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019170)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이 해외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신풍제약은 한국과 영국 포함 6개국에서 피라맥스를 활용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 3상을 계획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영국, 폴란드,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에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하지만 폴란드와 콜롬비아에서 임상 승인을 받지 못했다.
신풍제약은 공시를 통해 “콜롬비아 보건부(Ministry of health)와 폴란드 규제기관(Competent Authority)으로부터 IND 보완 요청을 받았다”며 “콜롬비아의 경우 요청사항에 답변해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콜롬비아 시스템 문제가 발생해 심사와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현지 상황으로 정확한 승인일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풍제약이 한국 포함 6개국에서 모집할 환자 규모는 1420명이다. 회사가 한국과 동시에 해외 임상을 추진한 배경에는 국내에서 환자모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8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최초 환자등록은 그해 10월 18일에서야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풍제약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를 타개하고자 해외 임상에도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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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구개발비도 급증하고 있다. 2019년 167억원, 2020년 179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약 두배 수준인 303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액 대비 비율도 8.80%, 9.05%에서 16.01%로 상승했다. 여기에 올해는 1분기에만 107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연구개발비 규모의 약 35.3%에 달한다. 연구인력도 2020년 74명에서 지난해 92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2명이 더 늘어 94명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비가 급증하면서 재무제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0년 78억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43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올해는 1분기까지 영업손실 규모가 약 70억원에 달해 지난해 보다도 빠른 페이스를 보인다. 신풍제약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20년 558억원에서 지난해 276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경우 임상기간이 늘어나거나 지연될 경우 비용 지출이 늘어난다. 특히 해외 임상 3상의 경우 상당한 자금이 투여될 수밖에 없어, 기업 입장에서는 임상이 길어지는 부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친 주주들...주가도 역풍
실제로 신풍제약 주가도 이를 대변하는 모양새다. 2020년 5월 13일 2만100원이던 주가는 4개월 뒤인 9월 18일 19만8000원까지 급등하면서 최고가를 찍었다. 2021년 들어서도 4월 21일 10만3000원을 기록하는 등 10만원선을 유지했지만, 그해 7월 임상 2상에서 부족한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6만원대로 가라앉았다. 이후 기대감이 한풀 꺾인데다 임상 지연과 세계적인 증시 불안정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2일 주가는 2만1950원에 머물렀다. 최고가 대비 약 90%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던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풍제약은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임상 3상을 통해 결과물을 확인한다는 자세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해외 임상 3상의 경우 큰 투자가 필요하고, 회사 자체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꼭 끝까지 끌고 갈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현재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로 정식 승인받은 제품은 없다.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는 조건부 승인이다. 신풍제약은 코로나 치료제 임상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상 지연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등의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