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서울 영등포구의 명지성모병원을 찾았다. 명지성모병원은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 전문의 35명이 진료한다. 인턴·레지던트와 같은 전공의는 없다. 한 총리는 “정부가 구현하고자 하는 의료 전달 체계와 전문의 중심병원의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12일 국무회의에서도 “전문성을 갖춘 강소전문병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분야별 전문병원은 의료 전달 체계에서 ‘허리’에 해당한다.
빅5 쏠림은 누가 봐도 비정상이다.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비정상적인 의료 체계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전공의 이탈은 역설적으로 국내 의료 시장이 얼마나 왜곡됐는지, 이를 바로잡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 소중한 계기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대통령의 강고한 태도에는 여론의 뒷받침이 있다. 정부는 전공의 약 5000명에게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마쳤다. 중노동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이 왜 증원에 반대하나. 여론이 외면하는 의료계의 집단반발은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