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석유화학 등 한국 주력 산업에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에 저(低)성장까지 겹친 퍼펙트 스톰이 휘몰아친 데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의 한파까지 임박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공급망 위기·원자잿값 및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생산비용이 빠르게 느는 상황에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주력산업이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이은 경기침체발(發) 제품 수요 위축의 직격탄까지 맞는, 일종의 전방위적 악재에 휩싸일 우려가 커진 것이다.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혁신전략 및 대비책을 세우고 정부와 여야는 기업이 불황을 뚫을 중장기적 지원 정책을 펴되, 발목을 잡는 노란봉투법 등 반(反) 기업 정책·법안은 철회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분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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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사의 경우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원자재인 나프타(납사)와 중간재인 에틸렌과의 스프레드(가격 차이)는 올 2분기 기준 평균 234.12달러로, 손익분기점(300달러)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때 스프레드가 160달러까지 꼬꾸라지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하 등은 여소야대 지형상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과 같은 대외 환경악화 해결에 적극 나서는 한편, 국내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의 사업 토양을 탄탄히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