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믿고 쓸 수 있어?” 얼마 전 한 외국 브랜드의 전동 칫솔을 쓴다는 친구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온 집안이 가전·정보기술(IT) 기기로 뒤덮여 있지만 전동 칫솔만큼은 주변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구입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치아를 잘못 관리하다가는 평소 근처도 가기 싫은 치과를 가야 한다는 공포 때문일까? 기계에 맡기기보다는 내 손으로 꼼꼼히 닦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구강 관리 전문 브랜드 오랄비(Oral-B)는 1963년 처음 전동 칫솔을 출시했다. 사실 전동 칫솔의 역사가 이렇게 긴 줄도 몰랐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전동 칫솔 ‘iO’ 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였다. 무려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한 제품이다. ‘치과에서 받는 관리를 집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는 홍보 문구에 처음으로 전동 칫솔에 호기심이 갔다.
오랄비의 프리미엄 전동 칫솔 ‘iO9’.
의심과 호기심을 함께 품은 채 오랄비 ‘iO9’을 약 3주간 체험해봤다. 우선 제품 외관은 일반 칫솔은 물론 회사 동료가 쓰는 다른 전동 칫솔보다도 길고 두꺼워 보인다. 묵직해 보이는 외관이지만 손에 쥐면 생각이 달라진다. 미끄럽지 않은 안정적인 그립감으로 한 손에 가볍게 들어온다. 장시간 칫솔질에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iO9은 오랄비만의 원형 회전 방식의 칫솔모를 그대로 적용했다. 치과 장비에서 영감을 얻은 이 둥근 칫솔모는 치아를 하나하나 감싸며 세정한다. 평생 일반 칫솔만 쓰다 둥근 칫솔모를 치아에 얹어보니 느낌이 새로웠다. 전동 칫솔이 처음인 만큼 통증이나 출혈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칫솔모 끝 부분이 둥근 형태를 하고 있어 자극 없이 부드러운 칫솔질이 가능했다.
오랄비의 프리미엄 전동 칫솔 ‘iO9’. △일반 세정 △부드러운 세정 △강력 세정 △잇몸 관리 △미백 △매우 부드러운 세정 △혀 세정 등 7가지 중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세정모드는 △일반 세정 △부드러운 세정 △강력 세정 △잇몸 관리 △미백 △매우 부드러운 세정 △혀 세정 등 7가지 중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기자는 매우 부드러운 세정 모드를 주로 썼다. 칫솔질 중에는 기기가 약한 압력과 과도한 압력, 적절한 압력을 파란색과 빨간색, 초록색으로 알려줘 치아와 잇몸에 부담이 가지 않았다. 입 냄새 예방을 위해 혀 세정 모드도 자주 사용했지만 나머지 기능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iO9은 일반 칫솔 대비 플라그 제거율을 99.7% 끌어올렸다고 한다. 3분간의 칫솔질이 끝나자 일반 칫솔에서는 느낄 수 없던 치아에서 ‘뽀드득’한 개운함이 느껴졌다.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은 뒤 드는 느낌과 비슷했다. 우려했던 통증이나 출혈도 전혀 없었다.
다만 전동 칫솔의 편리함 때문인지 칫솔질 스마트폰을 보거나 애완동물과 놀아주는 등 딴짓을 자주 하게 됐다. 이 경우 모든 치아를 신경 써 고르게 닦지 못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iO9은 AI와 3D 트래킹 기술을 탑재한 어플을 연동해 사용자의 양치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 뒤 말끔하게 칫솔질이 되지 않은 구역을 알려준다. 기자도 처음에는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지 못해 AI로부터 번번이 지적을 받았다. 이후 신경 쓰지 못한 치아를 다시 구석구석 닦고 나서야 칫솔질을 끝낼 수 있었다.
오랄비의 프리미엄 전동 칫솔 ‘iO9’. 칫솔질 중 기기가 약한 압력과 과도한 압력, 적절한 압력을 파란색과 빨간색, 초록색으로 알려줘 치아와 잇몸에 부담이 가지 않게 돕는다.
iO9은 오랄비 최초의 대화형 인터랙티브 컬러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양치질을 시작하면 진행 시간을 화면을 통해 알려주는 것은 물론 30초마다 진동을 줘 적절한 양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터리 잔량부터 칫솔모 교체 시기도 확인할 수 있다. 블루투스도 화면을 통해 쉽게 연결 가능하다.
iO9은 3시간의 고속 충전으로 최대 12일 사용할 수 있다. 실제 기자는 2주간 충전 없이 사용했다. 무선 마그네틱 충전 방식을 적용해 충전도 쉽다. 함께 제공되는 여행용 충전 케이스는 보관은 물론 충전까지 가능해 편리함을 더해줬다.
아쉬운 점도 있다. 신제품 iO 시리즈는 △iO9 △iO8 △iO7 등 총 3개 시리즈로 국내에 출시됐다. 시리즈마다 색상과 기능, 가격이 다르지만 시리즈마다 색상이 정해져 있어 원하는 색상을 선택할 수 없다. 또 기존 오랄비 전동 칫솔모와 호환이 되지 않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오랄비의 프리미엄 전동 칫솔 ‘iO9’. 보관과 함께 충전이 가능한 여행용 충전 케이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