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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일자리연대·이데일리·이데일리TV가 주최한 ‘제3회 좋은 일자리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외국인력 고용·이민정책은 중장기 인구정책과 노동시장 대응, 두 가지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숙련 생산직도 저숙련만큼 공급 부족”
중장기 인구정책으로 이 연구위원은 정주 가능성이 높은 이민자의 인적 경쟁력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외국 인력을 들이더라도 정주 비중은 높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에서다. 실제로 2022년까지 매년 4만명의 외국인이 특정활동(E-7) 비자를 받아 입국했지만 체류자 수는 2만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비숙련(E-9) 비자에서 숙련기능인력(E-7-4)으로 변경을 허용한 2023년 들어 체류 규모가 소폭 늘었다.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고 이민자로 정주할 외국인의 숙련도를 높이면 노동시장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게 그의 제안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정부가 이민전략을 얘기하지만 손발을 다 묶어둔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취업지원 대상에 대부분 외국인이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서비스 대상엔 결혼이민자(F-6), 영주권자(F-5), 거주(F-2) 체류자격자와 난민 인정자 등 일부만 포함돼 있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국적동포(F-4), F-5, F-6와 같은 정주형 이민자에 대한 노동시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폴리텍대학엔 동포 자녀조차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정주 이민자의 경쟁력 강화가 우수인력 유치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법무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우수인재 패스트트랙’ 제도 역시 유치한 이후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 일자리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전문인력을 머무르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보다 다양성을 수용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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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위원은 이를 △한시적 체류 외국인 △비취업 체류자격 외국인 및 이민자 △유학생 △불법체류자 관리 등 4개 부문 체계로 나눠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이 체계에서 전문인력과 숙련인력, 비전문 인력은 모두 한시적 체류 외국인 부문에 들어간다. 비취업체류자격 외국인과 유학생에겐 취업 지원을 통해 노동시장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불법체류자 시장에 대해서도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비합법 체류자가 늘어나고 있고 수요도 있다”며 “단순히 단속과 추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 고용시장은 인력양성 시장과 인력매칭 시장, 불법체류자 시장이 모두 어울려 있다”며 “이 시장을 통합하고 여러 정책 기능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 고용정책과 관련해 5개년 계획을 매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평가 기능이 없고 데이터도 없으며 계획만 요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가에 기반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인력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간 협력 체계 구축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지금은 비전문인력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전문인력은 법무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금은 비자로 구분해 부처를 나눠 외국인력을 담당하는데 종합적인 외국인력 정책을 만들기 어려운 구조”라며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있지만 고용허가제(비숙련인력)에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체계에선 산업과 직종, 지역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외국인력 수요 파악이 곤란하다”며 “부처별 역할 분담 관점보다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를 토대로 관련 부처 기능을 조절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