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이배운 이윤화 기자] 올 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 여파로 ‘숨고르기’에 돌입하면서 내년에도 이같은 추이가 이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주택 공급 부족 불안감이 하반기에 ‘똘똘한 한 채’로 대표되는 수도권 핵심지역 아파트 매수심리를 자극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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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2025 주택부동산 경기전망’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대비 1.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치솟으며 ‘불장’까지 언급됐던 올해(전년대비 0.8% 상승) 보다 오름폭을 더욱 키운 모양새다. 반면 올해 전년 대비 0.8% 하락한 지방 주택 매매가격은 내년 2.0% 더 큰 폭 떨어질 것으로 보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데일리가 국내 부동산 전문가 10인 대상으로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수도권 강보합, 지방 약세’라는 답변이 대세를 이뤘다. 내년 경기둔화 우려와 더불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외 금융권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등 주택시장 하방 요인으로 내년 상반기 관망세에 무게추가 실렸지만, 이미 주택 공급 부족 불안감이 각인된 실수요자들이 수급 불안 지역을 중심으로 하반기 매수세에 대거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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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건산연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전국 연간 분양물량은 2020년 34만 9029호에서 2021년 33만 6533호, 2022년 28만 7624호, 그리고 지난해 19만 2425호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26만호, 29만호로 반등할 전망이나 4년 연속 30만호 문턱을 넘어서진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은 2021년 54만 5412호를 기록한 이래 올해 36만 5000호로 큰 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주택 공급 부족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대출규제에 따라 다소 위축될 수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지방에서 더 나아가 서울에서도 각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라며 “평균을 내보면 매매든, 임대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은 5만호 이상 쌓여 있는 미분양 적체, 수도권의 주택 수요 쏠림 등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