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내년부터 꾸준히 들어와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의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GLP-1/GCG)는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후 2028년 출시가 예상된다. 이후부터는 이 치료제가 판매 로열티까지 확보하면서 한 해 최대 9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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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임상시험 정보공개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머크는 지난해 6월 시작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글로벌 임상 2b상의 사이트를 빠르게 확대해 목표한 환자 300명 중 200여명 가까이 모집하는 등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약효지속 기반 기술 ‘랩스커버리’까지 적용돼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8월 머크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국가에서 머크가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미약품이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계약 규모는 8억7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현재는 계약금 1000만달러(약 138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1400만달러(약 193억원) 등 2400만달러(약 331억원)를 수령한 상태다.
아울러 머크는 지난달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관련 간경화 환자 대상 임상 2a상과 투약간격 및 용량을 늘린 임상 2a상 등 두 개의 신규 임상을 개시하면서 한미약품은 추가적인 마일스톤 확보도 가능한 상황이다.
2033년까지 MASH치료제 마일스톤 꾸준히 확보
증권업계는 한미약품이 2033년까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관련 마일스톤을 꾸준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내년 마일스톤 약 400억원을 시작으로 2028년엔 약 1000억원, 2033년엔 4000억원 이상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관련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 판매 로열티는 출시 첫 해인 2028년 약 100억원을 시작으로 빠르게 증가해 출시 5년 차인 2033년엔 4500억원 가량의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2033년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만으로 8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둬들이는 셈이다.
특히 글로벌 MASH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판매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2035년에 판매 로열티 만으로 9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지난해 6월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라며 “패스트트랙은 FDA가 후보 물질의 개발을 촉진하고 검토 속도를 가속하기 위해 시행하는 절차인 만큼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이터 분석 기업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MASH 환자는 전 세계 4억명에 달한다. 특히 미국은 전체 성인 중 5% 가량이 MASH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SH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44.3%으로 성장해 2026년 시장 규모가 약 3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