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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 13일로 예정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쓰일 투표용지는 전체 유권자와 투표율 등을 감안할 때 700t가량이 필요하다. 이는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쓰인 190t보다 3.6배나 많은 수치다. 이처럼 필요한 투표용지가 급증한 이유는 유권자 1명이 대통령 한 명만 뽑은 대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비례대표 의원, 교육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의원·비례대표 의원 총 7명을 뽑는 ‘1인 7표제’로 실시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종이수요 액수만 최대 185억원
여기에 봉투용지와 각 후보의 선거홍보를 위한 벽보와 리플릿, 명함 등을 합칠 경우 선거 관련 용지 수요는 1만 8500t으로 껑충 뛴다. 이 역시 8000t인 지난 대선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60억~185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는 대형제지 업체 규모에 비하면 선거철 특수는 미미할 수 있다”며 “하지만 국가의 중대한 행사인 대선에 쓰일 용지를 납품, 품질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고 설명했다.
차별화한 종이 자체 품질도 중요하다. 투표용지의 경우 종이 자체에 작은 이물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판독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내구성과 강도 역시 중요하다. 종이가 심하게 뒤틀리거나 구겨질 경우, 전자 개표기에 걸려 개표가 지연될 수 있다. 인쇄용지를 생산하는 제지업체들은 선거철 특수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선거용지는 전국 인쇄소가 개별적으로 선관위의 입찰에 참여, 물량을 따낸 뒤 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제지업체의 용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다만 개별 후보자의 전단지·리플릿은 후보들이 직접 조달하는 구조다.
가장 적극적으로 존재를 알리는 곳은 무림그룹이다. 무림의 투표용지는 특수지를 제작하는 무림SP(001810)에서 담당한다. 무림그룹 관계자는 “투표용지와 선거 홍보 인쇄물 용지를 통틀어 전체 국내 선거용지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다”며 “특히 투표용지의 경우 자동개표기를 처음 도입한 2002년, 국내 최초로 투표용지를 공급한 이후 현재까지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납품땐 정부로부터 품질력 인정받는 셈”
한솔제지는 2007년 대선을 기점으로 투표용지 전량을 친환경 용지로 공급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그 적용 범위를 벽보와 안내·홍보책자, 후보자 명함 등 모든 종이로 확대했다. 한솔제지 역시 친환경 방식으로 제작된 ‘한솔투표용지’ ‘한솔선거봉투용지’ 등 친환경 선거용지를 내세워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용지는 최소 30% 이상 재생용지를 섞어 만든 종이를 말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선거용지를 납품한다는 것 자체가 정부로부터 품질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선거를 앞둔 업체들의 납품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