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아랍에미리트(UAE) 주요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부다비국영지주회사(ADQ)’가 국내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중동 국부펀드와 국내 스타트업이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첫’ 케이스다.
ADQ는 19일 (현지시각) 스마트 새우 양식장을 운영하는 국내 스타트업 에이디(AD)수산과의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했다. ADQ는 아부다비 정부의 비석유 GDP 비중을 늘리기 위해 에너지·유틸리티, 의료·생명과학, 농식품, 물류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에이디수산과의 프로젝트도 비석유 GDP 기여 활동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5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방한으로 국내 기업과 UAE 국부펀드 간 협력 강화를 점쳤다. 이번에 ADQ가 국내 스타트업과의 첫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UAE와 국내 스타트업 간 다양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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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또 스마트 양식장 수조에 자정 기능을 갖춘 바다 생태계를 재현한 자체 기술도 개발했다. 화학물질, 항생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물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막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바다와 같은 환경을 조성해 새우를 양식한다. 수질과 새우의 성장 속도는 인공지능(AI) 스마트 아쿠아팜 관리 운영 플랫폼 AD 아이즈가 수집한 데이터로 수조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관리하는데,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원가를 최적화한다.
ADQ와 에이디수산은 구체적으로 아부다비 칼리파경제지구(KEZAD) 내 전용 양식장에서 ‘새우 스마트 양식 시설’을 꾸리게 된다. 양사는 이번 첫 새우 스마트 양식 시설을 기반으로 순차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새우 양식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UAE 새우 소비량에서 찾을 수 있다. ADQ에 따르면 현재 UAE는 해산물 약 70%를 수입에 의존한다. 그중에서도 새우는 UAE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해산물로 지난해 1만 8700톤이 소비됐다. UAE 새우 소비량은 연평균 4.2%씩 증가해 오는 2029년에는 2만 3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량에 비해 현지 생산량은 연간 총 시장 수요의 1.6%에 불과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막에서 바다와 같은 환경을 갖춘 양식장을 조성해 직접 새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이두현 에이디수산 대표는 “UAE의 식량 안보와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이 기능하도록 노력하는 ADQ의 여정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의 양식 솔루션으로 수입 해산물을 현지산으로 대체시킬 수 있도록 ADQ 및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디수산은 지난 5월 아부다비 정부 산하의 테크·스타트업 지원 기관 ‘허브(HUB)71’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도 선정된 바 있다. 에이디수산이 선정된 분야는 기후테크를 통해 탈탄소화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을 선정해 키우는 ‘허브71 플러스 기후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