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직장에 다니는 딸의 부양가족으로 그동안 저희 부부는 건강보험료를 면제받아왔어요. 그런데 이달부터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갑자기 왜 지역가입자가 된 건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건보료는 얼마나 내야 할까요?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이달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안을 적용키로 하면서 혼란스러운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건강보험료 부담이 줄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상황에 처한 이들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동안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올라 건보료를 면제받았던 이들이 피부양자 요건을 탈락하면서 지역가입자로 자동전환돼 새롭게 건강보험료를 부과받게 되는 부분입니다.
피부양자 1800만명 중 상위 1.5% 지역가입자 전환
지난 7월 기준 건강보험 적용대상 현황에 따르면 건강보험 가입자는 △직장가입자 38%(1900만명) △피부양자 35%(1800만명) △지역가입자 27%(1400만명) 등 3가지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 소득이나 재산이 기준 이하인 사람을 의미합니다. 기존에는 연간 3400만원 초과하는 소득이 있는 이들만 대상으로 했지만, 이달부터 이 기준이 2000만원 초과로 변경되면서 건보료 대상이 대폭 확대된 것입니다.
정부는 건보료 부담 능력이 있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위해 2012년부터 사회적 합의를 진행해왔고 2017년 합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8년 1단계 개편에 이어 이달 9월 2단계 개편안이 적용되게 된 것입니다. 1단계 개편 당시 부양가족 기준소득을 3400만원 초과로 했던 것을 이달부터 2000만원 초과로 변경해 건보료 부과대상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질문을 주신분은 아마도 공무원 연금이나 사업소득, 이자소득 등 합산 소득이 연간 2000만~3400만원 이하의 신고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까지는 기준 소득 이하의 부양가족으로 분류해 건보료를 면제해줬지만, 이달부터는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별도의 건보료를 부과합니다.
예를들어 질문을 주신분이 매월 200만원의 공무원 연금에 연간 432만원(월 36만원)의 사업소득이 있고 시가 2억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면 소득보험료 9만5060원에 재산보험료 5만5020원이 추가돼 총 15만80원의 건보료를 부과받게 됩니다. 다만 하루아침에 건보료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이달부터 내년 10월까지 14개월간 80%를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이달 부과되는 건보료는 3만10원이 됩니다. 다만 경감은 한시적입니다. 2023년 11월부터는 60%, 2024년 11월부터는 40%, 2025년 11월부터는 20% 경감 후 일반 지역가입자와 같은 기준의 건보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만약 시가 12억 상당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월 100만원의 국민연금 수령자라면 피부양자 자격이 유지돼 지역가입자 건보료를 부과받지 않습니다. 건보공단은 27만3000명 정도의 피부양자가 지역가입자로 전화해 월 평균 14만9000원정도의 건보료를 부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에 일정 기준의 소득이 있는 부양가족의 건보료만 오르는 게 아닙니다. 2000만원 초과 월급 외 수익이 있는 직장가입자의 건보료도 인상됩니다. 그동안 월급외 소득기준이 3400만원에서 2000만원 초과로 확대됩니다. 직장가입자 상위 2%에 해당하는 45만명 정도의 직장가입자가 월평균 5만1000원 정도의 건보료를 추가 부담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600만원이고 월급 외 이자와 배당 수익이 연간 2400만원을 초과한다면 가입자 부담 건보료 21만원에 보수 외 보험료 2만3000원이 추가돼 총 23만3000원이 부과됩니다.
건보공단은 앞으로도 소득 기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위해 추가 개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기존 개편안 논의부터 시행까지 10년이 걸린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개편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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