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심리전문가도 해당 교사의 언행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분석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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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 따르면 울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A교사는 지난달 학부모 등이 참여하고 있는 네이버 밴드에 1학년 신입생의 자기소개, 사진 등을 올리라고 공지했다.
그는 A교사는 학생들 사진 밑에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 “미녀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남들까지. 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는 좀 싫어한다고 전해주세요”, “매력적이고 섹시한 OO”라고 댓글을 남겼다.
댓글을 보고 불쾌감을 느낀 학부모가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고를 받은 울산강북교육지원청은 이 학부모에게 A교사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답장을 보냈다.
교육지원청 측은 “사진을 보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외모에 대한 표현의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며 “자칫 외모지상주의적이고 성적 표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외모나 신체적인 표현을 삼가고 학생들이 자라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답변했”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A교사는 문제가 된 댓글을 삭제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달 24일에는 ‘효행숙제’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팬티를 세탁한 뒤 인증사진을 올리라는 숙제를 내줬다. 학생들 사진에 A교사는 “예쁜 잠옷, 예쁜 속옷. 부끄부끄”, “우리 공주님. 분홍색 속옷. 예뻐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학부모가 A교사의 댓글 등을 모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렸고, 해당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자신을 비난하는 여론이 커지자 A교사는 밴드에 “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나 아니면 밴드 숙제를 내줬을 때 ‘선생님, 여자 아이들이 팬티 빨기는 조금 쑥스러워하지 않을까요?’라고 의견을 주시면 제가 숙제를 수정했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제가 충분히 우리 부모님과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이런 과제를 내준 게 실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제 표현상에 ‘섹시 팬티’ 이런 말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앞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학부모 B씨는 “숙제를 바꿀 수 있었던 게 문제가 아니라 A교사 본인 반응이 문제인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울산시교육청은 A교사를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고, 학교 측에 담임교사를 바꾸라고 지시했다. 경찰에 수사도 의뢰한 상태다. 교육청은 경찰 수사결과를 받고 A교사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처분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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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교사는 지난달 28일 아랑곳하지 않고 밴드에 ‘아침 조례’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학생들에게 출석체크와 EBS 시청을 공지했다. B씨는 “경찰 조사를 마칠 때까지 교사를 학급밴드에서 탈퇴시키고 임시 담임을 속히 배정해줘야지, 아침 조례가 무슨 소리냐”라며 분개했다.
또 온라인에는 A교사의 과거 SNS 자료까지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학생은 A교사에게 “영원한 학교 아빠. OOO쌤! 제가 이 다음에 커서 어여쁜 숙녀가 되면 꼭 샘처럼 멋진 남자와 결혼할 거예요. 아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편지를 썼다. 해당 편지를 SNS에 올린 A교사는 댓글로 “아깝네. 늦게 태어날걸. 나 같은 남자. 힘들텐데. 기다려라. 집사람한테 이혼해달라 조르는 중”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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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교사를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울산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성희롱한 남교사를 파면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남매를 키우고 있다는 청원인은 “A교사는 명백한 아동성애자.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초등학생들은 교사를 ‘모델링’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교사가 하는 말이나 몸짓을 그대로 내면화하며 학습하고 성장한다”며 “이런 교사가 교단에 남아있다면 아이이들이 상대를 성적으로 평가하고 대상화하며 아직 솜털도 가시지 않은 병아리 같은 아이들에게 ‘섹시’라는 변태적 단어로 희롱하는 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학습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청원인은 “자신의 변태적 행동에 대한 뼈아픈 뉘우침은 커녕 당장 게시글을 삭제하라는 ‘반협박적’ 내용들과 변명들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자가 반성을 할까요? 2시간 성인지감수성 연수를 받으면 갑자기 아동인권 의식이 치솟아 오를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님,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폭력에 대한 불안함 없이 안전하고 깨끗한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발 울산교육청 소속 교사가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을 할 수 없도록 파면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울산교육청 홈페이지에도 A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는 지난달 29일 YTN라디오 ‘노영희 출발 새아침’에서 “왜 하필 속옷인가. 설거지, 안마 등도 있는데. 그걸 찍어 올린 것도 문제다. 굳이 그걸 찍어서 올린 이유는 뭘까. 피드백도 문제다. 매력적, 섹시한 누구라고 표현한 것. 이런 건 어른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될 단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이런 행동을 교사가 했다는 거다. 아이들에게 교사는 모델이다. 이런 모델이 하는 행동과 말이 내면화되면서 이게 학습과정을 통해 성장의 촉진제가 된다”며 “가장 걱정되는 건 성적표현 이력들이다. 이분이 블로그에 올렸던 표현도 너무 충격적이었다. 아이들 교육적 관계를 사육으로 대신한 거 같다. (A교사는)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청원에도 파면 요청이 올라왔다. 이런 문제는 과민해야 한다. 아이들이 1학년이라면 합리적 판단, 이성적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파면과 처벌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학교, 지역사회가 반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A교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그는 “예전에 올린 ‘누드김밥’, ‘브란감’이라는 표현 등은 다 잘못했다. 저의 부적절한 단어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사과를 드린다”라면서도 자신이 마녀사냥의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그는 “네이트판, 맘카페 실명제를 위한 서명 운동을 하고 싶다. 저와 같은 여러분의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라며 “앞으로 교육자로서 말과 행동을 조심히 하겠다. 직접적으로 상처받은 분이 많으시다면 제가 교직을 그만두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