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 국어·기술·가정은 AIDT 적용 교과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사회·과학의 도입 시기도 2027년으로 1년 미루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교육부는 2025년엔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2026년엔 국어·사회·과학·기술·가정에, 2027년엔 역사 등에 AIDT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이런 정책 후퇴는 사실 교육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AIDT는 교육청 재원으로 학교가 구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에 교육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 과제였다. 하지만 AIDT에 대한 유예론은 공교롭게도 지난 9월 말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공식 거론됐다. 울산·충남교육감 등이 나서 속도 조절을 요구한 것이다. 이어 지난달 당선된 정근식 서울교육감도 여기에 힘을 실으면서 결국 교육부도 한발 물러서게 됐다.
만약 국어·기술·가정 과목의 AIDT 도입 배제와 사회·과학의 도입 연기가 확정된다면, 교육부는 이를 AIDT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수학·영어에 대한 AIDT 도입은 예정대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AIDT 도입 뒤 수포자·영포자가 줄었다는 평가를 얻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