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평범한 계획 관리 앱과 다르지 않지만, 여기에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기능이 합쳐져 있어 내 계획표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할일이 빼곡히 적힌 스케줄러를 친구들과 서로 공유하는 셈이다. 코로나19으로 여행·휴가 등 특별한 일상을 공유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평범한 일상까지 소통의 폭이 늘어난 것이다.
이메일로 친구를 추가해 서로의 계획표를 공유할 수 있고, 불특정 이용자 역시 친구로 추가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의 계획표를 보는 것 또한 가능하다.
교환 일기를 넘어 교환 계획표까지 등장하자 발빠른 누리꾼들은 벌써 이용을 시작했다. 투두메이트 앱은 양대 앱마켓에서 뚜렷한 인기를 보였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플레이스토어 생산성 부문 인기 앱 1위, 5만회 이상 다운로드, 앱스토어 인기 앱 전체 3위, 생산성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용자들 "타인 계획 보며 동기부여", "서로의 근황 쉽게 공유"
이용자들은 앱 이용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 말께부터 3주 정도투두 메이트를 사용했다는 조정묵(24)씨는 "기본적인 계획 관리 앱으로의 기능이 다양하다. 여기에 친구들과 서로 계획에 '이모지(emoji, 그림문자)'를 주고 받아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할 일을 단순히 적어두는 게 아니라 (SNS 꾸미듯) 재미나게 쓰는 것이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투두 메이트 앱을 사용했다는 권준오(25)씨는 "(지난 2월) '클럽하우스'가 화제가 된 이후 새로운 SNS를 여럿 시도하다가 '투두 메이트'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SNS보다 사람들과의 연결감이 강화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인들과 함께 투두 메이트 앱을 사용하고 있는 이정현(25)씨는 이용 후기로 "혼자 일정을 관리할 때보다 계획을 미루지 않고 실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이들의 계획을 보며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고, 지인의 근황과 일정도 쉽게 알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의 후기를 종합하면 타인의 계획을 보거나 내 계획에 타인이 주는 반응을 통해 동기부여를 얻고, 따로 연락하지 않고도 지인들의 일상을 알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달 넘게 투두 메이트를 사용한 오현지(25)씨는 "코로나19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투두메이트를 통해 지인들과 안부를 주고 받고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게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확대 되는 일상 공유, '코로나 시대 소통 방법'
투두메이트 앱 개발자인 강윤식씨는 계획 관리 기능에 SNS 방식을 적용한 아이디어를 '금연콜 상담센터'를 이용했던 경험에서 얻었다고 했다.
취재 중 만난 이용자들 모두가 요청한 '다양한 이모지 추가' 기능에 대해선 "이미 개발 및 적용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는 이처럼 SNS로 공개하는 일상의 범위가 특별한 것에서 평범한 일들로 확대되는 양상에 대해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소통방법"이라고 진단했다.
2015년 출시됐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기를 모은 실시간 위치 공유 어플리케이션 '젠리' 역시 이용자들 간 '연결감 강화'가 주요 사용 이유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계획표 공유, 위치 공유 등 1020세대의 SNS 활용 방식 중 특별한 일상이 아닌 일반적인 일상 공유가 유행인 현상에 대해 "MZ세대는 '노말크러시(Normal crush)' 즉 일반적이고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건 다른 것보다 친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국에 젊은 세대가 찾아낸 소통의 방법"이라고 보았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서로 목표를 공유하고 성취를 응원하며 느슨한 연대를 쌓아가는 것이 코로나시대 1020 세대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스냅타임 이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