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21)우리도 월드엑스포 개최하자

  • 등록 2020-12-12 오전 6:00:38

    수정 2020-12-12 오전 6:00:38

[편집자주] 이데일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공동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관 주재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해당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는 지금’ 연중기획은 올해 말까지 연재됩니다.

[박강욱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관장] 아르헨티나는 지식경제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예로 최근 수개월 동안 지식기반서비스(Servicios Basados en el Conocimiento) 지원법안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고 올해 10월 초에 의회가 이를 법으로 만들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인, 창업인들이 그동안 지식산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하고 있으며 지식산업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에서 성장 잠재력 10위 내에 드는 수준이라고들 한다.

이러한 지식산업을 통해 고용, 혁신, 부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인데 기술사용도가 높고 고도로 교육받은 인력을 많이 사용하는 그런 업체가 주로 이 분야에서 활동한다.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생명기술, 지질서비스, 우주산업, 위성산업, 수출서비스, 나노기술, 나노과학, 인공지능, 로봇산업, 사물인터넷 등이 그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이러한 지식경제 분야에서 60억 달러의 수출을 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는 150억 달러까지 올릴 것이라고 전망된다. 아르헨티나의 지식산업 직간접 종사자는 약 43만5000명이며 지식산업의 업무를 통해 건축, 직물, 식품, 자동차, 상업, 농업을 비롯한 다른 분야에도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볼 때 우리도 앞으로 지식산업 육성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사진=KOTRA)
필자는 지식기반서비스산업에 국민적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1종 엑스포를 유치 및 개최라고 생각한다. 1종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라고도 하고 지금은 월드엑스포라고 한다. 월드엑스포는 등록 엑스포 사이 기간에 열리는 중규모 전문 박람회인 인정 엑스포와는 다르다. 월드엑스포를 개최한 나라는 일본(2회), 스페인(1회), 독일(1회) 등 선진국이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아랍에미레이트(1회), 중국(1회)이 그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월드엑스포를 유치한 바 있다.

필자는 1992년 스페인의 세비야(Sevilla)에서 열린 엑스포(Exposicion Universal Sevilla 92)에 1991년부터 파견되어 근무한 바 있다. 엑스포라고 하면 단순히 상품전시, 공연행사, 기념품 직매 등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월드엑스포는 그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개최기간만 6개월이었고 참가국 각자가 직접 설계도면을 가지고 스스로의 예산으로 국가관을 짓고 그 엑스포의 주제에 맞는 전시물과 행사를 과시한다. 국가 전체의 문화, 경제, 기술, 과학, 정치, 역사, 예술 등 모든 면에서의 수준을 세계인을 대상으로 집약적, 다차원적으로 홍보하고 과시하는 복합 행사인 것이다.

스페인은 이러한 월드엑스포를 남부지방 안달루시아(Andalucia)의 수도인 ‘세비야’에 유치하고 성공리에 개최함으로써 이 도시는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하게 됐다. 스페인도 더 이상 유럽의 주변국이 아닌 중심부로 들어가는 기틀을 마련했다. 안달루시아는 여름에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마주보는 스페인 남단의 지역으로 마드리드 등 중심지역에 비해서는 발전이 더딘 곳이었는데 이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큰 성장을 이루고 시민의식도 성숙했다.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사진=KOTRA)
우리나라의 KTX는 2000년대에 생겼지만 스페인은 이 세비야엑스포 기간 중 아베(AVE)라는 고속열차를 독일 지멘스(Siemens)의 협력으로 도입해 1992년에 마드리드-세비야 구간(650KM)을 2시간30분에 주파했다. 탔을 때 전혀 흔들리지도 소리도 나지 않아서 고요한 진공관에 들어온 듯한 신선한 충격을 주는 교통수단이었다.

또 지금의 기준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에 엑스포 내부에서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때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이었는데도 이메일을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는 획기적인 일이 그 안에서는 이미 시도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이제 상품수출을 위해서만 노력하는 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러한 1종 엑스포, 즉 월드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다면 침체된 국내경제와 수출산업의 한 단계 부상시키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부산광역시에서 2030년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월드 엑스포 유치 의향을 공식 표면하고 본격적인 유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페인은 그 1992년 세비야엑스포 개최를 위해 1980년부터 10년이 넘은 기간을 준비했다고 한다. 우리도 월드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다시 한번 국력을 집중함으로써 우리의 발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뽑내고 지식기반 산업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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