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중국)=이데일리 이정현 기자]중국의 경제중심 상하이에서 차를 타고 두시간을 달려 도착한 크리스탈신소재(900250) 합성운모 생산 현장은 규모에서 보는 이를 압도 한다. 원재료 배합부터 전기로를 통한 가열 및 용해, 냉각과 해체, 포장까지 이곳에서 이뤄진다. 거대한 사일로에서 1750도의 열기를 버텨낸 합성운모는 작은 플레이크로 산산히 부서져 반짝반짝 빛을 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다는 이곳의 합성운모 자동화 양산시스템을 통해 연간 3만톤 규모의 합성운모플레이크를 생산할 수 있다.
| 중국 장쑤성 장인시에 있는 크리스탈신소재 합성운모 생산 현장 |
|
지난달 23일 중국 장쑤성 장인시에 있는 크리스탈신소재 합성운모 생산 현장을 이데일리가 찾았다. 합성운모는 절연 및 단열 측성이 있어 ‘산업의 조미료’라 불릴 정도로 쓰임새가 많다. 건설 자재에 주로 활용되나 최근에는 개량화를 거쳐 활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투명하고 광택이 있어 색조화장품의 주요 원료이기도 하다.
크리스탈신소재가 생산하는 합성운모는 기존의 천연운모와 비교해 인체 유해성이 적고 환경 이슈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여기에 절연성과 전기저항률 등이 천연운모보다 강하고 변질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등 품질의 안정성까지 향상했다. 이를 통해 크리스탈신소재은 글로블 합성운모 시장에서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합성운모 표준화를 통해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중국 비금속협회를 중심으로 국제기준을 만드는 절차에 돌입했으며 약 1년 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에는 다이중치우 크리스탈신소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코로나19 이후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중국 경제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동 분쟁 이후 재건 이슈가 부상하고 있는 등 호재가 나오고 있다.
다이중치우 크리스탈신소재 대표는 최근 두바이를 방문해 중동 재건사업 참여를 타진했다. 현장에서 만난 허위에룬 크리스탈신소재 총괄이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의 건설 경기가 침체를 겪으며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 기간 동안 그래핀 등 신소재 개발에 나섰으며 무인화 공장을 통한 대량 생산으로 단가 경쟁에서도 우위에 서 있다”며 “중동 재건사업 역시 현지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 속에 논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중동 비즈니스가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 말했다.
크리스탈신소재의 신성장 동력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이다. 탄소 동소체 중 하나로 두께가 0.2n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얇고 가볍지만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이상 강하다. 열 전도성은 다이아몬드보다 높고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성질을 잃지 않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방산과 우주산업 등 최첨단 산업의 필수요소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그래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분류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생산하기 위해 2019년 그래핀 전문 탄구얼웨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다수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그래핀 무인자동화 공장을 설립하는 등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원료 확보를 위해 흑연 광석 채굴기업인 중타이화룽 인수도 진행형이다.
크리스탈신소재의 매출액 중 그래핀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가량이다. 회사 측은 3년에서 5년 안에 그래핀의 매출 기여도가 절반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위에룬 총괄이사는 “그래핀은 아직 초기단계이나 곧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리스탈신소재는 중국에서 그래핀을 완벽하게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며 활용처가 무궁무진한 만큼 성과가 곧 나올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