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아파트 침입해 잠든 커플에 과도 휘두른 이유[그해 오늘]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2021년 12월 28일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에 소재한 한 아파트. 이곳은 40대 남성 A씨와 이혼한 전 아내 B씨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였다. 이날 새벽 2시쯤 A씨는 평소 B씨가 사용하던 비밀번호 여러 개를 조합해 전처의 집 안으로 침입했다.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B씨가 새로운 남자친구와 함께 방 안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격분한 A씨는 이내 과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에 남자친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이를 제지하던 B씨 역시 왼쪽 옆구리에 흉기에 찔려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에게는 B씨의 주거지에 몰래 침입해 TV와 전등을 깨뜨리는 등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도 적용됐다. 이후 A씨는 112에 자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단지 전처와 교제한다는 이유만으로 살해했다”며 “잠을 자던 피해자가 방어나 저항을 못했는데도 과도로 11회 이상 찌르는 등 범행이 상당히 잔혹하다”며 징역 17년과 함께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1심은 그에게 적용된 살인,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물손괴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는 1심 징역 17년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더 무겁다고 보고 1심 징역 17년보다 형량이 높은 징역 19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징역 17년이면 A씨가 50대 초반에 출소하게 된다”며 “A씨의 범행으로 사망한 피해자가 40대 후반인데 이것만 놓고 봐도 17년형은 너무 가벼워 균형이 무너진다”고 판시했다.

이어 “살인은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침해하는 범행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범행 동기 및 수법을 볼 때 죄책의 무거움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