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한 동거남에 복수하려고"...6개월된 딸 살해한 20대의 최후 [그해 오늘]

  • 등록 2024-11-04 오전 12:02:30

    수정 2024-11-04 오전 12:02: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7년 전 오늘, 외박한 동거남에게 복수한다며 생후 6개월 된 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에 대한 항소심이 열렸다.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
대전고법 제1형사부 차문호 부장판사는 2017년 11월 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당시 20)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같은 해 3월 4일 오후 5시 47분께 충남 천안 주거지에서 전날 집을 나간 동거남 B씨가 외박하고 연락도 되지 않자 SNS를 통해 ‘아이를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이후 메시지 조차 확인하지 않은 B씨에 화가 난 A씨는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잠을 자다 울고 있던 생후 6개월 된 딸을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동거하다 2016년 9월 25일 아이를 출산했고, B씨가 외박하면서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자주 다퉈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으나, 배심원 9명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일부 배심원은 징역 15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양형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이고 부모의 소유물이나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자녀를 보호,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부모가 자신의 책임을 망각하고 오히려 자녀를 살해한 경우 막연한 동정심만으로 그 부모를 가볍게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어린 나이에 사실혼 배우자와 사이에서 피해자를 출산했고,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실혼 배우자의 불성실로 인한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피고인 자체도 자녀의 죽음으로 큰 정신적 고통을 받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출산 후 경제적 어려움과 배우자의 불성실로 인해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사정은 인정된다”라면서도 “살인은 피해자의 소중하고 존엄한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아무런 저항능력이 없는 생후 6개월의 피해자를 살해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형사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라며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량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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