬 수 없는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이 같은당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단속에 나섰습니다. 발신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였습니다. 지난 23일 추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가려 순직한 해병의 명예를 지키고 이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국민의힘은 사회적 합의와 원칙을 지키는 ‘순리’에 따른 진상규명을 하고자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의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먼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합당하다”며 “거대 야당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보다 수사 중인 사안을 정쟁으로 몰아가기 위한 특검법 통과를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자당 당원에게도 서한을 띄웠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채해병 특검은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정쟁을 위한 것”이라며 “지금 채해병 사건은 공수처가 한창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이 만든 공수처였고, 민주당이 공수처에 고발해 시작된 수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면 21대 국회 재적 의원은 295명입니다. 대통령이 재의 요구한 법안은 국회에서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됩니다. 재표결은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됩니다. 295명 전원 참석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180명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의힘에서 17명만 ‘이탈’하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무효화됩니다. 찬성표 행사를 예고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탈표가 아닌 소신표”라고 피력했습니다. 출석 의원이 적을수록 가결에 필요한 표도 줄어듭니다. 본회의장에 오지 않았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찬성표로 간주될 수 있는 셈입니다. 국민의힘 의원 113명 가운데 낙선·낙천하거나 불출마한 의원은 58명입니다. 오는 29일이면 임기를 마치는 상황에서 반대로 결정된 당론을 굳이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되는 대상입니다.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가’(찬성) ‘부’(반대), 투표 결과는 28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집단 탈당에 '당원권 강화' 꺼내든 이재명…내막은?[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사실상 ‘당원 권한 강화’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최근 진행된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집단 탈당’ 움직임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요, 내막에는 당원권을 바탕으로 한 당권 경쟁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따릅니다.23일 충남 스플라스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당선인들이 결의문 채택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민주당은 지난 18일 광주, 19일 대전, 23일 부산에서 당원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당원 중심의 민주당’을 지향하기 위한 당원권 강화 체제로의 개편을 선언했습니다. 모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서 직접 권리당원(회비를 납부하는 당원)의 의사 반영 비중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했죠.민주당은 지난 22~23일 양일간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주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당원권을 둔 논의를 벌였습니다. 이후 결의문 채택을 통해 총 네 가지 결의안 중 하나로 당원 의사가 반영되는 시스템을 확대·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죠. 구체적 해당 결의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우리는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번 당선인 워크숍 중 기자들과 만나 “당원 민주주의에 ‘당심(黨心)’을 반영하겠다는 게 중도층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의장 선거 이후에 정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소수 팬덤에 의해 발현됐다면 국민 여론조사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겠느냐”고 했습니다.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일반당원은 약 500만명에 달하고, 그중 일정액을 당비로 1회 이상 납부한 사람은 절반가량인 약 250만명, 계속 당비를 납부 중인 당원은 약 100만~13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권리당원은 당규로 정한 당비를 납부한 당원으로, 최소 약정 금액은 1000원부터입니다.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015년 12월16일 ‘온라인 입당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간편한 절차 덕분에 권리당원이 대폭 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당원권을 넓혀 오면서 현재 권리당원은 당내 일부 선거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 권한을 부여받습니다.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달리,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경선 투표는 의원(당선인 포함)들만 참여할 수 있어 당원들의 의견, 즉 당심과 다른 이변을 낳기도 합니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당초 ‘명심(明心·이재명의 마음)’을 받았다고 알려진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많은 이의 예상과 다르게 낙선했죠.이에 격분한 일부 강성 당원들과 내홍에 실망한 일부 온건 중도 성향 당원들이 줄줄이 탈당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면서, 국회의장 경선 이후 현재까지 민주당 탈당 신청자는 무려 2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왼쪽)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이재명, 盧 정신 기리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 제시집단 탈당 신청에 이어 최근 민주당 지지율도 하락하자 이재명 대표가 직접 구원 투수로 나섰습니다.이 대표는 광주·대전·부산 당원 콘퍼런스에 이어,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깨어 있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 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이 대표는 같은 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중심 대중정당’ 의미에 대해 “미래 시각으로 현상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이에 걸맞게 당의 조직·운영·정책에도 권한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국민주권 국가’의 진정한 완성, 당원이 주인인 ‘당원 민주주의’ 체제, 우리 역사에 없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지만 이번 기회에 그 길을 향해 나아갈 때”라고 거듭 강조했죠.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권 강화 방안에 대해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당원 참여율(표 반영 비율)을 높이고 당 조직사무국에 지원 부서 만들자는 것 정도로, 상세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진행해 봐야 알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선 “분임 토의 과정에서 여러 숫자가 제안됐지만 확정적이지는 않아 의견이 모아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관련 당규를 개정,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중치를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하며 권리당원의 의사 반영 비중을 3배 높였습니다. 전당대회 전체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25% △일반당원 5%입니다.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5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사진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환담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조국 대표 페이스북)◇국회의장 경선 ‘암초’에 ‘親文 김경수 등판설’ 견제?민주당의 당원권 강화 움직임은 이번 4·10 총선 직전부터 시작해, 올 8월로 전망되는 이 대표의 연임 여부가 달린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입니다. 노림수가 있는 걸까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을 거치며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 내홍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그렇게 ‘이재명 일극체제’로 순항하던 중 국회의장 경선이 ‘암초’로 나타났고, 공교롭게도 ‘친문(친 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그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친문·비명 측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세력화하는 ‘재등판설’을 점치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당원권 강화를 서두르는 게 김 전 지사 등 새로운 세력의 급부상 가능성을 일찌감치 견제하기 위한 복안 아니냐는 시선도 따릅니다.한 민주당 당선인은 “민주당의 수백만 당원 규모는 중도층을 포함한 집단 지성의 힘이 있기 때문에 각종 경선과 의사 결정에서 당원의 참여 권한을 확대하는 게 공당(公黨)으로 나가는 방향”이라고 했고, 다른 당선인은 “명분은 그렇더라도 ‘이재명 사당(私黨)화’ 등 특정 세력의 지배력 확대와 견제를 위한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김범준 기자 2024.05.25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사실상 ‘당원 권한 강화’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최근 진행된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집단 탈당’ 움직임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요, 내막에는 당원권을 바탕으로 한 당권 경쟁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따릅니다.23일 충남 스플라스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당선인들이 결의문 채택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민주당은 지난 18일 광주, 19일 대전, 23일 부산에서 당원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당원 중심의 민주당’을 지향하기 위한 당원권 강화 체제로의 개편을 선언했습니다. 모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서 직접 권리당원(회비를 납부하는 당원)의 의사 반영 비중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했죠.민주당은 지난 22~23일 양일간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주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당원권을 둔 논의를 벌였습니다. 이후 결의문 채택을 통해 총 네 가지 결의안 중 하나로 당원 의사가 반영되는 시스템을 확대·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죠. 구체적 해당 결의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우리는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번 당선인 워크숍 중 기자들과 만나 “당원 민주주의에 ‘당심(黨心)’을 반영하겠다는 게 중도층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의장 선거 이후에 정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소수 팬덤에 의해 발현됐다면 국민 여론조사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겠느냐”고 했습니다.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일반당원은 약 500만명에 달하고, 그중 일정액을 당비로 1회 이상 납부한 사람은 절반가량인 약 250만명, 계속 당비를 납부 중인 당원은 약 100만~13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권리당원은 당규로 정한 당비를 납부한 당원으로, 최소 약정 금액은 1000원부터입니다.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015년 12월16일 ‘온라인 입당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간편한 절차 덕분에 권리당원이 대폭 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당원권을 넓혀 오면서 현재 권리당원은 당내 일부 선거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 권한을 부여받습니다.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달리,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경선 투표는 의원(당선인 포함)들만 참여할 수 있어 당원들의 의견, 즉 당심과 다른 이변을 낳기도 합니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당초 ‘명심(明心·이재명의 마음)’을 받았다고 알려진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많은 이의 예상과 다르게 낙선했죠.이에 격분한 일부 강성 당원들과 내홍에 실망한 일부 온건 중도 성향 당원들이 줄줄이 탈당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면서, 국회의장 경선 이후 현재까지 민주당 탈당 신청자는 무려 2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왼쪽)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이재명, 盧 정신 기리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 제시집단 탈당 신청에 이어 최근 민주당 지지율도 하락하자 이재명 대표가 직접 구원 투수로 나섰습니다.이 대표는 광주·대전·부산 당원 콘퍼런스에 이어,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깨어 있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 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이 대표는 같은 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중심 대중정당’ 의미에 대해 “미래 시각으로 현상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이에 걸맞게 당의 조직·운영·정책에도 권한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국민주권 국가’의 진정한 완성, 당원이 주인인 ‘당원 민주주의’ 체제, 우리 역사에 없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지만 이번 기회에 그 길을 향해 나아갈 때”라고 거듭 강조했죠.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권 강화 방안에 대해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당원 참여율(표 반영 비율)을 높이고 당 조직사무국에 지원 부서 만들자는 것 정도로, 상세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진행해 봐야 알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선 “분임 토의 과정에서 여러 숫자가 제안됐지만 확정적이지는 않아 의견이 모아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관련 당규를 개정,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중치를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하며 권리당원의 의사 반영 비중을 3배 높였습니다. 전당대회 전체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25% △일반당원 5%입니다.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5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사진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환담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조국 대표 페이스북)◇국회의장 경선 ‘암초’에 ‘親文 김경수 등판설’ 견제?민주당의 당원권 강화 움직임은 이번 4·10 총선 직전부터 시작해, 올 8월로 전망되는 이 대표의 연임 여부가 달린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입니다. 노림수가 있는 걸까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을 거치며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 내홍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그렇게 ‘이재명 일극체제’로 순항하던 중 국회의장 경선이 ‘암초’로 나타났고, 공교롭게도 ‘친문(친 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그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친문·비명 측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세력화하는 ‘재등판설’을 점치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당원권 강화를 서두르는 게 김 전 지사 등 새로운 세력의 급부상 가능성을 일찌감치 견제하기 위한 복안 아니냐는 시선도 따릅니다.한 민주당 당선인은 “민주당의 수백만 당원 규모는 중도층을 포함한 집단 지성의 힘이 있기 때문에 각종 경선과 의사 결정에서 당원의 참여 권한을 확대하는 게 공당(公黨)으로 나가는 방향”이라고 했고, 다른 당선인은 “명분은 그렇더라도 ‘이재명 사당(私黨)화’ 등 특정 세력의 지배력 확대와 견제를 위한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 한동훈 등판설 '솔솔'…"패장인데" "민심 따라"[국회기자 24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꾸리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당 사무처와 사무총장이 구체적 일정을 정해 이르면 다음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전당대회 채비가 본격화한 가운데 한 인물에 온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바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지난달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아직 한동훈 전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도서관 등에서 시민의 목격담을 통해 꾸준하게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직자, 비대위원,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도 만찬을 했다고도 알려지기도 했죠. 이같은 한 전 위원장의 행보는 곧 당대표 출마설로 이어졌습니다. 도서관 등에서 일반에 노출되고 시민과 함께 ‘셀카’도 찍는 행보 자체가 사실상 정치 무대로 복귀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당권 주자 경쟁 판도를 뒤흔들 인물이 등장하자 국민의힘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4·10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섭니다. 한 전 위원장과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는 결심을 가진 근저에 공천관리위원으로서 선거에 졌으니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 의원은 “제3자가 나와야 된다, 나오지 말아라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긴 했지만 한 전 위원장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에 불출마하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또다시 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며 한 전 위원장은 물론 당을 직격했습니다. 이와 달리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며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오롯이 한 전 위원장이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단할 문제”라며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민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민심 판단에 대해선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죠.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7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무기력증이나 여러 결함·문제점을 극복하는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말씀엔 딱히 반론을 제기하긴 어렵다”며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국민의힘 3040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역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1박 2일 밤샘토론을 마친 후 첫목회인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은 “(대통령)선거에 패배하고 보궐선거에 나가서 되고 당대표에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례가 있다”며 “정치는 본인의 결단과 의지로 하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동훈 전 위원장의 등장 예고편만으로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총선 패배 책임론, 틀어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은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전당대회 기간 내내 맞닥뜨릴 질문일 겁니다. 그가 이들 물음표를 느낌표를 바꾸고 혼란과 분란이 이어지는 당을 수습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관 앞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자들이 설치한 응원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경계영 기자 2024.05.18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꾸리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당 사무처와 사무총장이 구체적 일정을 정해 이르면 다음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전당대회 채비가 본격화한 가운데 한 인물에 온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바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지난달 1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황우여(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아직 한동훈 전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도서관 등에서 시민의 목격담을 통해 꾸준하게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직자, 비대위원,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도 만찬을 했다고도 알려지기도 했죠. 이같은 한 전 위원장의 행보는 곧 당대표 출마설로 이어졌습니다. 도서관 등에서 일반에 노출되고 시민과 함께 ‘셀카’도 찍는 행보 자체가 사실상 정치 무대로 복귀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당권 주자 경쟁 판도를 뒤흔들 인물이 등장하자 국민의힘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4·10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만큼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섭니다. 한 전 위원장과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를 안 하겠다는 결심을 가진 근저에 공천관리위원으로서 선거에 졌으니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 의원은 “제3자가 나와야 된다, 나오지 말아라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긴 했지만 한 전 위원장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에 불출마하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또다시 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며 한 전 위원장은 물론 당을 직격했습니다. 이와 달리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며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오롯이 한 전 위원장이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단할 문제”라며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민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민심 판단에 대해선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즉답을 피했죠. 한 전 위원장이 영입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7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무기력증이나 여러 결함·문제점을 극복하는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말씀엔 딱히 반론을 제기하긴 어렵다”며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국민의힘 3040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역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1박 2일 밤샘토론을 마친 후 첫목회인 이승환 서울 중랑을 조직위원장은 “(대통령)선거에 패배하고 보궐선거에 나가서 되고 당대표에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례가 있다”며 “정치는 본인의 결단과 의지로 하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동훈 전 위원장의 등장 예고편만으로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총선 패배 책임론, 틀어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은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전당대회 기간 내내 맞닥뜨릴 질문일 겁니다. 그가 이들 물음표를 느낌표를 바꾸고 혼란과 분란이 이어지는 당을 수습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회관 앞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자들이 설치한 응원 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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