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국 총선 노동당 압승, 승패 가른 건 역시 경제였다

  • 등록 2024-07-08 오전 5:00:00

    수정 2024-07-08 오전 5:00:00

지난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했다. 키어 스타머(61)가 이끄는 노동당은 412석을 차지해 보수당이 얻은 121석을 압도했다. 5일 취임한 스타머 총리는 다우닝 10번가 공관 앞 연설에서 “변화는 지금 시작된다”고 말했다.

보수당의 참패는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세계적인 금리인상 러시 등을 겪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겨우 0.1%에 그쳤다. 나랏빚은 GDP 대비 100%를 넘어설 만큼 심각하다. 고령화 속에 의료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이 마당에 보수당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과 잦은 총리 교체 속에 민생을 돌보는 데 실패했다.

스타머 총리는 보수당의 무능에 지친 유권자들을 겨냥해 ‘변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그렇다고 단순히 반사이익만 얻은 게 아니다. 스타머 총리는 좌파 색채가 짙던 노동당을 중도좌파(Center-Left)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인권변호사, 왕립검찰청장 출신인 스타머는 2014년 왕실이 수여하는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스타머의 실용주의는 재무장관에 레이철 리브스를 임명한 데서 잘 드러난다. 리브스는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재정건전성을 중시한다. 로이터 통신은 “리브스는 이데올로기보다 실리(Pragmatism)를 내세우는 스타머 총리와 판박이”라고 평가했다. 스타머 총리는 “앞으로 여러분은 교조(Doctrine)에서 벗어난 정부, 오로지 여러분의 이익에 봉사하려는 일념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과거 제3의 길을 주창해 노동당 장기집권을 이끈 토니 블레어를 연상시킨다.

영국 총선 결과는 한국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교조적 이념이 아니라 경제와 민생이다. 22대 국회는 문을 열자마자 민생과 무관한 이슈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 등을 발의한 것은 다행이다. 보수든 진보든 경제와 민생을 살피지 못하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에서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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