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일회용컵 ‘유료화’ 검토…“당장은 안해”(종합)[2024 국감]

김완섭 장관, 국회 환노위 국감서 해명
野 강득구 의원 문건 공개에 “여러 대안 중 하나”
여야, 댐 공방…與 “국토 물관리” vs 野 “4대강 2탄”
환경부 장관 “‘4대강 2탄’ 증거 있으면 사퇴”
녹조 문제에 민·관·학 공동조사 의향 피력
  • 등록 2024-10-09 오전 12:32:31

    수정 2024-10-09 오전 12:32:31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무상제공 금지로 전환한다는 환경부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자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진화에 나섰다.

안호영 국회 환노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 등 참석자들과 함께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부 문건에 소상공인·시민단체 동원 내용 포함

김 장관은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일회용컵) 무상 (판매) 금지는 현재 킬 됐다(후보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앞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환경부 국감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무상판매 금지 원칙으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긴 환경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사갈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물리고 반환하면 이를 되돌려주는 제도로 2022년 세종과 제주에서 처음 시행돼 2025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지방자치단체 자율에 맡겨둔 상태다.

해당 문건에는 환경부의 정책 전환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확보하기 위해 소상공인 업계와 시민단체 등을 동원한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추진 전략 및 향후 계획 부분에 ‘우군화 가능성이 확인된 그룹을 적극 활용해 대안 검토 과정을 객관화해 여론 환기를 유도한다’, ‘선도지역 성과 및 대안 마련은 우리 부(환경부)가 주도하되 결과는 학계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 공개한다’ 등이 담겼다.

또 해당 문서에는 ‘소상공인 업계가 국회에 문제 제기하도록 유도한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대안에 대해 질의 표명하도록 유도한다’, ‘언론 기획 기사를 통해 문제점, 해외 사례, 대안 제시를 10월부터 11월까지 3회에 걸쳐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김 장관은 “일회용컵 보증금이나 일회용 컵 소송 관련해서는 인사청문회 때부터 마음에 무겁게 가지고 있던 이슈 중의 하나여서 좀 속도를 내고자 여러 가지 생각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회용컵 무상판매 금지는 보증금제의 ‘대안’으로 검토한 방안 중 하나일 뿐, 보증금제를 전면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으로 확대해서 하게 되면 소상공인 부담이 1000억원이 넘고, 지금 현재 시스템대로 하면 사회적인 비용 부담이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생각한 대안 중 하나는 일단 의지가 있는 지자체는 법적으로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안으로 검토된) 일회용컵 무상 (판매) 금지도 지금 못 한다”며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도 편리하고 소상공인 점주분들도 이해할 수 있는 대안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일회용컵 무상 판매 금지를 당장 추진할 수 없는 이유로 ‘비닐봉투 무상 판매 금지’를 예로 들었다. 비닐봉투는 2003년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유료화가 시행됐다가 2019년부터는 사용 자체가 금지됐다. 당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던 편의점도 2022년부터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그는 “16년 내지 거의 그런 오랜 시간이 걸친 다음에야 (비닐봉투 무상 판매 금지가) 국민들한테 정착되는 사례도 있어서 당장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무상 금지하는 걸로 밀고 나간다는 건 아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위원회에 (대안을) 보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완섭 장관, 댐 백지화 질의엔 “아직 일러”

여야는 이날 ‘기후대응댐’ 건설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환경부는 홍수, 가뭄,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에 따른 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댐 후보지 14곳을 선정했는데, 야당은 이를 ‘4대강 사업 2탄’이라며 맹공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민 설명회에 4대강 사업을 했던 토목 관련 회사들이 다닌다고 한다”며 “‘4대강 사업 2탄’으로 댐 14개를 토목사업을 하려고 하는구나, 누구에게 이익을 주려고 하는 건지 국민들이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주민들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국토의 물관리’라는 대원칙에 따라서 정부의 정책을 집행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14개 댐이라고 이름 지어지지만 담수량은 안동댐의 4분의 1밖에 안 된다”면서 환경부 엄호에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댐 신설 추진과 관련해 “(정부가) 또 토목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는 이학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만약 환경부가 4대강 사업 2탄으로 토목 세력을 위해 댐을 추진한다면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서 명령받아서 직을 걸고 14개 댐을 다 건설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그런 증거가 있다면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기후변화로 빈번해질 홍수와 가뭄에 대응한다며 14개 댐 신설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10곳은 지역 의견을 수렴하는 설명회를 진행했으나 강원 양구군 수입천댐, 충북 단양군 단양천댐과 충남 청양군 지천댐, 전남 화순군 동복천댐 등은 주민 반발에 설명회를 열려고 했다가 실패했거나 일정도 못 잡은 상황이다.

김 장관은 “주민과 소통하면서 댐을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반대가 심한 댐은 백지화할 수 있느냐는 박해철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아직은 그렇게 말씀드리기 이르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녹조 문제에 대해 민·관·학 공동조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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