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공짜로 준다는 데야 싫어할 사람은 없다. 지난 총선 직전 재난지원금을 뿌림으로써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데 기여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국민 1인당 20만원씩 더 주려면 또 빚을 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1~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까지 편성되면서 국가 재정이 휘청대는 상황이다. 추가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국가채무가 반년 만에 110조원이나 늘어나 850조 5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규모나 증가 속도에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돈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말은 그럴 듯해 보이나 실상 경기를 더 망치고 결과적으로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재난지원금으로 고기 사먹었다는 얘기에 감격했다는 감성 정치로는 결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나라를 진정 위한다면 떼쓰는 아이 용돈으로 달래듯 경제 실정을 현금 살포로 만회하려 해선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당연하면서도 다행한 일이다. 코로나 사태를 구실로 나랏돈을 선심 쓰듯 뿌릴 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꼭 필요한 계층에만 지원하는 신중한 재정운용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