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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크게 늘었고 직장인 중 약 15%가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7~10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8개월 직장생활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5.1%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12.9%가 실직을 경험했다는 응답보다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비정규직 86% “실업급여 못받아”
미용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이번 생은 최악이다”고 말했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대비 매출이 최하를 기록했다. 연말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딛는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특히 실직을 경험한 직장인 중 80.8%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의 경우 85.6%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질적으로 고용관계이지만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는 220만명에 달한다. 단체에 따르면 실업급여 미지급 관련 제보는 한 달에 400건 이상에 달한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고 퇴사한 B씨는 “사측에서 무급휴직을 강요했는데 ‘저는 안하겠다’고 했더니 폐점이 예정된 매장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며 “괴롭힘에 못 견뎌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측은 ‘실업급여 못 받게 하겠다’며 협박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B씨의 경우처럼 자발적 퇴사를 강요당한 노동자에 대한 추가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괴롭힘이나 임금체불 등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퇴사 전에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수급 대상자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용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재난 및 실업 대응이 크게 달라졌지만 여전히 정부는 제도적 사각지대를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정규직 피해 더 심해... “전국민 고용보험적용 도입 시급”
전문가들은 고용보험 미가입 비정규직에게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과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불이익을 당한 고용보험 미가입 비정규직은 소득 지원 정책에서도 배제됐다”며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전국민고용보험법 통과와 제도 안착에 시간이 걸린다면 임시로라도 고용보험 제도 바깥에 있는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실직이나 소득이 감소한 이들에게 6개월 정도 고용유지지원금(휴업수당의 90%) 수준의 ‘재난실업수당’을 주면 전 국민고용보험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을 수도 있고 제도 시행의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이 선언한 전국민고용보험제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며 “영세사업장이나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도 같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