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만으론 성장 없다"…삼성물산 신사업 속속 성과

작년 영업익 1조340억…올해도 '1조클럽' 수성 유력
조직개편 칼 빼들자 1년 여만 새 먹거리 발굴 성과
홈플랫폼 '홈닉' 이어 업계 최초 빌딩플랫폼 내놔
에너지플랜트 중심 EPC도 속도…지분투자 전략 주효
  • 등록 2024-10-28 오전 5:00:00

    수정 2024-10-28 오전 5: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시공 중심 사업에서 탈피하려는 삼성물산의 새 먹거리 발굴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공사비 급상승 등 악재에 단순 시공만으론 지속성장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자 개발사(디벨로퍼)로의 입지 확대, 소프트 비즈니스 강화 등 사업 다변화에 서둘러 나선 모양새다.

오세철(왼쪽)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튀르키예 현지에서 열린 나카스-바삭세히르 도로 건설 사업 체결식에서 에르맨 일르작 르네상스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 1조 3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에도 영업이익 ‘1조클럽’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미 6200억원으로 전년동기(5970억원) 대비 3.9% 성장한 상황으로, KB증권은 지난해 수치를 웃도는 1조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경영난에 직면한 국내 건설사 전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성과이지만, 삼성물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곧장 새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 발굴에 힘을 실은 이후 1년여 만에 속속 결과물을 내놓으면서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한 데 묶은 홈플랫폼 ‘홈닉’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9일 상업용 빌딩에 필요한 ICT서비스를 통합·구현한 빌딩 플랫폼 ‘바인드’를 선보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기술을 활용해 빌딩 내 인프라와 설비, 전자기기는 물론 빌딩을 구성하는 전체 시스템을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DxP 사업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재편하면서, 오세철 대표이사가 핵심 신사업 중 하나로 꼽은 ‘소프트 비즈니스’ 사업 강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평가다. 이번 바인드 역시 조직개편 이후 10개월 여 만의 성과로, 건설업계가 선보인 최초의 빌딩플랫폼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에너지솔루션사업부와 EPC(설계·구매·건설)사업부의 플랜트 사업을 통합한 에너지솔루션사업부을 출범하면서 디벨로퍼로서의 입지 강화에도 나섰다. 기존 고속도로 등 인프라 개발사업과 더불어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플랜트 EPC 수주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직접 지분을 출자한 뒤 도급을 받는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이 지난 7월부터 기본설계(FEED)를 진행 중인 루마니아 도이체슈티 화력발전소 SMR 교체 사업이 꼽힌다. 삼성물산은 기본설계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세계적인 SMR전문기업 뉴스케일에 지난 2020년부터 2년에 걸쳐 7000만달러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최근 삼성물산이 한국도로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정부정책펀드 PIS펀드 등과 함께 수주한 튀르키예 이스탄불 나카스-바삭세히르 고속도로 투자 운영 사업도 디벨로퍼 입지 강화 사례다. 사업에 직접 지분을 투자한 뒤 건설·운영까지 맡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직접 고속도로 운영을 맡는 15년 6개월간 통행료 매출은 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략 시장 공략과 상품 경쟁력 제고 등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사업기조를 유지하면서 여기에 신사업을 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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