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안정적 수익 창출력 확보…“높은 재무부담은 주시”

[신평사 그룹 분석]
원자재 가격 변동 속에도 안정적 수익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장점’
높은 차입금 의존도 속, 투자 확대에 재무부담은↑
  • 등록 2022-09-11 오전 8:00:00

    수정 2022-09-11 오전 8:00:00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LS그룹이 고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S그룹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30조 31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8818억원으로 전년비 42% 상승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방산업 수요회복과 전기동 가격 상승 등으로 그룹 사업부문 전반의 수익성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LS그룹의 사업부문은 크게 전선, 비철, 기계, 에너지로 구분된다. 전선 부문 계열사에는 LS전선, LS아이앤디, 가온전선이 있다. 비철 부문에는 LS니꼬동제련, LS메탈 등이, 기계 부문에는 LS일렉트릭, LS엠트론이 있다. 또 에너지 부문은 E1, 예스코홀딩스 등이 있다. 그룹 계열사 간에 전기동을 매개로 사업경쟁력을 공유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LS전선, 가온전선, LS일렉트릭 등 전선·전력기기 부문의 주요 계열사들은 국내 유일의 전기동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원재료를 일부 공급받아 주력 제품을 생산한다. LS전선도 전선 기초소재를 자체 전선제품 제조에 사용하거나 그룹 내 동종 계열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 실적의 상당 부분이 전기동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지난해는 전선 부문 주요 원자재인 전기동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제품 판매가가 올라 매출 향상 효과를 봤다.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점이 일부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판가에 원활히 전가하면서 무난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상 전선 및 비철부문 비중이 60%를 넘기는 하나, 실적 의존도가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기계·에너지 부문도 내수 독과점적 사업지위에 힘입어 안정적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는 동제련 32%, 전선 31%, 에너지 20%, 기계 12% 등의 비중을 기록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한기평은 당분간 LS그룹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송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전기동 가격의 하향 조정으로 주력제품의 판가 역시 약세 전환되며 2022년에서 2023년 그룹 전체의 외형 성장은 제한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제련사업에 근간한 비철부문의 견고한 수익구조, 전선부문의 제품 다각화 역량과 신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에 따른 고부가제품 수요증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중단기 이익창출력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기계부문의 경우에도 유럽·동남아 전력기기 시장 호전, 배터리업계 시설투자 확대 등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부문도 고유가 국면 속 단기간 영업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재무부담 확대는 신평사들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도 LS그룹의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은 다소 높은 수준이다. 전기동 가격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5조 8000억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2021년 말 조정합산기준 차입금의존도가 39.2%, 총차입금/EBITDA가 5.6배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등락에 따른 현금흐름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 확대로 인한 재무부담도 더해질 전망이다. LS그룹은 지난 6월 향후 5년간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투자를 늘릴 신사업은 기존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이 유력하다. 해저케이블·반도체 및 2차전지 소재 사업·전기차 등이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투자 금액은 연평균 약 2조원으로 보이고, 해당 투자 계획에는 설비투자 뿐만 아니라 지분투자 금액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LS그룹의 과거 3개년 연평균 설비투자가 약 5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비추어 볼 때, 향후 5년 동안 연간 약 1조원 이상의 추가 지출과 차입규모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래 신사업이 기존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만큼 사업 안정화 관련 위험도는 비교적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이에 따른 그룹차원의 수익창출력 변화와 투자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무부담에 대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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