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민생위기에도 여야 집안싸움 구태 여전[기자수첩]

'3고 위기' '쌍둥이 적자' '물류대란'…곳곳 비상등
정치인 미사여구 된 민생·경제…당권 갈등 점입가경
본말전도 된 정치권…'권력' 자체가 목적 되어서야
  • 등록 2022-06-14 오전 6:00:00

    수정 2022-06-1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13일 국립현충원 방명록)

“민생에 맞는 새로운 담론과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합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12일 기자간담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문제를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국회 본관 제2회의장에서 직원들이 회의장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위기’와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인한 물류 대란까지 우리 경제 곳곳에 심각한 비상등이 켜졌다.

늘 그렇듯 여야는 민생과 경제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정작 팔을 걷어붙여 제대로 일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의 미사여구에 민생과 경제가 동원되고, 상대 정당을 향해 “민생을 챙기라”며 날을 세울 뿐이다.

최근에는 정치권이 왜 정치를 하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본말이 전도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권력은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야 하는데, 권력 그 자체가 목적이 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전투구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져야 할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 ‘민들레’가 발단이 돼 계파 논란이 불거졌고, 거대야당 민주당은 이재명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 나오느니 마느니를 놓고 수일째 대립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0시를 기해 21대 전반기 국회가 종료됐지만, 국회의장단과 18개 상임위원장은 공석인 상태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도 잡히지 않아 청문회 없이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여야는 일단 집안싸움부터 추스른다고 하지만, 이와 별개로 국회는 제 기능을 해야 한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여당의 양보가 국회 정상화의 선결 과제”라고 했는데, 누구의 양보를 바랄 것 없이 여야가 서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정치권이 말뿐인 민생과 경제를 외치는 사이 서민들의 삶은 하루하루 고달파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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