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부터 90대 명인까지…도전·실험정신 빛났다[제11회 이데일리문화대상]

[영광의 수상작들]
K팝 정수 보여준 NCT 127 대상
사회문제 다룬 연극·뮤지컬 등 주목
프런티어상 뉴진스, 공로상 박근형
  • 등록 2024-10-28 오전 5:36:16

    수정 2024-10-28 오전 5:36:16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 중인 젊은 아이돌 스타도, 전통을 지키며 평생을 예술에 바친 90대 명인도 문화예술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연극·클래식·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공연들이 11회를 맞이한 ‘이데일리 문화대상’을 빛냈다. 그중에서도 K팝의 저력을 다시금 증명한 콘서트부문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곽재선(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데일리 회장과 공로상 시상자 송현주(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 우리은행 부행장,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그룹 뉴진스 하니, 민지, 해린, 다니엘, 혜인, 그룹 NCT 도영, SM엔터테인먼트 공연 연출 담당 김경찬 수석, 그룹 NCT 쟈니, 김세웅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단장, 김명은 라이브러리컴퍼니 부대표, 앞줄 왼쪽부터 송 부행장,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조영숙 명인, 곽 회장, 배우 박근형, 허창열 고성오광대 이수자, 김선아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지휘자, 서지혜 극단 프로젝트 아일랜드 대표, 배우 이진경, 이도유재. (사진=방인권 기자)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그룹 NCT 127의 ‘네오 시티 : 더 유니티’가 받았다. NCT 127의 ‘네오 시티 : 더 유니티’는 연극·클래식·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등 6개 부문 5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투표와 관객 및 팬들의 온라인 투표, 이데일리 문화대상 운영사무국 평가를 합산한 결과 가장 많은 득표를 획득했다.

K팝 아이돌 퍼포먼스 한차원 끌어올려

NCT 도영과 쟈니, SM엔터테인먼트 공연 연출 담당 김경찬 수석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NCT 127의 팀명인 NCT는 ‘네오 컬처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약자. 127는 ‘K팝 본거지’ 서울의 경도를 뜻한다. 팀 이름처럼 완급 조절과 유려함이 돋보이는 퍼포먼스로 글로벌 팬덤 ‘시즈니’를 이끌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네오 시티 : 더 유니티’는 NCT 127이 2016년 데뷔 이후 세 번째로 펼친 투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개월간 서울, 일본 도쿄·오사카·나고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아시아 8개 도시에서 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에너지 넘치는 힙합부터 감성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발라드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곡에 맞춰 폭넓은 스펙트럼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세련된 음악과 군무, 화려하면서고 신비로운 무대 연출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K팝 아이돌 콘서트의 정수’를 보여준 공연이라는 평가다. 심사위원단은 “아티스트 고유의 색깔과 단합력이 무르익은 가운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투어 공연”이라며 “국내외에서 K팝 인기를 견인했다는 점이 고평가의 이유”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영숙 명인(왼쪽)과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세종문화회관 ‘조영숙X장영규X박민희-조 도깨비 영숙’으로 국악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콘서트 이외의 부문에선 도전과 실험으로 예술의 경계를 넓힌 작품들이 최우수상으로 대거 선정됐다. 특히 국악 부문에선 73년간 여성국극(여성들만 나오는 창극으로 한국전쟁 이후 50년대 인기를 끌었던 공연예술)의 명맥을 지켜온 조영숙(90·국가무형유산 발탈 예능보유자) 명인을 조명한 세종문화회관 ‘조영숙×장영규×박민희-조 도깨비 영숙’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조영숙 명인은 굽은 등에도 당당히 무대에 올라 호쾌한 수상 소감을 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극과 뮤지컬은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연극부문에선 복지제도 문제를 다룬 극단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장녀들’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공연 시간 3시간 45분에 무려 30명의 배우가 나오는 대작으로 시의성 있는 주제에 완성도, 관객이 공감할 대중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부문 최우수상은 라이브러리컴퍼니와 국립정동극장이 공동제작한 ‘섬: 1933~2019’에 돌아갔다. 소록도에서 43년간 한센병 환자를 간호한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 슈퇴거(90)와 마가렛 피사렉(1935~2023)의 실화를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차별과 편견에 대한 문제를 꼬집었다.

클래식과 무용은 민간단체·예술가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 빛났다. 클래식부문 최우수상은 바로크 전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의 ‘바흐 요한 수난곡’이 받았다. 기악과 성악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예술’인 수난곡을 통해 클래식 본연의 힘을 증명했다. 무용부문 최우수상은 국가무형유산 고성오광대 이수자 허창열의 ‘탈, 굿’에 돌아갔다. 과거 서민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탈춤을 동시대에도 유효한 예술로 재조명한 무대였다.

K팝 패러다임 제시한 뉴진스, 60년 연기 외길 박근형

그룹 뉴진스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인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한국 공연예술계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특별상도 시상했다. 프런티어상은 신선한 음악과 퍼포먼스, 귀에 맴도는 세련된 비트로 K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그룹 뉴진스, 공로상은 데뷔 후 60년 넘게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박근형(84)이 받았다.

배우 박근형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공로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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