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수혜 기다리던 화장품株, 한중갈등 날벼락

한중 갈등 확대양상에 LG생건·아모레 등 리오프닝株 약세
中내수시장 활성화 지지부진 와중 한한령 재개 우려까지
‘따상 데뷔’ 마녀공장도 5%대↓…들뜨던 화장품 섹터에 찬물
  • 등록 2023-06-14 오전 5:31:00

    수정 2023-06-14 오전 5:31: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시장을 겨냥한 대표적 소비재인 화장품 관련주가 된서리를 맞았다. 반년 넘게 기다리던 중국 리오프닝 수혜는 감감무소식인데, 한한령 재개라는 리스크까지 떠안자 투자자들 역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여전한 만큼 현지 내수시장 활성화에 따른 화장품주 반등 기대를 완전히 저버릴 상황은 아니라 보고 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리오프닝 수혜 섹터인 화장품 및 소비재주인 LG생활건강(051900)은 2거래일간 4.26% 하락하며 51만원 중반까지 밀렸다. 올 들어 최저점인 데다 지난해 10월28일 기록한 52주 저가(49만9500원)와 불과 3.50% 차이다. 또 다른 화장품 대형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이날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전날 3.26% 하락에 10만 원 선이 위협받으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두 달 전과 비교해 30% 가까이 빠진 가격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한국과 중국의 외교전이 심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주가 희생양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양안관계 발언으로 격화되던 양국간 갈등 양상이 겨우 진정되나 싶었는데, 지난 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발언하면서 재점화됐다. 다음날 한국 외교부는 싱 대사를 초치해 항의에 나섰고 10일에는 눙룽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정재호 주중대사를 중국 외교부로 불러 우려와 불만을 표했다. 양국간 외교전에 일각에서는 한한령이 재개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 소비시장 활성화에 따른 수혜, 일명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하던 화장품주는 날벼락이다.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가 늦어지고 부동산 시장 불활 및 미·중 갈등으로 무역긴장 지속 등 불리한 매크로 환경을 버티고 있었는데 한중갈등이라는 최악의 악재를 맞았다.

화장품주에 대한 투심 약화는 새내기주에서도 확인가능하다. 지난 8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형성된 후 상한가)으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마녀공장(439090)은 지난 9일 5만300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더니 13일에는 5.87% 하락하며 상승분을 토해냈다. 하반기 화장품 섹터 주가 반등 및 IPO(기업공개) 활성화 기대도 함께 꺾이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올해 5%대 GDP 증가율을 제시한 만큼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급보다 정책이 우선되는 중국 경제 특성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의 개입에 따른 소비시장 활성화와 이에 따른 한국 기업의 리오프닝 수혜는 여전히 시장의 기대범주 안에 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리오프닝 국면에서도 중국 경제의 개선 속도가 더디게 반영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회복과 소매판매 등 내수관련 지표 성장을 확인해야 리오프닝 효과가 대외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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