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유시민 작가가 “규범이 무너지는 아수라판”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 요구를 비판했다.
|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
|
유 작가는 8일 시사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독립매체 ‘민들레’를 통해 이 대표에게 자신을 향한 ‘수모를 견뎌는 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던 유 작가는 이날도 비슷한 응원의 당부를 전했다.
직접 정치인이 겪는 모멸감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전한 유 작가는 “‘버텨라’는 아니고 ‘버텼으면 좋겠다’, 제가 무슨 권리가 있어서 이재명 대표보고 ‘버티세요’ 하겠나”며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어느 정도 아는데 그냥 잘 견뎌줬으면 좋겠다, 소망을 얘기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유 작가는 당 내부에서 이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정치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무기 대등의 원칙이 법정에서만 필요하는 게 아니다. 정치도 무기대등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검찰권이라는 무기를 동원해서 공격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러면 불체포특권이라는 방패를 가지고 싸워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거를 일방적으로 니가 가진 무기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무기로만 싸워라고 말하는 게 불체포특권 포기론”이라며 “그런 주장 하는 분들은 어디가서 자원 봉사를 하거나 사회사업을 하거나 이런 걸 해야 된다. 정치를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치 무대를 ‘갈등의 장’으로 인식하는 유 작가의 성향을 읽을 수 있는 발언이었다.
유 작가는 이 대표에게 이같은 요청을 하는 이유로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고, 이렇게 헌법과 법률의 취지를 위반하면서 마구잡이로 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이 들어오면 민주주의 규칙이나 규범, 관습 이런게 다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느냐”며 “이런 아수라판에 상대방이 짱돌 아니라 잭나이프, 쇠스랑까지 다 동원하는데 품격이 없으니까 품위있게 국민을 믿고 판사를 믿고 양복 딱 차려입고 가서 해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정치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이른바 이 대표의 ‘당당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자기 인기 얻을려고 하는 말이지, 진지하게 이 싸움의 성격을 파악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방안을 고민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며 거듭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