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미국인들이 이미 기록적인 신용카드 부채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번 휴가철 소비로 카드 부채가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CN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미소매연맹(NRF)은 “지난달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의 소비가 9795억~9890억달러 사이로 기록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잭 클라이헨즈 NRF 수석 경제학자는 “고용과 임금 증가, 완만한 인플레이션, 건전한 재정 상태가 견조한 휴가철 소비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쇼핑객들이 휴가철 구매를 위해 신용카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딩트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연말 연휴 시즌 소비자의 36%가 부채를 늘렸다. 이들의 평균 부채 금액은 1181달러로, 전년 1028달러 대비 증가했다. 매트 슐츠 렌딩트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많은 미국인들이 이번 휴가철에 부채를 늘린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물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가계 부채 보고서에서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신용카드 잔액이 이미 전년대비 8.1% 증가했다”고 전했다. 너드월렛이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또다른 휴일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자의 28%는 지난해 구매한 선물 비용을 여전히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딩트리는 “부채가 있는 사람들 중 21%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5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슐츠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높은 이자 비용이 재정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신용카드의 평균 금리는 20% 이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슐츠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부채로 새해 비상 기금을 늘리거나 학비를 저축하는 등 중요한 목표를 위해 쓸 돈이 줄어들게 된다”며 “더 극단적인 경우에는 필수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식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휴가철 소비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개인 재정 관리에 있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